이미향의 선전으로 주목받는 '월요 예선'이란
이미향의 선전으로 주목받는 '월요 예선'이란
  • 김상현
  • 승인 2023.03.31 18: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오 임플란트 LA오픈 1라운드에서 이미향이 1라운드 1위를 기록하였다. 이미향의 놀라운 선전과 함께 주목받은 부분이 있다. ‘월요 예선’이다. 이미향이 시드를 따지 못하고 월요 예선을 거쳐 힘들게 본선에 올라온 후,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르며 많은 언론이 이미향의 선전과 함께 ‘월요 예선’을 언급하고 있다. 과연 월요 예선은 무엇일까.

 

월요 예선은 본래라면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을 선수를 위한 또 하나의 기회다. 즉 시드를 따거나, 이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높은 랭킹으로 확보할 수 있는 출전권으로 대회 자리를 모두 채우지 못한 가운데, 남은 자리를 두고 출전을 원하는 선수들이 벌이는 경기다. 이 경기가 주로 월요일에 열리기에 ‘월요 예선’이라 불린다. 출전권이 없는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도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월요 예선은 주로 PGA와 LPGA에서 치러졌지만, 최근에는 KPGA에서도 열리고 있다.

 

모든 대회에서 월요 예선을 치르는 건 아니다. 남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유명 대회에서 월요 예선을 치르기도 하지만, 지명도가 떨어지는 대회라도 남는 자리가 없다면 월요 예선을 치르지 않을 수 있다. 즉 실력과 운이 따라준다면 무명 선수가 세계 최고의 대회인 ‘디 오픈’에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할 수도 있다. 실제로 최경주가 해외에서는 무명이던 1998년, 월요 예선을 거쳐 디 오픈에 출전한 바 있다. 비록 최경주의 첫 번째 디 오픈 출전은 컷오프로 끝났지만, 이날의 경험은 최경주의 골프 인생에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 이후 최경주는 PGA에서만 8승을 기록하며 한국 남자골프 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다.

 

월요 예선은 선수에게 큰 기회이지만, 동시에 고생스러운 과정이다. 어떤 단체든 월요 예선에 도전하는 선수는 거의 챙겨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PGA도 월요 예선에 출전하려면 선수 본인이 직접 신청하고, 비용을 내고, 예선이 열리는 골프장으로 직접 이동하여 예선을 치러야 한다. PGA도 이러니 타 단체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월요 예선은 어디까지나 대회 출전권이 주가 되는 경기이기 때문에 상금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월요 예선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대회 출전권을 빌미로 선수에게 지나치게 큰 부담을 지우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회에 남는 자리를 이보다 효율적으로, 또 공정하게 채울 방법이 없는 탓에 월요 예선 시스템은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종종 ‘월요 예선 신데렐라’도 탄생한다. 월요 예선을 거쳐 대회에 출전한 후, 곧바로 우승하는 경우다. 흔한 일은 아니다. PGA에서도, LPGA에서도 월요 예선 신데렐라는 손에 꼽는다. 월요 예선 통과자가 대회 우승까지 차지한다는 건 말 그대로 ‘인간 승리’인 것이다.

 

월요 예선 통과자가 대회에 우승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단체 역사에 남을 업적이다. 과연 이미향은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까.

 

 

GJ 김상현 이미지 LPG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