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에 대한 고찰 : 대중화 가로막는 골프장 물가
골프 대중화에 대한 고찰 : 대중화 가로막는 골프장 물가
  • 강태성
  • 승인 2023.03.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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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로 인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식음료비 등 골프장 이용료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1인 라운드 비용이 30~40만원을 넘나든다. 과거 부유층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때라면 ‘그들만의 리그’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중화로 향해 가고 있는 지금은 조정이 시급해 보인다.

 

오르는 골프장 물가에 늘어가는 불만

 

국내 골프장들은 코로나 팬데믹이었던 지난 3년간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렸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회원제 골프장 평균 그린피는 주중 204,400원, 주말 254,800원이며, 대중제 골프장은 주중 178,900원, 주말 225,700원으로 14%~33.5%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1년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무려 31.8%까지 증가했다. 

정부에서는 그린피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 체제로 개편했으며 이용료 상한 기준을 마련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이용과 관련한 골퍼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있다. 

 

골프 대중화 저해하는 골프장 음식값

 

시중보다 몇 배나 비싼 골프장 음식값에 대한 불만도 크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던 국밥 가격이 2만원대에 다다랐고, 떡볶이는 3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전반 9홀을 돌고 그늘집에 들러 안주와 막걸리 2병, 음료수 4개를 마시면 금세 10만원이 될 정도다.

치킨 한 마리에 2만원이 넘고, 맥주 한 병에 5천원이 넘어선 시대라고 해도 골프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값은 너무 비싸다. 물론 제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고, 전문 외식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겼다는 골프장도 있지만, 일반 골퍼들이 체감하는 골프장 음식값은 해도 너무한다.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방역 강화 명목을 내세워 외부 음식물 반입을 더욱 강력하게 차단하면서 골퍼들의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골퍼들의 가방까지 검사해, 싸온 음식을 압수당하는 수모까지 견뎌야 한다.

 

맥주 한 병 8,000원 시대, 골프장 상황 예측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골프장의 캔맥주 가격은 시중 가격에 비해 9.8배, 음료는 8.2배라고 한다. 하지만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골프장의 주류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의 시행에 따라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세율이 올라 맥주는 리터당 30.5원, 막걸리는 리터당 1.5원 인상된다. 물론 정부는 규정상 물가의 70%만 반영했다고 하지만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감안하면 출고가는 더 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시중 판매가보다 훨씬 비싸게 받아온 골프장 상황은 어떻게 될까? 보통 전반 마지막 홀을 출발할 때 카트를 타면 캐디가 그늘집에서 먹을 식사 또는 음료 주문을 권한다. 요즘은 대부분 카트에 태블릿이 설치돼 있어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는데 간단한 안주 하나만 골라도 3만원이 넘는다. 막걸리 한 병은 만원이 넘고, 맥주 500cc 한 잔은 종류에 따라 만원 이상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지금도 식당에서 5천원 내외인 맥주 한 병이 골프장에서는 2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으므로 맥주 8천원 시대가 되면 골프장 그늘집의 맥주 가격이 더 오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 코로나 3년 동안 골프장은 넘치는 내장객으로 호황을 누렸다. 이와 함께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등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올랐으며, 그늘집의 식사, 음료 가격도 대부분 동반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나름 아껴 쓰더라도 하루 18홀 라운드를 하려면 30~40만원 정도는 족히 들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골프는 아직도 진정한 대중화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우며, 여유 있는 사람들의 운동”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남아있는 지도 모른다. 

 

위탁 운영으로 인한 수수료 문제

 

일부 골프장은 골프장 음식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 내장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등 외식업체와 계약을 맺고 클럽하우스와 그늘집을 위탁 운영하는데 위탁을 맡은 업체가 수수료를 높이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또 호텔 및 고급 레스토랑과 일반 레스토랑의 음식값이 다르듯 골프장의 음식값도 비쌀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골프장의 비싼 음식 가격 때문에 몰래 음식물과 술을 반입해서 먹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분란의 소지도 있기 때문에, 외식업체를 통한 위탁 수수료가 문제라면 분리 운영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음식물 관련 사고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골프장 음식의 합리적인 가격 기준을 세워야 골프장도, 골퍼들도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 산업 혁신 방안 등의 안건을 통해 골프장 이용 가격을 합리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골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는 없었다. 대다수 국민이 생활체육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골프 대중화를 원한다면 그늘집 맥주, 막걸리 등 주류 가격뿐만 아니라 식음료비, 그리고 더 시급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골프장 이용요금이 전반적으로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하다.

 

 

GJ 강태성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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