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플루언서의 세계
골프 인플루언서의 세계
  • 나도혜
  • 승인 2023.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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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프로골프대회 우승자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회장과 연습장 등 경기 현장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하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골프 인플루언서

 

골프 인플루언서의 인기 현상은 골프계에서 이미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SNS 상에서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채널을 통해 직접 상품을 판매하거나 홍보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유명인(인플루언서)과 구독자 간의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인플루언서는 연예인 못지않은 

파급력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흐름이 프로골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프로골퍼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과 수려한 외모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존재한다. 국내의 경우 대표적으로 유현주, 안소현, 박현경, 임희정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자의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방송 프로그램 출연 및 광고 모델 발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골프 인플루언서 또한 스타 골퍼 못지 않은 파급력을 통해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골프 시장에서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앞으로 스포츠마케팅 업계 역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기업에서는 기존처럼 단순하게 경기장 내 브랜드 노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서 자연스럽게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골프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며, 그들은 SNS 활동을 기반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보다 팔로워가 많은 골프 인플루언서 페이지 스피래닉

 

현재 골프계에서 가장 큰 파급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는 바로 페이지 스피래닉(30·미국)이다. 스피래닉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70만명으로 살아있는 골프계의 전설 타이거 우즈(48·미국)보다 60만명이나 더 많다. 스피래닉은 골프 선수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활발한 온라인 활동을 통해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 됐다. 

스피래닉은 최근 ‘온리 페이지’라는 유료 사이트를 개설하며 더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을 밝혔다. 향후 스피래닉은 해당 사이트를 통해 골프 교습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 화보 이미지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스피래닉은 “일각에서는 골프 선수로서 이렇다 할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나의 골프 교습 영상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나의 교습 영상을 통해 플롭샷이나 벙커샷 등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스피래닉이 오픈하는 유료 사이트는 매달 9.99달러, 한화로 약 1만 2천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스피래닉은 현재 670만명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는만큼 포브스는 그녀의 팔로워 중 1%만 유로 사이트에 가입해도 연 수익이 54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시즌 LPGA 투어 상금 1위를 기록한 리디아 고의 총 상금이 436만 4천 403달러 였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스피래닉은 “LPGA 투어는 간절하게 바래온 나의 오랜 꿈이었다”며 “지금도 밤이면 내가 LPGA 투어에서 실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며 골프 인플루언서로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스피래닉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다만 스피래닉의 활약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 대회 당시 스피래닉이 초청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골프 선수로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그녀가 외모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상의 영향력으로 인해 정규 대회에 초청받은 것은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2015년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 출전 이후 스피래닉을 향해 ‘골프계의 수치’라며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던 상황에 대해 1년 뒤인 2016년 대회 인터뷰에서 스피래닉은 “당시 경기 종료 이후 3주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나는 물론, 부모님이나 가족, 친구들에게까지 향하는 비난 여론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스피래닉은 대학교 재학 시절까지 골프 선수로 활동했으며 캐터스 투어 등 소규모 투어에서는 우승 경력 또한 보유하고 있기에 대중들의 비난이 더욱 억울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듬해인 2017년 스피래닉은 온라인 상에서 악성 댓글이나 인신공격 등을 일삼는 행위를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사이버 스마일’이라는 단체의 홍보 대사를 맡기도 하며 올바른 인터넷 문화 장착을 위해 힘쓰기도 했다.

 

골프 인플루언서의 성장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국내 투어뿐만 아니라 LPGA 투어같은 세계 무대에서도 스타 플레이어 혼자 힘으로는 정상에 오르기 힘든 시대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면서 미디어 노출 빈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실력 뿐 아니라 외모나 캐릭터 면에서 대중성을 갖춘 선수가 더 주목받는 것이 현실이다. 

골프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SNS 사용에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소비 계층이 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SNS 게시물을 보며 그들이 먹고, 입고, 쓰는 물건들을 따라사는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인기있는 인플루언서들이 광고나 협찬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진행 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에서는 체계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 구축 및 인지도 향상에 힘써야 하며, 인플루언서 역시 자신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무분별한 광고보다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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