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프로골퍼 성 상품화 미디어가 너무해
여성 프로골퍼 성 상품화 미디어가 너무해
  • 김태연
  • 승인 2023.02.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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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미디어에서 프로골퍼를 포함한 여성 스포츠 선수들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시각적 관점에 집중된 중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프로골퍼들이 출전하는 경기가 미디어를 통해 중계될 때, 경기 스코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진행 상황이 아닌 선수들의 신체적 특징을 부각하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남성 프로골퍼들의 경기와 여성 프로골퍼들의 경기를 프레임 단위로 분석해보니 여성 프로골퍼들의 경기에서 바스트나 힙 등 섹슈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 빈번했으며 이는 아직까지도 대중 미디어에서 여성 프로골퍼들을 성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경기는 하이라이트로 치닫는데 자꾸만 엉뚱한 앵글을 보여주는 중계 카메라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골프 경기의 주요 장면을 모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골프 선수의 상체가 나오는 분량은 선수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에 따라 그 수치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쉽게 말해, 성적으로 매력도가 높은 A 선수와 그렇지 않은 B 선수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비교했을 때, A 선수의 상체에 포커스를 맞춘 장면이 전체의 14%를 차지한 반면 B 선수의 상체가 화면에 비춰진 것은 9.8%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차지하기 위한 프로 선수들의 노력은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골프대회의 주 시청자층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 프로골퍼들의 경기는 진행 상황만큼이나 시각적인 자극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 골프계가 처한 현실인 것이다.

 

같은 1등 다른 대우, 골프대회에서 남녀 상금 차이는 성차별일까

 

골프 여제 박인비는 과거 “여자골프 세계 대회의 상금 규모가 남자골프대회의 절반 수준만 되어도 좋을 것”이라는 발언을 통해 성별에 따른 골프대회 상금의 차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타고난 재능과 피나는 연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인비의 입에서조차 이런 소리가 나올 정도라니…. 박인비의 발언은 그만큼 세계 골프투어에서 성별에 따른 상금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성별에 따른 운동선수 임금 격차’는 골프를 포함한 스포츠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임금을 받는 현실이 부당하다는 주장과, 시장 경제 체제의 원리에 입각한 임금 차이를 막을 수 없다는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시장 경제 체제에 의한 남녀 골프대회의 상금 차이가 불가피하다고 외치는 쪽은 골프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는 대회 수익을 통해 선수들의 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남녀를 떠나 인기가 많은 스포츠에 임금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축구를 예로 들었을 때, 남자 대표님과 여자 대표팀이 동일하게 월드컵 본선에 참여했다고 해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남자 축구에 임금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남성 프로골퍼보다 여성 프로골퍼들의 수입이 월등한 국내 리그의 속사정

 

재미있는 사실은 국내 리그의 경우 세계 골프투어와 달리 현재 남성 프로골퍼들보다 여성 프로골퍼들의 수입이 월등하게 높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기준 KLPGA 정규투어 총상금 규모는 300억원을 돌파하고 대회수도 33개에 달한 데 반해, 2022년 KPGA 코리안투어 총상금 규모는 203억원, 대회수는 21개에 그쳤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이 관찰되는 이유는 국내 여성 프로골퍼들의 경기력이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나기 때문일까? 

국내외에서 맹활약 중인 한국 낭자들의 경기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시각도 있지만, 국내 골프대회의 주 시청자층이 남성이라는 점에서 초래된 결과로 남성들이 자신과 같은 성별을 가진 남성 골프대회보다 여성들의 경기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성 프로골퍼들을 성적으로 소비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성적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몸매가 좋거나 얼굴이 예쁜 프로골퍼들에게 스폰서십이나 각종 방송 출연 제의가 물밀 듯이 쏟아지는 것 또한 국내에서 남녀 프로골퍼들을 소비하는 시선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가 여성 스포츠 스타를 소비하는 방식

 

대중 미디어에서 프로골퍼를 포함한 여성 스포츠 선수들을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시각적 관점에 집중된 중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스포츠로 인식돼온 피겨스케이트나 리듬체조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종목 중 하나이다. 

중계 카메라는 뽀얀 피부와 여리여리한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선수들을 클로즈업하고, 중계진들은 선수들의 경기력만큼이나 외모나 나이 등 스포츠 외적인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언급하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의 대중 미디어가 여성 스포츠 선수들을 얼마나 성적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성적이 뛰어난 선수보다 미모가 뛰어난 선수가 더 주목받도록 조장하는 대중 미디어

 

여성 프로골퍼의 경우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글래머러스한 몸매나 예쁜 얼굴을 가진 선수에 비해 인기를 끌거나 주목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중 미디어에서 여성 프로골퍼들의 실력이 아닌 엉덩이, 다리, 가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한 앵글을 소재 삼아 남성 시청자들의 시청률을 올리려 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는 대중들에게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지금처럼 여성 프로골퍼들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것을 자제하고 미디어의 본문에 충실해야 한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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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티 2023-03-27 08:00:27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욕하는 사람들은 뭔지^^ 좀 찔리는 부분이 있으신가 ^^

름이 2023-03-01 19:40:15
똥같은 뇌내 망상기사 쓸 시간에 기자면 취재를 좀 하세요...

이름 2023-02-28 16:31:35
개똥같은 기사 잘 봤습니다.
스포츠 세계에서 실력과 흥행력으로 상금이 정해지는건 당연한데 , 남자들과 실력으로 상대가 안되는 여자 프로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 하는걸 폄훼하고, 그걸 지원하는 후원사와 미디어까지 싸잡아서 무시하는 취지는 누구를 위한 걸까요?
근본부터 틀려먹은 당신의 이념을 위해 모두가 희생하기 보다는 당신이 티비를 끄고 불편한 자세를 고쳐앉아 있기를 희망합니다. 골프저널에서 더이상 안보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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