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스카이72 골프장 사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스카이72 골프장 사건
  • 전은미
  • 승인 2023.02.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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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소재의 스카이72 골프장 사건이 좀처럼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이 위치한 부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로 당초 계약기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스카이72 골프장 측이 계약기간이 종료 이후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배째라 식의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아무런 협의도 없이 무단으로 골프장 부지를 차지하고 불법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스카이72를 상대로 ‘부동산인도 소송’을 제기하여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이는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다툼의 여지조차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스카이72 측은 여전히 영업을 이어나갔고, 이에 법원은 지난달 17일 강제집행을 통해 54홀 규모의 바다코스를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돌려줬다.

 

강제집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카이72 골프장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이유

 

법원 측이 강제집행이라는 초강수를 띄우며 사건을 수습하고자 했지만 스카이72 골프장을 둘러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와 하늘코스 등 강제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 스카이72가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할 지역인 인천시는 스카이72 골프장의 등록을 취소하는 수순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인천시는 지난 3일 오전,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담당자와 스카이72 측의 담당자는 물론, 신규 사업자로 지정된 KX그룹의 관계자를 한 데 불러 스카이72 골프장을 체육시설업 등록 변경 처리를 할지, 아예 취소 처분을 내릴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KX그룹 모두 “불법적인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체육시설업 등록 변경이 아닌 취소 처리를 내려달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시는 스카이72 측에 등록 취소 사전 예고를 한 뒤 취소 수순을 밟기로 결정했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최근 정기인사발령으로 인해 담당 간부들이 변동되어 구체적인 업무 보고와 파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인천시의 입장이다.

 

스카이72 골프장 등록 취소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스카이72 골프장이 등록 취소 위기까지 처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어떤 골프장이 부지 이용료 지불은 커녕 계약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업을 이어가겠는가. 스카이72 측의 배째라식 영업에 지칠대로 지친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지난 2021년 7월 부동산 인도 소송 1심에서 승리하며 스카이72의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스카이72 골프장 측이 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공공자산을 무단으로 점거한 채 배째라 식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인천시는 스카이72 측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후 항소심이 예정되어 있어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스카이72 골프장의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가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상고심에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스카이72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는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 됐다.

다만 인천시는 여전히 여러 이유를 들며 스카이72의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땅에서 버젓이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되려 ‘기소’ 당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은 스카이72 측에서 막무가내식의 불법 영업을 지속하자 전기와 중수도를 끊어버렸다. 정상적인 계약이나 비용 지불 없이 공공부지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는 스카이72 측을 향한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인천지점 형사 3부(손정현 부장검사)는 이같은 행위에 대해서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하여 인천국제공항공사 김 사장을 포함한 3명의 임직원을 불구속기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검찰 측은 “스카이72와 인천국제공항공사 간에 부동산 인도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전기와 중수도를 끊는 행위는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며, “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리기 전에 사적 자력구제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범죄자의 인권도 인권이기에 존중해줘야 한다면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벌써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경제적, 심리적 피해를 입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의 억울함은 누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

반대로 검찰은 스카이72의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배임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려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던 골퍼들에게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해당 처분에 대한 검찰 측의 입장은 “김 사장 등이 낙찰자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측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골프장 근로자를 인질삼아 2라운드에 돌입한 스카이72 측의 입장

 

스카이72 측은 향후 골프장 운영권을 두고 신규 사업자인 KMH 측과 또다른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스카이72측은 현재 골프장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를 인질삼아 정상적인 영업 양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KMH측은 고용승계는 물론 생계에 위협을 겪고 있는 종사자들을 위한 보조금까지 지급할테니 스카이72 측에서 더이상 버티지 말고 즉시 물러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스카이72의 불법 영업 지속으로 인해 바다 코스의 강제처분이 이어진 후, 임차인은 물론 캐디, 미화, 보안, 시설관리, 레슨 프로 등 1천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수입이 끊긴 상황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계유지를 주장하며 바다코스를 점거하고 시위에 나섰고, 이를 핑계삼아 스카이72 측이 한시적 영업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얄팍한 꼼수를 부리며 불법영업을 이어가보려는 스카이72 측의 행보에 골프 팬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관할시인 인천시가 앞으로 스카이72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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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2023-02-17 17:52:47
검찰이 뒷배인가봐.
법원도 무시하고 버티는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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