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이 엇갈리는 골프보험
명암이 엇갈리는 골프보험
  • 김태연
  • 승인 2022.1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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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의 인기만큼 골프보험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홀인원 보험사기와 관련한 골프보험에 대한 논란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골프보험 바로 알기

 

골프보험의 역사는 깊다. 국내에도 80년대 초반부터 골프시설에서 벌어진 각종 사고에 따른 보상은 물론 홀인원을 했을 때 지출되는 각종 비용까지 보상해 주는 골프보험이 판매되기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골프보험은 기본적으로 홀인원을 쳤을 때 지출되는 비용 보상을 기본으로 하고, 그와 함께 골프장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손실에 대한 보상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홀인원 보험’이라고도 불린다.

골프보험은 골프의 인기를 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골프가 인기를 끌면 골프보험의 인기도 치솟고, 골프 인기가 떨어지면 골프보험의 인기도 떨어지는 식이다. 물론 종목의 인기와는 별개인 예도 있다. 2010년 즈음에는 골프의 인기가 상승세였음에도 골프보험은 보험사기 논란 및 보험료에 비해 보장이 저조하다는 평가 때문에 판매량은 썩 좋지 않았다. 몇몇 보험 회사에서는 1년 만에 골프보험 실적이 10% 이상 떨어져 ‘애물단지’ 취급을 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양해진 골프보험

 

최근에는 골프의 인기만큼 골프보험도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그만큼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홀인원 보장에 집중한 일회성, 단기성 상품은 물론, 더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거나, 가입 과정은 간단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혜택을 무기 삼아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DB손해보험에서는 최근 3년 만기의 ‘다이렉트 오잘공 골프보험’을 출시했다. 본 상품은 홀인원 비용 및 골프용품 손실에 대한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며, 골프보험으로서는 처음으로 통증 완화 주사 치료비를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근골격 계통이나 결합 조직의 질환, 그리고 상해 치료를 목적으로 급여 관절 통증 주사치료를 받았으면 1일 1회, 연간 5회에 한해 가입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갈비뼈 부상, 카트 사고 부상, 독액성 동물 접촉 중독진단비 등 골프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도 보장한다.

한화손해보험도 9월 ‘무배당 한화 백돌이 홀인원보험’을 출시했다. 골프장 이용 시 매번 가입해야 하는 원데이보험의 불편함은 줄이고, 비슷한 보험료로 최대 10년까지 손실을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상품에 따라 홀인원 비용을 보장하거나 홀인원 및 알바트로스 비용 보장, 그리고 골프 활동 중 배상책임과 골프 중 상해 후유장해까지 보장하고, 두 번째 홀인원 비용까지 보장하는 등 가입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게 특징이다.

삼성화재가 내놓은 ‘스크린홀인원보험Ⅱ’도 올해 주목되는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상품은 국내 3대 스크린 골프장인 골프존, SG골프, 프렌즈스크린에서 홀인원 성공 시 축하 비용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스크린 골프앱을 활용해 정규CC 18홀 라운드 중 홀인원 달성 시 사용한 기념품, 만찬비, 라운드 비용 등을 20만원 한도 실비로 1회 보장하고 있다.

 

골프보험 사기 논란

 

이처럼 골프보험 가입자도 늘어나고, 상품도 다양해지며 골프보험은 골퍼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다고 했던가. 골프보험에 대한 논란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주된 원인은 홀인원 보험사기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는 홀인원 비용 담보 조항을 악용한 보험사기에 관한 기획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의심사례가 391건이 적발되었고, 관련 혐의자 168명을 확인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를 했다.

금감원에서는 현실적으로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가능성이 극히 희박함에도, 이를 단기간에 여러 번 성공하거나 과도한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를 의심대상으로 선별해 조사했다. 또한, 허위로 비용 영수증을 제출했거나, 설계사가 주도한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상황 등에 대한 부분도 함께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금감원의 기획조사가 과도한 의심이 아닌 ‘합리적인 의심’임을 여실히 알 수 있다. 몇몇 사례를 살펴보면 A 씨는 2019년에 한 번 홀인원에 성공해 보험금을 받은 후, 6일 뒤 라운드에서 또다시 홀인원을 했다며 두 번째로 보험금을 탔다. 아마추어 골퍼의 통상 홀인원 성공 가능성이 0.008%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고 주장한 셈이다. 또 같은 설계사에게서 홀인원 보험에 가입한 후, 각각 홀인원에 성공했다며 보험금을 타갔다가 조사 대상이 되었다. 조사 과정에서 같은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두 사람이 같은 음식점 영수증을 제출한 사실까지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금감원의 ‘합리적인 의심’ 사례가 391건에 달한다는 건, 그만큼 홀인원 보험사기 사건이 횡횡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든 의심사례가 보험사기 사건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에 실제 사기 범죄는 더 자주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골프보험 사기 마주하기

 

391건의 의심사례로 발생한 피해액은 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사건 횟수에 비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 피해액과는 상관없이 홀인원 사기 또한 엄연한 ‘사기죄’에 해당하며, 심지어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적용되어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법정에 선 홀인원 보험사기 피의자들은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 해도, 사기 사실이 입증되면 어김없이 처벌받고 있다. 기껏해야 수백만원인 보험금에 욕심을 내었다가 사기 전과자로 전락하는 꼴이다.

분명 골프보험은 점점 발전하고, 또 다양해지고 있다. 덕분에 골퍼라면 관심을 둘 만한, 나아가 하나쯤 가질 만한 보험이 되었다. 하지만 골프보험에 가입하기 전 두 가지를 꼭 기억해야겠다. 하나는 골프보험이 다양해진 만큼, 본인에게 필요한 보장을 제공하는지 잘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 또 하나는 어떤 경우에도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고작 몇십, 몇백만원이라 가볍게 생각하고 부정을 저질렀다 ‘보험사기 전과자’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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