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골프장은 세금과 전쟁중
제주도 골프장은 세금과 전쟁중
  • 김상현
  • 승인 2022.09.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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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은 사진과 무관함

 

최근 제주도 골프장은 ‘세금과의 전쟁’ 중이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에 ‘세금 폭탄’이 떨어지는가 하면, 골프장의 장기간 세금 체납에 지자체가 강력한 체납처분으로 맞서는 등 세금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늘어난 제주도 골프장 재산세

 

7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7월 제주시 18곳, 서귀포시 14곳 등 제주도 내 32개 골프장에 고지될 건축물 재산세 부과금액이 29억 9,632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부과된 7억 9,38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제주시의 골프장은 3억 7,600만원에서 15억 6,600만원을, 서귀포시의 골프장은 4억 1,780만원에서 14억 3,032만원을 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1년 사이 세금이 4배 정도 늘어났으니 ‘세금 폭탄’을 맞았다는 표현이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세금이 크게 치솟은 제주도에서 골프장에 적용되던 재산세율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에서는 제주도 조례에 근거해 골프장 세율을 정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골프 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골프장 세율을 다른 지역에 비해 낮게 적용했다. 2001년까지는 제주도의 회원제 골프장 세율도 다른 지역과 같이 재산세 4%가 적용되었지만, 2002년부터 특례 규정이 적용되어 0.3%로 크게 낮아졌고, 2005년에는 0.25%로 더 낮아졌다. 2021년부터 0.75%로 올랐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하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4%의 세율이 반영되었고, 결국 세금이 네 배 이상 늘어난 꼴이 되었다. 또한, 회원제 골프장이 소유한 토지에 대한 재산세도 기존에 3%였던 것이 4%로 올랐다. 따라서 9월에 부과될 토지분 재산세 역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골프장 세금 올린 이유

 

이처럼 제주도에서 골프장 세금을 일제히 올린 이유는 무엇보다 코로나 호황에도 제주도 골프장이 수익만큼의 사회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호황 속에서 이용료를 더 올리고, 제주도민 이용 혜택을 없애는 등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지자체는 이를 명분 삼아 세금을 크게 올렸다. 지자체에서는 과세를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여론도 이에 호의적이라 당분간 제주도 골프장을 향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금과의 전쟁

 

비슷한 시기 제주도 골프장의 세금 체납을 둘러싼 ‘세금과의 전쟁’도 눈길을 끌었다. 몇몇 제주도 골프장의 세금 체납이 장기화한 가운데, 제주도에서 강력한 체납처분 조치를 동원해 고질적인 지방세 체납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제주도는 오랫동안 지방세를 체납해온 골프장에 세금을 받아내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했다. 체납 골프장의 매출채권을 압류하거나 현금거래 사업장을 수색하는가 하면, 골프장 운영에 꼭 필요한 지하수 시설 압류 봉인 조치까지 동원했다. 거기에다 골프장 부지를 일부 매각하거나, 아예 전체 부지를 강제로 매각하는 등의 조치까지 동원했고, 그 결과 이월체납 골프장 4곳 중 2곳이 소유권 이전을 추진하며 세금을 완납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지하수 시설 압류 봉인 조치다. 골프장은 ‘물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물을 많이 사용하며, 제주도의 골프장은 빗물을 재활용하거나 지하수를 통해 물을 공급받는다. 그 때문에 지하수를 봉인하면 골프장 관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유효한 압박 수단이 되었다.

 

3개 골프장의 사례

 

A 골프장은 2014년부터 7년 넘게 지방세를 체납해 왔다. 하지만 제주도가 지하수 시설 압류와 코스 외 부지 공매 처분을 병행하자 결국 백기를 들었고, 68억원의 체납액 중 50억원을 납부했다.

나머지 금액도 25개월 분납을 약속하고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골프장 역시 2014년부터 거액의 세금을 체납했지만, 전체 부지 공매와 지하수 시설에 대한 압류 봉인 조치가 가해지자 결국 상당액의 세금을 납부했다. 이외에도 C 골프장은 카드 매출채권이 발생한 것을 숨기고 골프장 이용료를 현금으로만 받는 등의 수법으로 세금을 체납해 왔는데, 도에서 현장 수색을 통해 현금을 찾아내어 현장에 압류하는 방법으로 체납세금을 징수했다. 이처럼 장기간 지방세를 체납한 도내 4곳의 골프장을 대상으로 한 강경한 체납처분 조치를 통해 납부받은 세액이 1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골프장을 바라보는 시선

 

안타깝게도 세금과의 전쟁에 한창인 제주도 골프장에 동정적인 시선은 드물다. 오히려 ‘자업자득’으로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제주도 골프장 세금이 급상승한 것도 지나치게 수익만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로 여겨지고 있으며, 체납된 세금을 강제 징수하는 건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도 이번 세금과의 전쟁에서 골프장이 아닌 지자체를 일방적으로 편들어주는 분위기이며, 대중들의 시선도 골프장 측에 호의적이지 않다. 제주도 골프장이 세금 폭탄을 맞았다는 뉴스에 ‘세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리플이 ‘베플’에 오르는 상황이다.

세금과의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음에도 동정은커녕 비판과 조소를 받고 있는 제주도 골프장. 이는 제주도를 넘어 대한민국 골프장의 한 단면일 지도 모른다. 코로나 호황 속에서 역대급 수익을 올렸음에도 사회적 책임은 고사하고 이용객에 관한 책임까지 소홀히 한 결과, 세금 폭탄을 맞아도 누구도 편들어주지 않는 상황에 몰렸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직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제주도는 물론, 대한민국 모든 골프장이 지금 제주도 골프장이 겪고 있는 ‘세금과의 전쟁’을 반면교사로 삼아, 모두의 신뢰와 평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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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2022-09-10 10:07:54
골프장업주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눈앞에 폭리만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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