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캐디 요즘 캐디
옛날 캐디 요즘 캐디
  • 강태성
  • 승인 2022.08.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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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프 역사에서 캐디는 과연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옛날 캐디와 요즘 캐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1900년 세관원으로 고용된 영국인들이 원산에 6홀의 골프장을 만들어 경기했던 것이 우리나라 골프의 시초가 되었다. 1919년 효창원 내 9홀 골프코스가 5년 후 청량리로 이전하여 경성골프클럽을 설립하고, 성동구 능동에 군자리골프장이 1929년 18홀 정규 코스로 개장했다. 골프 역사를 따지자면 이미 1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나라 골프사에 있어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무엇일까. 골프장의 수도 500여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으며 골프장 내장객도 500만명을 넘었으니 실로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과거 나무를 깎아 만든 클럽으로 스윙을 하던 시대에서 최첨단 소재가 적용된 클럽과 골프공, 거리측정기 등 다양한 골프용품을 사용하는 요즘에는 더 많은 비거리와 정교함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 100년이 넘는 골프 역사에서 캐디는 과연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옛날 캐디와 요즘 캐디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자. 

 

한국 최초 프로골퍼가 캐디 1호

 

연덕춘(1916~2004)은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을 역임했으며 1958년 제1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프로골퍼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최초의 캐디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현재 여성 캐디의 수가 남자 캐디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토대로 우리나라 최초의 캐디가 여성이었을 거라고 예상했다면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프로골프사에 한 획을 그었던 프로골퍼 한장상(82), 최상호(67)도 캐디 출신이다. 골프 선수가 아닌 캐디로 1호가 된 최갑윤(80) 역시 남성이다. 1960년대를 지나면서 골프장 건설이 증가하고 캐디 수요가 늘어나고 여성 캐디가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 여성의 직업으로 인식되어 왔을 뿐이다. 

 

1인 1백에서 1인 4백으로

 

캐디 제도와 관련해 우리나라 골프 역사에 있어 가장 달라진 점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골프 카트로 인해 1인 1백에서 1인 4백이 가능한 시스템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카트의 무인주행, 원격주행, 자율주행까지 가능할 정도로 개발이 되었지만 불과 30년 전만 해도 캐디가 직접 골프백을 메고 다녀야 했다. 

골프가 발전한 미국의 경우 전동카트로 인해 캐디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캐디 수요가 늘어났다. 

 

단순 노동자에서 전문 직업인으로

 

과거 골프를 사치성 스포츠로 인식하고, 골퍼들의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는 전문성보다는 그저 카트를 운전하고 거리를 알려주며 클럽을 전달하는 단순 노동자의 개념으로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더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으로 20대 여성을 위주로 캐디를 채용했었다. 또 캐디라는 직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있어 드러내놓고 주변에 알리지 못하기도 했다. 

음담패설은 기본이며 19홀이라고 불리는 2차를 나간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실제로 부유층 인사와 인연을 맺어 도움을 받거나 심지어 육체적인 관계를 통해 부수입을 올렸다는 실화 같은 얘기들도 많았었다. 

특히 수입에 대해 골프장에서 관여하지 않으며 팁을 받더라도 모두 자기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식 교육만 이수한 채 캐디를 택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캐디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전문 직업인으로 인식됨에 따라 캐디 스스로는 물론이고 골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일부 골프장의 경우 캐디 구인란으로 인해 프로 지망생에게 특전을 주면서 캐디 업무를 맡기는 곳도 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의 캐디는 선수가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감정까지 컨트롤하는 역할도 수행할 정도이며 누구보다 선수가 믿고 의지하는 골프 전문가이다. 

매일 새로운 아마추어 골퍼들을 상대해야 하는 캐디들에게 이런 전문성까지 요구할 수는 없지만, 동반자들 사이에서 심판의 역할과 원활한 경기 진행을 해야 하는 캐디는 필수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월평균 경기를 담당하는 횟수에 따라 소득도 달라지겠지만 연봉 5천만원을 내걸고 캐디를 모집하는 골프장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캐디에 대한 달라진 인식과 소득을 생각한다면 과거와 달리 직업인으로서 충분히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GJ 강태성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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