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양성과정 확대의 필요성
캐디 양성과정 확대의 필요성
  • 강태성
  • 승인 2022.05.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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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캐디 공급은 5만명 이상 되어야 원활하게 유지되지만, 현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골프장은 해외로 떠나지 못한 골프 수요와 2030세대까지 잡으면서 부킹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그린피와 캐디피 상승으로 인해 많은 골퍼로부터 원성을 듣기도 했다.

수요와 공급에 있어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격은 변동할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캐디 공급은 5만명 이상 되어야 원활하게 유지되지만, 현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 용인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17곳, 대중제 골프장이 12곳, 총 29개의 골프장이 용인에 위치해 있다. 용인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해 용인시와 용인예술과학대학교가 시행한 골프 캐디 양성과정 및 취업 연계 지원사업이 지역 내 골프장들의 캐디 부족과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캐디가 받는 캐디피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하지만 온전히 캐디에게 돌아가는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이 조금이라도 좋은 골프장이 있다면 캐디들은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우수한 캐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캐디피를 올려야 하므로 그 부담은 골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

 

구인·구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캐디 양성과정

 

용인시는 취업을 원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캐디 전문교육을 시킨 다음 지역 내 골프장에 취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아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2021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을 신청했다. 그 결과 해당 사업의 의도를 명확히 판단한 내용으로 인해 선정되었으며 용인예술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기관으로 참여해 4주간 모두 40명의 캐디 양성 교육을 실시했다. 이론뿐만 아니라 실기 교육을 통해 골프의 개론, 규칙, 에티켓, 골프클럽 구성과 원리, 용어, 코스별 경기 진행 방식과 고객 응대법까지 교육을 받았다.

최종 수료자는 33명으로 수료자 중 85%에 달하는 28명이 용인 관내에 위치한 5개 골프장에 나누어 취업했다. 실제로 이 사업의 양성과정 수료자를 캐디로 고용한 한 골프장 임원은 캐디 수급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 사업을 통해 단기간에 전문인력을 고용할 수 있어 운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 사업평가에서 최고등급에 버금가는 A등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교육 대상자를 60명으로 늘렸으며 경력단절 여성뿐만 아니라 청년과 남성도 참여할 수 있도록 수정해 고용노동부를 대신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을 맡고 있는 경기도에 제출했다.

2017년 가평군에서도 캐디 양성과정을 운영해 관내 골프장의 캐디 수요를 지역주민으로 대체해 효과를 본 사례가 있다. 2020년에는 아산시에서 캐디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도입하고 12명이 수료해 지역 골프장에 취업했다.

 

안정적 고소득 직업, 전문인력으로 인정도 시급

 

캐디는 신입이라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이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더라도 하루에 1부 한 번만 경기를 보조할 때도 월 4백만원을 벌 수 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겠지만 하루 2부까지 소화한다면 7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물론 지난해 말부터 대두된 원천징수 또는 종합소득세와 4대 보험 문제가 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수익은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아직 캐디를 보는 인식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골퍼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 골퍼의 시각에서 캐디를 그저 골프채나 전해주고 카트나 운전하는 일 따위를 한다고 생각하면 골프를 칠 자격이 있는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캐디가 없다면 앞 팀과 뒤 팀의 간격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힘들 것이며, 골프규칙에 따라 운영하기도 힘들 것이다. 공을 찾기 위해 3분 이상 헤맬 것이고, 그린에서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치더라도 막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직접 카트를 몰다가 다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노캐디로 골프를 치려는 골퍼들도 있으며 점차 캐디를 없앤 대중제 골프장도 늘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대한 예측을 정확히 하여 이런 캐디 양성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면 캐디 구인과 구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아닐 수 없다.

 

캐디 양성 전문기관의 점검과 연계도 필요

 

이런 정부 주도 사업 외에도 골프장에서 직접 캐디 양성 교육을 하기도 하며, 기업에서 운영하는 캐디 양성센터도 있다. 골프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은 통상 3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중도에 포기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캐디 전문 양성기관의 경우 취업 연계가 가능해 6주 정도의 과정을 통해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골프장의 자체 교육이나 양성기관의 캐디 교육을 수료한 인원이 많이 배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프장에서 실시하는 캐디 교육의 경우 빨리 수입을 발생시켜야 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캐디 양성기관의 경우 일부에서는 무료라고 하지만 노동력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하며 진행비나 다른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5년 전보다 캐디 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 노캐디, 마샬캐디 등을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무엇보다 캐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예측을 통한 정부 주도의 캐디 양성교육이 필요하다.

 

 

GJ 글 강태성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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