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산업 ‘골프’ : 이젠 개혁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 ‘골프’ : 이젠 개혁이다
  • 오우림
  • 승인 2022.03.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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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근 가장 두드러진 스포츠를 꼽으라면 골프가 첫 손에 꼽힌다. 골프는 어떻게 대세 스포츠로 떠올랐으며, 핑크빛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 속, 국내 골프 산업 급성장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제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제약 등 이른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대한민국 골프 산업을 바꾸었다. 

국내 골프장 매출도 전반적으로 급성장했고, 또 골프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다. 여성 골프 인구도 늘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이 골프에 많은 관심을 두고 관련 장비나 의류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골프 산업의 주요 성장 요인으로 경제 성장, 인프라 확대, 콘텐츠 증가 등을 꼽는다. 골프가 대중화되는 데 선진국에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 가시화됐다. 

‘한국골프산업백서 2020’에 따르면 한국골프시장 규모는 13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최근 2년간 6,000억원 이상 성장했다. 특히 세계 3대 골프업체 중 두 곳이 한국 업체 소유다. 

토종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센트로이드)는 지난해 테일러메이드를 사상 최대인 17억 달러(1조 9,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 미국, 한국뿐 아니라 유럽,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골프 시장에서 골프볼 및 골프백 등 신제품 출시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자 회사는 인수 6개월 만에 리파이낸싱(차환)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의 현재 EV는 센트로이드가 지난해 8월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17억 1,000만달러)보다 약 2배 늘어난 33억 달러(한화 약 3조 9,600억원)로 추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1년 미래에셋그룹과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타이틀리스트를 자회사로 둔 세계 1위 아쿠쉬네트를 10억 달러로 인수했다. 휠라홀딩스에 따르면 아쿠쉬네트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1조 9,5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골프 매출이 휠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절반 이상이다. 아쿠쉬네트는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풋조이 등을 운영하며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골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코로나 영향에 골프 연관 사업들도 호황을 누리는 분위기다. 특히 패션업계에선 국내 골프 시장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면서 일제히 골프의류 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주요 패션기업들은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며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 골프의 현주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골프. 이젠 대중화를 넘어, 이미 골프 종주국 수준에 이르렀다는 다소 성급하고 근거가 미흡한 단정적인 견해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근거는 여러 군데서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 골프계의 전체를 살펴보면 대강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먼저 골프 인구를 보면, 대한민국 성인의 15%가 골프에 입문하고 있다. 2021년 6월 기준 약 636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골린이들이 몰려들고 있어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리고 스크린골프를 처음 시작한 것도, 애용하는 것도 우리나라다. 특히 전 홀 라이트 시설로 세계 유일 야간 골프를 활성화한 것도 바로 대한민국이고,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실력은 세계 최강이다.

여성 골퍼 비율이 이렇게 높은 나라도 없다. 전체 여성의 40% 정도다. 약 10% 정도인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특이한 사항이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엔 MZ세대, 여성 골퍼들이 골프 붐을 주도하고 있다.

 

K-골프 산업의 성장

 

골프장 코스 관리 운영 능력도 세계 최고다. 18홀 당 내장객 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7만명, 일본은 3.5명, 미국은 2.5명 정도로 한국의 그린키퍼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 골프 수요가 넘치다 보니 골프코스 진행을 위해 거의 대부분 캐디 시스템을 도입해 코스 내 진행 관리가 철저하며 캐디 능력도 가히 세계 최강이다. 우리나라 캐디만큼 1명의 캐디가 4인 플레이어를 능수능란하고도 완벽하게 관리하는 캐디는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

‘K-골프’ 산업 부분도 큰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골프로 인한 관련 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14조 2,342억원에 달한다. K-Golf 한류 속에 골프 흥행 지속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으며,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중 2곳인 타이틀리스트와 테일러메이드도 한국 소유이고, 우리나라 교민 소유의 해외 골프장 수도 무려 200개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골프 의류 및 용품 렌털사업 부문도 활발하다. 또 국내 골프장은 해외에서 보기 드물게 이미 다양한 세대들의 패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다양한 골프 문화

 

골프 문화도 다양하고 활발하다. 지상파 방송에서 골프 예능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고, 골프 케이블 채널도 다양하다. 참고로 미국, 일본의 골프 전문 케이블은 각 1개씩 정도밖에 없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골프 유튜브 콘텐츠도 차고 넘친다. 골프 선수는 물론이고 여러 스타들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젠 우리나라 골프는 승부와 재미를 모두 갖춘 스포츠로 진화 중이며,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 국민의 높은 사회성과 경쟁심, 승부욕이 작용해 골프라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 골프 산업의 미래는?

 

골프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골프가 스포츠를 넘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외스포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골프장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상반기 골프 예약 서비스업체의 골프장 예약 건수는 2020년과 비교해 약 13.2% 늘었다. 특히 코로나 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이후 예약 건수는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8.1% 증가했다.

골프장 예약 건수가 늘면서 골프장, 스크린골프장 방문객 역시 2020년 대비 크게 늘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분석한 전국 이동데이터에 따르면 골프장, 스크린골프장 방문객 수는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0%, 46% 증가했다.

골프 산업에 대한 스포츠 활동 및 산업적 관심이 지속되고 이유는 무얼까. 한국 프로 골퍼들은 지난 40여 년간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정상에 오르며 국내 골프 산업 성장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프로골퍼들이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 상위권 수준인 한국 골프장 인프라가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세계 골프장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골프장 인프라는 코스 수 기준 209개국 중 9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여가 활동으로 골프 선택 인구 급증해 주 52시간 근무 확산 등으로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생활체육 및 스포츠 활동으로서 골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연평균 총 근로시간은 2015년 2,082시간에서 2019년 1,829시간으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였다. 

총 근로시간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여가는 2016년 1,310시간에서 2019년 1,456시간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수요의 증가

 

여가가 늘어나면서 생활체육으로 골프 활동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여가시간에 체육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인구 중 골프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인구는 약 7.7%다. 축구(15.9%), 수영(10.6%), 보디빌딩(9.9%), 등산(8.2%) 다음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골프장 이용객 역시 매년 증가 추세다. 골프장 운영업 매출액 기준 시장규모가 2019년 4.5조원으로 이런 성장세가 2023년까지 지속된다면,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 운영 기준 골프산업의 시장규모는 2019년 6.7조원에서 2023년 9.2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이로 인한 내수 진작 경제적 효과는 최소 2.2조원에서 최대 3.1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스크린골프의 성장

 

스크린골프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 역시 골프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의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크린골프 시장 성장 배경에는 젊은 연령층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스포츠산업 연구센터, 유원골프재단 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스크린골프연습장 시장규모는 약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40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스크린골프연습장 이용률이 높아지며, 스크린골프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40대 스크린골프연습장 이용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27.3%로 평가됐으며, 20~30대 역시 다른 연습장 대비 가장 선호하는 장소로 분석됐다.

 

한국 골프 산업의 가능성

 

골프 수요의 증가, 골프 산업의 성장 등 과거 오랫동안 상류층을 위한 사치성 스포츠로 인식되던 골프가 변화하면서 최근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대활약과 일반 골프 관련 사업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의 대한민국 골프계는 그래서 희망적이다.

대한민국 골프의 미래가 밝으려면 어찌해야 할까. 지금 골프계는 ‘맑음’이지만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흐림’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일례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급상승한 과도한 그린피로 골퍼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전에 먼저 개혁에 나서는 등 국내 골프계가 오랫동안 상생하는 노력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 골프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희망적인 꿈에 도취돼 안주하기보다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악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GJ 오우림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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