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골프 정책이 골프계에 미칠 영향은?
새 골프 정책이 골프계에 미칠 영향은?
  • 김태연
  • 승인 2022.03.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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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미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삼 ‘제2의 골프 대중화 선언식’을 열며 ‘대중 스포츠’란 구호를 다시 꺼낸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새 골프 정책은 골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가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세제 혜택까지 누리는 와중에 대중제 골프장이 지나치게 높은 그린피, 각종 서비스 강제 이용, 편법 운영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 든 것이다.

지난 1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한 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스포츠산업종합지원센터를 찾아 ‘제2의 골프 대중화 선언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이번에 발표되는 정책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운을 뗀 뒤 “이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과 개선점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골프가 모두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골프가 대중화되고, 대중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삼 ‘대중 스포츠’란 구호를 다시 꺼내고, 문화체육부관광부장관이 직접 ‘제2의 골프 대중화 선언식’에 참여한 건 그 의미가 작다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이날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가 골프장 문제, 특히 대중제 골프장 문제에 오래전부터 칼을 갈아왔음을 알 수 있다.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 들여다보기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골프장의 영업 형태가 세분된 게 눈에 띈다. 기존에는 회원제와 대중제 두 종류로 구분되던 것이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으로 좀 더 세분화되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비회원제’는 고가 및 고급화 전략을 고수하는 대중제 골프장을 뜻한다.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분류된 곳은 현행 세제의 적절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지나치게 비싼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제한 조치와 함께, ‘착한 대중제 골프장’을 향한 혜택도 포함되었다. 비회원제 골프장 중 ‘국민체육 진흥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는 곳을 ‘대중형 골프장’으로 따로 분류하고, 이들에게 세제 합리화, 체육기금 융자 우대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골퍼의 권익 향상을 위해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으로 캐디, 카트, 식당 이용 등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대중제 골프장의 편법 운영, 그리고 공공형 골프장에 대한 사안도 눈길을 끈다. 먼저 비회원제 골프장이 유사회원 모집이나 운영을 할 경우 ‘등록 취소’까지 할 수 있도록 위법 및 의무위반에 대한 행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 증설 계획도 함께 나왔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에콜리안 골프장은 일명 ‘가성비 골프장’으로 불릴 만큼 낮은 그린피와 노캐디 운영, 지역 사회와의 상생 등으로 호평받으며 공공형 골프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 복지, 지역 발전 등 공익 목적을 가지고 운영하는 공공형 골프장 10곳을 2030년까지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신설되는 공공형 골프장은 역시 에콜리안 골프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함으로써 공공성과 운영의 일관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좀 더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게 체육 교과와 방과 후 활동에 골프 체험을 추가하는 방안, 골프장 청소년 할인이나 우대 이용 시간대 도입을 장려하는 방안, 골프를 접대 수단으로 표현하는 각종 법령과 규정도 고침으로써 골프가 사치나 접대의 수단이 아닌 대중 스포츠로서의 공감대 확산 정책 등도 발표됐다. 

사실 크게 충격적이거나 획기적인 발표라고는 할 수 없다. 정식 발표가 이루어지기 전부터 이미 정부에서 위와 같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오가거나 전문가들이 비슷한 내용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대중제 골프장을 좀 더 세분화시키는 것, 각종 제제 정책 및 착한 대중제 골프장을 향한 지원정책 강화, 또 공공 골프장 확충까지. 이미 정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거나 전문가들이 대중제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았던 대책들이다. 그만큼 정부에서도 대중제 골프장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다듬은 끝에 발표한 정책이라 볼 수 있다.

 

제2 골프 대중화 선언 성공할 수 있을까?

 

한편 ‘제2 골프 대중화 선언’에는 국내 유명 골퍼들도 참석했다. 최경주는 “골프 대중화를 위한 논의가 지속된다고 들었다. 골프인으로서 반가운 일”이라고 운을 뗀 뒤 “제2 골프 대중화 선언을 계기로 국민 누구나 골프를 쉽게 치고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도 “생활 속에서 누구나 즐겁고 부담 없이 골프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연 정부의 ‘제2의 골프 대중화 선언’이 성공할 수 있을까? 당장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대중제 골프장의 높은 비용 문제, 편법 운영 등 수많은 논란이 언론의 도마에 오르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갈 만큼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고 방안까지 마련한 이상, 소비자도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 일선의 골프장에서 이 정책에 협조할지, 반발할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당장은 반발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사태 이후 호황을 누리면서도 논란을 키운 대중제 골프장의 ‘업보’ 때문에 정부 정책에 반발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의 성패를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정부의 ‘제2의 골프 대중화 선언’은 정말 한국 골프계에 제2의 대중화 물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이왕 정부가 칼을 빼든 이상, 업계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GJ 김태연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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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피 2022-04-01 08:18:29
대중골프장은 말그대로 대중적이어야 한다. 노캐디 1인 라운딩도 가능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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