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니클라우스가 다시 지핀 비거리와 성능 논란의 해법은?
잭 니클라우스가 다시 지핀 비거리와 성능 논란의 해법은?
  • 나도혜
  • 승인 2022.03.08 1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잭 니클라우스가 다시 지핀 비거리와 성능 논란. 이 문제는 더 이상 ‘소수 의견’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부분이며,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대 사안이다.

 

비거리 증가는 프로, 아마 할 것 없이 대다수 골퍼의 염원으로 볼도, 클럽도, 심지어 골퍼가 몸을 단련하는 것까지 비거리를 늘리는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물론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말처럼 비거리보다 퍼팅이 중요하다는 골프 격언도 있지만, 골프에서 비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격언도 옛말이 될 판이다. 전문가들 중에 퍼팅보다 드라이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퍼팅을 놓치면 한 타를 잃지만, 드라이버 OB를 내면 두 타를 잃는다는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의 비판

 

이처럼 골프에서 비거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투어 선수들의 비거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이 현상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한 팟캐스트 라디오에 출연해 ‘공의 성능을 예전으로 되돌려 골프의 본질을 지켜야 한다’, ‘비거리 제한의 필요성을 인정한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가 구체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선을 그었지만, 선은 계속 넓어지고 있으며, 누군가 계속 선을 넘는다’ 등의 발언으로 비거리 위주로 흘러가는 현 골프계를 비판했다. 

잭 니클라우스의 ‘비거리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비거리가 점점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비판을 했다. 당시 그는 예전에는 한 라운드를 도는 데 최대 3시간 30분이 걸렸지만, 이제는 5시간 이상 걸릴 만큼 경기가 장기화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프로를 우상으로 삼는 젊은 아마추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고 우려했다. 또 해결책으로는 지금 사용하는 골프공을 포기하고, 예전의 공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고성능 골프공이야말로 ‘비거리 시대’를 연 주범이니 이를 고쳐야 한다고 본 것이다.

지나친 비거리 위주의 게임을 비판하는 건 잭 니클라우스 한 명이 아니다. 2017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요즘에는 공이 너무 멀리 날아가는 것이 문제다. 이대로 가다가는 골프장을 지을 땅이 충분치 않게 될 것’이라고 발언하며 우려를 표했다. 

같은 해 마이크 데이비스 미국골프협회 전무이사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그는 선수마다 비거리가 다른 골프공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더스틴 존슨 같은 장타자는 비거리가 적게 나오는 공을 쓰도록 강제해야 한다.’, ‘티의 위치를 다르게 하는 것처럼, 선수마다 비거리가 다른 공을 쓰도록 하는 것도 큰 문제 없다’는 논리였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반발이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다. 실제로 비거리 위주의 게임으로 말미암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장 8,000야드 골프장에 대한 우려

 

잭 니클라우스는 비거리 위주의 게임을 비판하면서 본인이 주최하는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열리는 뮤어필드 빌리지 전장이 비거리 증대 때문에 8,000야드로 늘어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이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실제로 전장이 짧은 골프장은 아무리 코스가 좋아도 현재 프로들의 비거리를 감당하지 못해 메이저 대회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며, ‘8,000야드 골프장 시대’도 머잖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전장이 7,500야드가 넘는 코스에서도 선수들이 문제없이 고득점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비거리가 계속 넓어지는 것에 맞춰 골프장 규모가 계속 커지는 것도 사실이며,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나친 비거리 경쟁으로 게임이 단조로워지고, 경기 시간이 늘어난다는 비판도 충분히 새겨들을 만하다. 성적이 최우선인 올림픽이라면 모를까, 성적만큼 ‘흥행’도 중요한 프로골프에서 게임이 단조로워지거나 경기가 지나치게 늘어지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비거리 문제에 대한 해법

 

그렇다면 비거리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보통 비거리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공, 클럽, 그리고 골퍼의 피지컬이다. 

골퍼의 피지컬을 제한하기는 어렵다. 도핑이라면 마땅히 제재해야 하지만, 운동과 합법 보충제로 열심히 피지컬을 키운 선수에게 운동이나 보충제를 끊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결국, 공과 클럽에 대한 제한을 두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며, 실제로도 이 문제의 대책 또한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는 2022년부터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48인치에서 46인치로 제한하는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드라이버 헤드 크기 한도를 지금의 460cc보다 더 줄이는 방안, 클럽과 볼의 반발력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비거리 문제는 그저 흘러간 레전드나 몇몇 골프계 인사들의 불만을 넘어 골프계 차원에서 진지한 고민거리가 된 것이다.

 

비거리 제한 ‘Yes’ or ‘No’

 

물론 비거리 제한 조치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작년 최고령 메이저 우승 기록을 세운 필 미컬슨은 우승 당시 48인치에 육박하는 롱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졸지에 ‘대기록의 동반자’를 잃게 된 그는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비거리 제한 조치를 반기거나 수긍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타자’ 브라이언 디샘보도 비거리 제한 정책에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자신은 이 정책에 반대하지 않으며, 골프채를 잡는 법이나 스윙 방법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면 상관없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잭 니클라우스가 다시 지핀 비거리와 성능 논란. 이 문제는 더 이상 ‘소수 의견’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부분이며,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중대 사안이다.

하지만 지나친 비거리가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지나친 비거리 제한 조치 또한 부작용을 수반할 가능성도 크다. 정말 비거리를 강제로 제한해야 한다면, 그에 수반될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더욱 흥미로운 게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비거리 제한을 주장하는 측이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