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골프장의 공존과 갈등
지역사회와 골프장의 공존과 갈등
  • 김예지
  • 승인 2022.03.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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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은 부지 문제, 빛공해, 소음공해 등으로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어왔다. 물론 항상 골프장과 지역사회가 갈등만 빚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하거나 사업을 벌이면서 상생하기도 한다. 지역사회와 골프장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갈등의 시작

 

골프장을 새로 짓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고, 그 땅을 위해서 기존에 있던 시설들이나 산림을 정리해야 한다.

골프장을 짓기 위한 부지 문제는 항상 지역 사회와 갈등을 빚어왔다.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거나 산림인 곳을 파괴하고 골프장을 짓는다는 계획이 발표되면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갈등 vs 상생

 

골프장 공사가 끝난다고 갈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완공된 이후에도 골프장의 운영에 따라서 지역주민들과 또 다른 갈등을 빚기도 한다. 제주도의 골프장들은 코로나19 특수로 연일 매출 기록을 경신하면서도 도민들의 예약은 잘 받지 않고 도민들에게 제대로 된 혜택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외부 이용객들 중심으로 예약을 받아서 빈축을 샀다.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장에 사람들이 몰리는데 소음공해 등을 관리하지 않아서 주민들과 마찰이 있었던 사례도 있다.

물론 항상 골프장과 지역사회가 갈등만 빚는 것은 아니다. 골프장이 부지를 내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하거나 사업을 벌이면서 상생하기도 한다. 골프장 측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거나 장학금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골프장 측에서 행사를 후원하거나 지역주민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공존의 좋은 예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드림파크 골프장은 2013년에 개장하고 현재까지 1,402억원의 수입을 얻었다. 지출은 1,340억원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15년부터 주민지원사업을 시작하고 현재까지 매년 24억원 정도를 지출해왔다. 연평균 지출액인 156억원의 15.4%에 해당하는 수치다.

드림파크 골프장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약 153만평에 6,400만톤의 쓰레기를 매립한 제1 매립장을 준공한 퍼블릭 골프장이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 맞춰 547억원의 사업비로 준공됐다. 2013년에 개장하고 이후 주말에는 매립지 영향권 주민 12만원, 나머지는 14만 5천원으로 주민들에게 할인 혜택도 제공해왔다.

2015년부터 시작된 주민지원 사업의 주요 내용은 주민 고용이다. 주민 고용 조경사업에 49억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했고, 다음으로는 불우이웃돕기 35억원, 가을축제 23억원, 간이체육시설 운영 23억원, 시민문화사업 12억원 등이다. 연평균 24억원을 지출하면서 주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문화, 체육, 복지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작년부터는 주민지원기금을 출연했다.

대구 수성구도 골프와 연계된 주민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대구 수성구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파크골프단을 창단하고 창단식을 열었다. 지역 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2~6학년생 60명으로 구성된 이 골프단은 최유환 감독과 김예진 코치의 지도를 받게 된다. 매주 토요일 3시간 동안 훈련을 받고, 수성구 대표로 각종 대회와 스포츠 교류 활동에도 참가한다. 일반 골프보다 비교적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를 유소년에게 확대하면서 생활 스포츠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주민과 마찰 겪고 있는 홍성군 골프장

 

하지만 골프장 건설이 주민과 마찰을 빚는 사례도 있다. 충남 홍성군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홍성군은 군 소유 땅 23만평이 포함된 장곡면 일원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홍성 유기농 특구 이미지 훼손, 지하수 고갈, 환경파괴 등이다. 지난 1월 23일에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면서 1시간 30분 동안 주민들이 내포 문화 숲길을 걷기도 했다. 홍동면의 주민들도 함께했다.

골프장 건설 예정지 근처에는 내포 문화 숲길인 ‘백제 부흥군 길’이 있는데, 주민들은 골프장 설계에 따라서 국가문화숲길로 지정된 내포 문화 숲길이 영향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 상송1리 곽현정 이장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물 부족이 발생할 수 있고, 환경과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골프장이 취소될 때까지 숲길 걷기와 반대 행동을 계속하겠다면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상생을 위한 노력

 

어떤 골프장이든 부지 없이는 지어질 수 없다. 골프장이 새로 지어지는 곳이 사람이 살던 곳이든 재건축 부지든 산림이든 그곳에 원래 있던 것들이 사라져야 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골프장이 주민들과 어떻게 협상하는지에 따라서 갈등의 양상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주민들과 상생하면서 골프장도 주민도 윈윈할 수도 있고, 골프장과 주민들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면서 문제가 커지고 골프장 건설이 지연되는 일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지역민들과 골프장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골프장들의 협조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하면 주민들이 환경 오염을 포함한 각종 우려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나 좋은 경관을 위해서 울창한 숲이나 풍경이 좋은 곳에 골프장을 건설하는 특성상 자연 파괴는 당연히 따라붙는 우려일 수밖에 없다. 

골프장들이 환경파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추고 지역민들에게 협조하면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골프장들은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GJ 김예지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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