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웨이트 트레이닝 : 웨이트 트레이닝 마니아들
골프와 웨이트 트레이닝 : 웨이트 트레이닝 마니아들
  • 김혜경
  • 승인 2022.02.15 1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동계 훈련을 통해 골프 선수들이 가장 치중하는 것은 근력 운동을 통한 체력 강화로 알려져 있다. 그럼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를 제대로 본 대표적인 골프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인 선수

 

 

이제 프로골퍼들 사이에서 파워골프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PGA 투어에는 타이거 우즈보다 크고 강한 젊은 선수들이 속속 들어왔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더 강한 코어 근육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다. 

그럼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의 모범 사례, 웨이트 트레이닝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골프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자.  

1996년 타이거 우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골프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근육을 단련한 프로 골퍼들을 발견하기도 힘들었지만 타이거 우즈의 등장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모범 사례인 우즈가 바로 눈앞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골프 선수의 웨이트 트레이닝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이라 우즈는 스윙 연습은 공개해도 피트니스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며 몸 만들기에 치중했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전성기 시절 하루에 윗몸 일으키기를 700~1,000개 하고, 100kg이 넘는 역기를 들고 스쿼트를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2002년 LPGA 투어에서 11승을 기록한 그녀는 2003년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어서’라는 이유를 대며 PGA 투어에 도전하기도 했다. 당시 남자 선수들과의 대결에 앞서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몸 만들기에 열중하기도 했다. 온몸을 근육으로 무장하고 ‘골프 선수인지 역도 선수인지 모르겠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소렌스탐의 강력한 무기는 바로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근육질의 파워였다. 

175cm로 운동선수로서는 큰 체격이 아니지만, 장타자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로리 맥길로이! 데뷔 초만 해도 왜소한 모습이었지만 2010년대 중반 2~3년간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며 근육질의 몸매로 변신했다. 맥길로이의 근육질 몸매는 2015년 봄 헬스 전문 잡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다. 

그러나 맥길로이는 “내 스윙과 골프 실력을 10년 이상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웨이트 트레이닝 덕분에 비거리가 늘었고 분명 장타에 도움이 된다”고 소신을 밝혔으며,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2021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PGA 투어 최고령 메이저 챔프가 된 필 미컬슨도 웨이트 트레이닝 성공사례이다. 50세가 넘은 나이에도 20대 젊은 골퍼들에게 뒤지지 않는 장타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의 비법은 꾸준한 운동과 식생활 습관 개선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계적으로 몸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비시즌에는 스윙 연습과 함께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브라이슨 디샘보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2019년 10월부터 6개월여 동안 약 20kg의 벌크업을 했다. 당시 그는 몸무게를 91kg에서 109kg까지 늘리고 식이요법과 함께 체육관에서 강도 높은 중량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증가시켰다. 그 결과 비거리 평균이 302야드에서 350야드로 증가했고, 볼 스피드는 최대 203마일까지 나왔다.

 

헬스에 빠진 한국 선수들

 

2016년에 데뷔한 이정은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친 후 비거리가 15야드가량 늘었다고 자랑했다. 이정은은 100kg 중량의 바벨을 들고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해낸다. 이정은은 이런 중량 운동을 겨울이면 하루에 4시간씩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효주의 벌크업 프로젝트는 2019년 시작됐다. 미국 진출 후 LPGA 투어에서 살아남으려면 비거리를 늘려야 우승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근력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다른 몸으로 태어났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 건 2019시즌을 마치고 팀 글로리어스의 박솔빈 트레이너와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하루에 두 시간씩 주 6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매일 4~5km를 달렸다. 또 평소 식사량의 1.5~2배를 섭취하면서 체중은 5kg 늘고, 비거리도 10~15m 늘었다. 근육을 키운 김효주는 “상·하체 벌크업으로 옷 사이즈가 커졌다. 정확한 자세의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됐고, 만성적인 통증도 많이 좋아졌으며 거리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2018년 국내 복귀를 고심했던 사실이 무색하게 더욱 매운맛으로 무장하고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21 부산경남오픈 우승자 박상현은 변화를 준 점에 대해 설명하며 “그동안 골프만 했는데 2020 시즌 종료 후 4~5개월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고 말한 후 힘을 기르기 위해 시작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자신의 플레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윙 스피드도 올라가고 컨디션도 좋아졌다. 

코리안투어에서 세 차례나 장타왕에 오른 김봉섭. 2006년 KPGA 투어프로가 된 김봉섭은  “입회 때까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이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하지 않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2012년에 처음으로 장타상을 수상한 뒤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식단 조절도 하고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코어 근육 중심 운동과 하체 단련에 초점을 맞춘다. 둔부와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안정적인 허리 회전이 가능해져 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근력 운동에 대한 진실

 

 

골프 선수들이 이렇게 근력 훈련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사실 골프 선수들이 근육 키우기에 나선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골프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드러운 스윙에 방해가 된다고 믿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적극적인 선수도 없었고, 간혹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고 해도 대부분 코치가 말렸다. 그러나 30년 사이 선수들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이유는 비거리를 내려면 강한 근력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허벅지, 엉덩이, 허리, 종아리, 복부 근육의 힘은 비거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운동생리학 등 각종 과학을 통해 증명됐다. 

동계훈련을 통해 골프 선수들이 치중하는 것은 스윙 연습과 체력 강화이다. 체력 훈련 중에서도 근육의 크기와 힘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가장 많은 시간을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J 김혜경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