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인상이 주는 교훈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인상이 주는 교훈
  • 김상현
  • 승인 2021.1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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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가 대폭 인상되었다. 이번 재산세 인상은 최근 제주도, 나아가 대한민국 전역의 골프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비슷한 문제가 타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상황이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인상은 하루아침에 진행된 게 아니다. 이미 2020년 말부터 이슈가 되어왔다. 당시 제주도의회를 중심으로 재산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방안이 언급되었고, 언론에서도 전반적으로 이 의견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1년 전 제주도 골프장의 재산세 인상 이슈가 나왔을 때 이미 지역 사회도, 언론도 골프장 편이 아닌 지자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왜 제주 골프장 편은 없었을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보통 특정 업계에 대한 증세는 찬반양론이 갈리는 사안이다. 제주도 골프장이 ‘코로나 호황’을 누렸다고 해도 재산세 인상을 주장하는 건 역시 찬반양론이 갈릴 법한 일이었다. 특정 업계의 분위기가 좋다며 곧바로 세금을 높이는 건 자칫 업계의 상승세를 꺾고, 나아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증세 논란’은 제주도 골프장 증세 이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왜 제주도 골프장의 편을 들어 준 아군이 없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적으로 평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타 업계는 불황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제주도 골프장은 전반적으로 큰 호황을 누렸다. 거기에다 제주지역 골프장들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른 지역보다 낮은 재산세율에 대한 특례까지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제주도의 골프장들은 세금이 밀리는가 하면, 호황 속에서도 밀린 세금을 내는 데 인색한 행보까지 보였다. 호황에 많은 혜택을 누린다면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게 결국 세율 특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산세를 인상하는 명분이 된 것이다.

 

제주도의회의 명분

 

당시 제주도의회에서 세금 인상의 명분으로 내건 ‘제주도 골프장 호황’, 그리고 ‘세금 미납’은 수치상으로도 증명된다. 2020년 말 도의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020년 10월 31일 기준 192만 1,172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만 6,471명(12.7%) 증가했다. 코로나 불황이 아닌 코로나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게 수치상으로 입증된 것이다. 당시 제주도 골프장은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국내 골프장을 향한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그 어느 곳보다도 반사이익을 많이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제주도 골프장의 세금 체납 문제는 심각했다. 2020년 기준 누적 체납액(전년 이월)은 247억 5,000만원으로 집계되었다. 누적 체납 세금에 대한 징수율 역시 지난해 12월 15일을 기준으로 할 때 39억 3,400만원, 겨우 15.9%의 세금만을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액 납부를 한 곳은 한 곳뿐이었고, 상당수가 일부의 세금만을 내는 데 그쳤으며, 체납액을 전혀 내지 않은 골프장도 있었다.

그런데도 제주도 골프장은 많은 혜택을 누렸다. 제주도 골프장은 주요 관광 인프라로 분류되었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들을 받았다. 다른 지역의 골프장들은 토지와 건축물에 4%의 재산세가 부과되는 데 반해 제주도 내의 골프장은 토지 세율 3%, 건축물 세율은 0.25%의 특례가 적용되었다. 실제로 세금 감면의 효과로 제주도 내 골프장의 조세 감면액은 2017~2019년 기준 234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축물 재산세율 3배 인상

 

 

결국 제주도 골프장들은 철퇴를 맞았다. 2020년 말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조세 정의 실현을 명분 삼아 제주도의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건축물 재산세율을 현행 0.25%에서 0.75%로 3배 인상키로 했다. 

당시 개정 조례안을 발의한 강성민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골프장 내장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 명이 증가함에도 체납 해소율은 15.9%에 불구해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골프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한 재산세율 특례 축소는 물론, 골프장을 지하수 지역자원시설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 조항도 포함했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가 인상된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 사태로 불황이 아닌 호황을 맞이했음에도 세금을 체납하고 요금을 인상하며, 지역 주민들을 홀대하는 등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결과, 결국 지자체에서 철퇴를 든 것이다. 

사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율 인상은 전부터 논의가 되어 왔지만, 본래는 2021년이 아닌 2022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다. 그것이 앞당겨진 데는 제주도 골프장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컸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를 보도한 언론에서도 대놓고 ‘괘씸죄’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다. 심지어 재산세와 함께 인상된 지하수 지역자원시설세도 타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것을 고려하여 부과 기간을 2022년으로 미루면서 골프장만은 감면 대상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새로운 이슈 등장

 

그리고 2021년 3월, 새로운 이슈가 나왔다. 제주도에서 2002년부터 투자 유치와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세 장기 지속 세율 특례와 감면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발표된 가운데, 회원제 골프장도 재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특히 제주도 측은 회원제 골프장을 콕 집어 각종 조세 혜택을 받고도 최근 가격을 인상하고 도민 혜택을 줄이는 등의 행태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수개월 전 단단히 박혔던 미운털이 여전하다는 것을 뜻했고,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시기부터 감면 혜택 ‘축소’가 아닌 ‘폐지’를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2021년 9월. 제주도는 다시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인상을 입법 예고했다. 세제 지원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도민 생활 안정을 명분으로 내건 가운데, 몇몇 업종의 세금 인하 속에서 회원제 골프장의 건축물과 토지 재산세는 오히려 인상되었다. 작년 개정으로 건축물 0.75%, 구분등록 토지 3%, 원형보전지 0.2% 등의 기준이 적용되던 세금을 건축물 및 토지 4%, 원형보전지 0.2~0.4%로 인상시키기로 했다. 작년 말 재산세 인상이 혜택 축소라면, 이번에는 혜택의 폐지로 해석할 수 있을 만큼 세율이 인상된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이번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 감면 폐지로 연간 70억원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복되는 재산세 이슈와 전개 양상

 

이번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 인상 입법 예고는 작년과 놀랄 만큼 흡사한 양상을 보인다. 작년에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을 인상한 논리는 코로나 호황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지역 주민도 푸대접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세금 인상의 논리도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코로나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잘 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을 차별하며 요금까지 올린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9월 발표한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골프장 입장료 변동이 이를 뒷받침한다. 도내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는 주중 67.0%, 토요일 57.4% 상승했고,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도 주중 23.7%, 토요일 16.1% 인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는 전국 평균치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른 지방의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는 주중 16.0%, 토요일 15.3%가 오르고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도 19.0%, 토요일 15.0%가량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 와중에도 제주도 골프장의 이용객은 늘어나는 추세다. 제주도에서 발표한 ‘2021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2021년 7월까지 제주도 골프장을 찾은 사람은 총 165만 7,559명,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0만 7,552명보다 37.3%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제주도민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내국인과 외국인 내장객이 102만 4,873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54만 8,912명보다 86.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호황의 최대 수혜자가 제주도 골프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제주도민 이용객은 63만 2,686명을 기록해 지난해 65만 8,640명보다 3.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골프장의 요금 인상, 도민 할인율 축소, 부킹 대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이번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이슈는 처음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비슷한 이슈는 몇 번이나 일어났고, 이유부터 결과까지 판박이였다. 그 결과 작년 한 차례 된서리를 맞았음에도, 여전히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은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지 못했고, 다시 한번 세금 인상이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전국 각지 골프장도 비상

 

1년 만에 두 번이나 세금이 오를 상황이건만, 제주도 골프장의 편을 들어주는 곳은 드물다. 특히 언론들은 1년 전 그러했듯 이번에도 골프장 편을 거의 들지 않고 있다. 언론 대부분이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이 잘못해 세금이 오르는 것이며, 그 결과 세수가 증대될 것이라는 식으로 세금을 올리는 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현상이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 골프장을 둘러싼 사회적인 시각은 마냥 긍정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전국 각지에서 골프장의 갑질, 횡포, 편법 영업, 그린피 상승 등의 논란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며, 골프장의 횡포를 막기 위한 법과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인상을 둘러싼 이슈에서 거의 모든 언론이 환영의 목소리를 보냈듯,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 강도 높은 규제와 세금이 부과되더라도 거의 모든 언론이 박수를 치고 소비자마저 업체의 편을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 인상은 자업자득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고객들에게 횡포를 부린 대가로 ‘세금 폭탄’을 내린다는 지자체의 논리를 반박하기가 어렵다. 이 현상이 전국 각지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 

지난 10월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의 폭리·갑질 문제를 지적하며 정부 차원의 제재 필요성을 주문한 게 좋은 예다. 

이미 골프장을 둘러싼 비판 어린 시선은 전국적인 문제이며. 국회에서 해결의 필요성이 역설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인상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다른 지역의 골프장도 강 건너 불구경을 할 때가 아니다. 제주도 회원제 골프장이 겪고 있는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 대한 여론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지금, 늦기 전에 자정작용을 보여주지 않으면 대한민국 골프장 업계 전체에 먹구름이 드리울지 모른다.

 

 

GJ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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