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Si Woo Kim
김시우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Si Woo Kim
  • 김상현
  • 승인 2021.03.03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김시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골프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골프 신동, PGA 퀄리파잉스쿨 역대 최연소 합격자. 한국인 선수 최연소 PGA 정복자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김시우는 젊은 나이에 PGA 우승 3회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남자 골프의 대들보 중 한 명이 되었다.  

 

2021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남자 프로골퍼는 누굴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여러 골퍼의 이름이 오르내리겠지만, 그중 김시우(26)를 거론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 김시우가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은 최근 언론 보도만 살펴도 알 수 있다. 그가 세계랭킹 50위권에 진입한 것에 환호하기도 하고, PGA 무대에서 아쉽게 컷오프당한 것에 탄식하기도 하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로 나서고 전 세계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이경훈과 함께 출전한다는 소식에 다시금 환호를 내기도 한다. 김시우는 임성재, 안병훈 등과 함께 현재 한국 남자 프로 골프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임이 틀림없다.

 

골프 신동

 

김시우는 전형적인 ‘골프 신동’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속초 출신으로서 6살 때 아버지를 따라 우연히 골프장을 찾았다 골프를 접하며 골프채를 잡은 그는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1년간 미국 생활을 하며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한 뒤 2005년부터 초등학생 골퍼로서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와 강원도골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거머쥐는가 하면 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되는 등 ‘한국의 골프 신동’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각종 대회에 수상하며 언론에 얼굴을 내미는가 하면, 신한금융그룹에서 선정한 ‘신한 골프 꿈나무 지원 프로그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기업 차원의 지원을 받기도 했고 고등학교 진학 후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하는 등 엘리트 유망주의 길을 착실히 걸었다.

 

한발 먼저 PGA 문을 두드리다

 

어릴 때부터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했고, 그만큼 기대를 많이 받았다. 강원도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그를 보고 ‘미래의 한국 골프를 책임질 만한 재목’이라고 평가한 언론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초등학생 때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발탁되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떠받들어 주는 한국 골프계에서 머무르는 대신 도전을 택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PGA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어릴 때부터 PGA 투어 무대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김시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선수보다 좀 더 노력했으며, 그만큼 결과가 받쳐주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체력이 좋고 샷이 정확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경기력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갈고 닦았다. 중학생 때 이미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를 넘나드는 수준이었고, 프로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골프계의 재목으로 낙점받은 김시우는 2012년에 본격적으로 본인의 꿈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PGA 퀄리파잉스쿨 역대 최연소 합격자

 

당시 PGA 퀄리파잉스쿨은 일명 ‘지옥의 레이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격’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한 무대였다. 먼저 지역 예선을 통과하고 1, 2차 예선은 물론 3차 최종 예선을 거친 뒤 상위 25위 안에 들어야 비로소 PGA 투어카드를 받아 ‘PGA 직행열차’를 탈 수 있었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PGA 직행을 보장하는 퀄리파잉스쿨 제도는 폐지되었기에 김시우는 사실상 ‘막차’를 탄 셈이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는 2012년 PGA 퀄리파잉스쿨에서 김시우는 하나의 전설을 남겼다. 1라운드 지역 예선을 무사히 통과하는 건 물론 2라운드에서는 하루에 11언더파를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이며 2차 예선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으며 최종 예선에서도 20위에 안착하며 PGA 투어 카드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01년 타이 트라이언이 세웠던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통과 기록’을 깨고 본인이 역대 최연소 합격자가 된 것이다.
이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기존의 PGA 퀄리파잉스쿨 제도가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슬럼프와의 전쟁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은 골프 신동이었으며 PGA 역사에 영원히 남을 기록까지 세운 김시우였지만,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기회를 쟁취한 게 문제였다. 당시 PGA에는 만 18세 이상의 나이가 되어야 제대로 활동할 수 있다는 나이 규정이 있었다. 그는 이 규정에 걸려 기껏 획득한 PGA 투어 카드를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웹닷컴(2부) 투어로 내려가야 했다. 나이라는 장벽에 묶여 경기 출전이 줄어들며 슬럼프로 이어졌다.
한동안 슬럼프에 시달리던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과거의 영광은 잊고 웹닷컴 투어에서 2부 선수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얻었다. PGA 역사상 다시없는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가 2부로 내려간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2부 무대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김시우는 와신상담 끝에 2015년 웹닷컴 투어 우승과 상금 랭킹 10위를 차지하며 PGA 투어에 다시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 선수 중 5번째 PGA 챔프

 

 

김시우는 다시 찾아온 PGA 재도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5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공동 25위, OHL클래식에서 공동 17위를 기록하며 PGA 무대에서도 자신의 골프가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그는 2016년 1월 소니 오픈에서 4위를 기록하며 인생 첫 번째 PGA 톱 10에 올랐다. 그리고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하루에 10언더파를 치는 등 맹타를 휘두른 끝에 2위를 5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본인 커리어 최초이자 한국 선수로서는 5번째로 PGA 우승을 차지했다. 어릴 때부터 PGA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어 한 신동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또 한 번의 위기

 

이후 김시우는 다시 한번 위기를 겪었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부상의 마수가 찾아온 것이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여러 번 컷 탈락을 하고 기권을 하는 등 다시금 고난이 찾아왔지만, 휴식과 컨디션 관리로 반전을 노렸고, 그 반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2017년 ‘제5의 메이저’라고까지 불리며 4대 메이저 다음가는 위상을 자랑하는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2011년 최경주에 이어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 김시우는 한동안 우승컵과의 인연을 만들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세 번째 우승 전까지 우승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2위로 마친 대회도 있었고, 3위도 두 번 차지했다. 말 그대로 우승 목전에서 미끄러진 게 여러 번이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고, 인터뷰에서 “플레이어스 이후 여러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항상 아쉽게 우승까지 하진 못했었다. 기회를 살리지를 못했다”, “어제는 잠이 잘 안 왔다. 잠을 잘 못 잘까 봐 멜라토닌도 먹고 잤는데, 그래도 잘 못 자서 좀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발언하는 등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약속의 땅 PGA 웨스트 스타디움 

 

고진감래라던가, 이미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노력과 실력으로 극복해 온 김시우는 2021년 1월 25일, 다시 한번 PGA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년 8개월 만에 통산 3승을 기록한 것이다. 상술하였듯 막중한 부담감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멜라토닌(천연 호르몬 수면유도제)을 먹어야 할 정도였으며, 그런데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담감에 짓눌린 대신 3년 8개월간의 와신상담을 필드에서 실력으로 풀어냈고, 결국 대회 마지막 날 2위를 기록한 패트릭 캔틀레이에 1타차로 짜릿한 우승을 거두며 다시 한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극적이게도 김시우가 세 번째 PGA 우승컵을 거머쥔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는 과거 그가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역대 최연소로 통과할 때의 무대이기도 한 코스였다. 과거 인생 최고의 기쁨을 안겨 준 곳이 다시 한번 우승컵을 안겨준 것이다. 그의 세 번째 PGA 우승을 보도한 언론들이 ‘약속의 땅’이라는 표현을 쓴 게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김시우는 세 번째 PGA 우승컵을 거머쥐며 또 한 번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김시우에게는 아직 남은 목표가 많다. 무엇보다도 한국 선수 중 PGA 통산 우승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탱크’ 최경주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재 최경주가 보유한 우승 기록은 8승이다. 3승을 기록 중인 김시우가 이 기록을 깨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아직 김시우는 26살에 불과하다. 최경주의 기록이 ‘언터쳐블’은 아닌 셈이다. 물론 김시우 본인은 인터뷰에서 “최경주 프로님이 쌓으신 업적이 워낙 많기 때문에 내가 최 프로님 기록이나 승수까지는 생각을 못하고(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지만, 내심 기록에 욕심을 내고 있지 않을까?

 

병역문제와 올림픽

 

하지만 김시우에게는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 모두가 짊어져야 할 의무가 남아있다. 입대다. 입대 여부를 묻는 말에서 “아직 안 다녀왔다. 반드시 가야 할 의무이기 때문에 갈 예정인데, 언제 갈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라고 밝히며 병역 의무를 완수할 의사를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입대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병역특례가 아니면 현역 복무가 유력한 상황에서 그가 현실적으로 떳떳하게 병역특례를 받을 방법은 올림픽 메달뿐이다. 아시안게임에도 골프 종목이 있지만, 아마추어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만 한다면 김시우가 출전할 가능성은 높다. 올림픽 출전권은 국가별로 기본 2장이 주어지며, 세계 랭킹 기준으로 볼 때 임성재와 김시우가 유력한 출전 주자로 점쳐지고 있다. 출전만 할 수 있다면 올림픽 메달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최경주는 한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일본 골프장은 한국과 분위기가 흡사할 뿐만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이 메달에 대한 집중도가 높으므로 임성재와 김시우가 나란히 메달을 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2020년에 열려야 했던 도쿄 올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어떻게든 개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정상 개최 여부는 불확실하다. 만에 하나 도쿄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김시우의 성장스토리

 

 

김시우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다사다난’이라는 사자 숙어가 절로 떠오른다. 그것도 본인 잘못이라기보다는 여건이 받쳐주지 못했거나, 부상 등 여러 불운이 겹쳐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다사다난한 일들을 모두 이겨냈고, 젊은 나이에 PGA 우승 3회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남자 골프의 대들보 중 한 명이 되었다. 
군대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젊은 나이에 수많은 곤경을 이겨내면서 단련된 그라면 분명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젊은 선수의 과거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GJ

 

 

By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