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레이더 골프장 풀뱀과 풀제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GJ레이더 골프장 풀뱀과 풀제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나도혜
  • 승인 2020.08.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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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저널 골프장이 사기나 갈취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골프장에서 남성에게 접근하여 금품을 갈취하거나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여성 사기꾼 ‘풀뱀’, 그리고 여성에게 접근하여 금품을 갈취하는 남성 사기꾼 ‘풀제비’는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풀뱀과 풀제비는 예전부터 그 존재가 알려졌다. 몇몇 풀뱀과 풀제비가 업계 내부를 넘어 신문 지면을 장식하거나 방송까지 탔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활동하며 뛰어난 골프 실력, 미모까지 겸비해 골프계 유명인으로 활동하던 A 씨가 일명 골프장 풀뱀이라는 논란이 터지고 언론을 타면서 ‘골프장 풀뱀’이라는 용어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풀뱀이라는 용어는 꽃뱀에서 유래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꽃뱀은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몸을 맡기거나 정서적으로 친근하게 군 뒤 그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여자’를 뜻한다. 꽃뱀이라는 용어로 시작된 여성 사기범들은 이후 골프장 ‘풀뱀’, 부동산 ‘땅뱀’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을 넓히며 악명을 떨치고 있다.

 

풀제비, 혹은 골프장 제비라 불리는 범죄자들도 기승을 부린다. 꽃뱀처럼 여성을 꼬시는 남성 ‘제비’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10여 년 전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B 씨가 대표적이다. 당시 B 씨는 뛰어난 골프 실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기혼여성 등을 유혹해 금품을 갈취하는 등의 행각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피해자는 열 명이 달했고, 피해 액수도 10억원이 넘었다.

 

풀뱀, 풀제비를 피하는 법

 

일단 골프장 풀뱀이나 풀제비에게 당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성의 접근 자체를 막거나 접근한 이성의 금전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풀뱀이나 풀제비는 상대를 꼬드기거나 속여서 돈을 갈취하는 갈취범이지, 흉기로 위협하거나 신체적으로 폭력을 가해 금품을 강탈하는 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 범죄자인 풀제비는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성폭행을 통해 금품을 갈취한 사례가 있으며, ‘상대의 금전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일이 쉬웠다면 대한민국이 사기 범죄율 1위를 기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기 범죄율 1위 대한민국의 민낯 

 

풀뱀이나 풀제비의 행각이 처벌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의 여부와는 별개로 그들의 범행 스타일은 사기 범죄에 가깝다. 사기 범죄가 횡횡하는 한국 특유의 사회적 분위기가 골프장 풀뱀과  풀제비가 날뛰는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흔히 대한민국은 사기 범죄율 1위 국가라고 하며,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는 절도나 폭력 범죄 등인 데 반해, 한국에서는 사기 범죄가 1위다.

 

2014년까지는 한국에서도 절도 범죄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2015년부터 사기 범죄가 1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9년 형사 범죄와 재판에 대한 자료를 모은 ‘2019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형사재판 1심에 넘겨진 사건은 24만 244건을 기록한 가운데, 사기와 공갈죄가 4만 335건을 기록하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상해와 폭행죄가 2만 4094건, 3위인 도로교통법 위반이 2만 3634건, 4위인 절도와 강도죄가 1만 2782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은 사기 범죄율 1위’라는 명확한 근거가 존재하는 것이다.

 

달콤쌉싸름한 풀뱀의 수법

 

 

골프장 풀뱀이나 풀제비 역시 사기 범죄자라 할 수 있다. 피해자에게 접근해 정서적, 심지어 성적인 수단을 통해 호감을 얻고 갈취를 시작한다. 한 전문가는 골프장 풀뱀을 ‘로맨스 사기’로 규정했다. 여유롭게 골프를 칠 만큼 부유하지만, 정서적으로 외로운 이성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며, 그러한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갈취한 뒤 사라지는 것이다.

 

풀뱀의 경우 업계에서는 ‘젊은 풀뱀’이 보다 유명하다. 젊은 풀뱀은 미모와 젊은 나이를 무기로 이성을 유혹해 금품을 갈취한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젊은 풀뱀은 골프장에 출입하는 남성 중 비교적 젊고 돈 많은 남성을 목표로 삼는다.

 

이후 용돈 명목으로 돈을 여러 차례 받은 뒤 잠적하거나, 투자 명목으로 거액을 받거나, 동거하면서 재산을 자신 명의로 이전해달라고 요구한다. 또 헤어지려면 돈을 달라고 요구해 갈취하기도 하며 회사 사장을 유혹해 회사 간부 자리에 앉은 뒤 하는 일 없이 매달 월급을 받아가기도 한다. 이런 풀뱀의 다양한 범죄 수법과 그로 인한 피해 유형을 모두 나열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비단 젊은 여성만 풀뱀으로 활동하는 건 아니다. 골프장 풀뱀으로 지목된 몇몇 여성은 고상한 외모의 나이 든 여성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게 갈취한 돈으로 치장해 멋지고 고풍스러운 차림을 하고 다니며 주로 골프장에 출입하는 노인을 먹잇감으로 노린다. 노인들에게 일부러 접근한 뒤 좋은 것 드시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친해지면 골프장 라운드를 함께 돈다. 더 가까워지면 식사도 함께하고 노래방도 가며, 결국 정서적으로 피해자를 종속시킨 뒤 금품을 갈취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노인 상대로 한 사기 범죄로서는 흔한 패턴이다. 주 무대가 골프장일 뿐이다.

 

풀제비 B씨의 만행

 

풀제비의 행각도 풀뱀과 비슷하다. 앞서 언급한 풀제비 B씨의 행각은 신문 지면까지 장식했는데, B씨의 범행은 풀뱀이나 풀제비들이 저지르는 ‘범죄 종합 선물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 실패로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던 B씨는 지인들에게 약간의 돈을 융통한 뒤, 이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풀제비 행각에 나섰다. 먼저 사업 당시 익혔던 뛰어난 골프 실력을 무기 삼아 골프 동호회와 모임 등에 닥치는 대로 가입하며 업계의 마당발이 되었고, 동호회나 모임에서 만난 기혼여성 중 재력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목표로 삼았다. 재력 있는 기혼여성의 경우 돈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사기나 갈취를 당해도 쉽게 신고조차 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B씨는 처음부터 갈취를 시도하는 대신 피해 여성들과 식사를 하거나 필드에 나가며 친분을 쌓았고,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인 뒤에야 본색을 드러냈다.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 스스로를 치장하고 외제차를 몰았으며, 멋진 외모와 외제차를 이용해 다른 피해자들에게 더욱 쉽게 돈을 뜯어냈다. 또한, 골프용품 판매장에 방문하며 여직원들과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맡기면 고액의 이자를 내겠다고 속여 돈을 빌린 뒤 뺏기도 했다.

 

이렇게 돈을 갈취하던 B 씨는 자신과 상대의 성(性)을 무기로 삼기까지 했다. 알고 지내던 여성을 강제로 성폭행하고, 약점으로 잡은 뒤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뜯어내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B 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열 명이 넘었고, 피해액은 10억원이 넘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자신과 B 씨의 떳떳하지 못한 관계가 밝혀질까 B 씨의 정체를 의심하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B 씨의 범행은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뒤에야 적발되어 체포되고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막을 내렸다.

 

처벌도 쉽지 않은 풀뱀, 풀제비

 

풀뱀이나 풀제비의 존재가 드러나도 제대로 처벌조차 어려운 경우도 많다. 풀뱀이나 풀제비를 사기죄로 고소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한 구성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를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기죄로 유죄 판결이 나오려면 착오에 빠트리고 속이는 ‘기망행위’, 실제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는 ‘재산상 손해’, 고의로 돈을 편취했다는 ‘고의’,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신의 것을 만들려 했다는 의사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 했다는 의사인 ‘불법영득 의사’, 그리고 ‘위법성’ ‘책임조각사유’ 등 수많은 구성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요건 중 한 가지만 입증하지 못해도 형량이 줄어들거나 아예 무죄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

 

지능적인 사기꾼들은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법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을 한도 내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피해자가 발을 동동 굴러도 형사법정에서는 처벌하기 어렵다.

 

민사 법정에서 갈취당한 돈을 돌려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법적으로 인정되는 근거가 있어야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 피해액 일부만 간신히 돌려받거나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폭행 혹은 협박으로 인해 갈취를 당한 것이 아니라 자의로 돈을 주거나 재산 명의를 넘겨주었다면 법적으로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풀뱀이나 풀제비는 여전히 골프장을 활보하는데 피해자만 속을 끓이는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다.

 

대부분 사기나 갈취 범죄가 그러하듯 골프장 풀뱀이나 풀제비를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가능한 본인 지갑을 열지 않고, 상대의 비상식적인 요구에 법적으로 맞서며 빈틈을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금전 관계는 맺지 않는 게 최선

 

전문가들은 골프장에서 풀뱀이나 풀제비로 인한 피해를 막기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금전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라 입을 모은다.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꾀든 처음부터 금전적인 관계는 절대로 맺지 않는 게 최선이다. 특히 자신에게 접근해온 이성이 골프를 제외한 다른 어떤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적인 관계를 맺자고 요구하거나 지속해서 돈을 빌리거나 요구해 온다면 풀뱀이나 풀제비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 번 도와주는 게 두 번이 되고, 네 번이 되면 뒤늦게 상대의 정체를 알아채도 손을 빼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부정한 관계는 절대로 맺지 않는 것이 좋다. 골프뿐만이 아니라 테니스, 등산 등 다른 스포츠에서도 풀뱀이나 풀제비의 먹잇감이 되는 건 부정한 관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홀몸이라면 빠져나올 길이 있을지 모르나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유혹에 넘어가 부정한 관계로 넘어간 순간 함정에 빠지는 셈이다. 

 

차용증 작성은 필수

 

꼭 상대에게 돈을 빌려주고 싶다면 반드시 상대의 신분을 정확히 확인하고, 법적으로 유효한 차용증을 작성해야 한다.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빌려주었다 사고가 나면 차용 사실 자체를 입증하기 어렵게 되어 눈 뜨고 돈을 빼앗길 수 있다. 지능범이 자신은 돈을 빌린 게 아니라 증여받은 것이라 주장하면 반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풀뱀과 풀제비는 골프장을 횡횡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뒤 처벌이 어려운 것은 물론, 처벌과는 별개로 금전적 피해를 복구하는 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골프장에서 만난 이성과 교제하더라도 금전적 요구는 들어주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대가 없이 큰돈을 증여해 달라거나 취직을 부탁하거나 회사에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둥 비상식적인 요구는 반드시 거절해야 하며,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도 거절하거나 반드시 차용증을 쓰는 등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부분 사기나 갈취 범죄가 그러하듯 골프장 풀뱀이나 풀제비를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가능한 본인 지갑을 열지 않고, 상대의 비상식적인 요구에 법적으로 맞서며 빈틈을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Golf Journal

 

 

Credit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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