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히로인 안시현, 쉰데렐라에서 다시 신데렐라로…
한국여자오픈 히로인 안시현, 쉰데렐라에서 다시 신데렐라로…
  • 김지연
  • 승인 2016.07.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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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데렐라에서 다시 신데렐라로…

한국여자오픈 히로인 안시현

 

딸 그레이스와 함께 방송 인터뷰하는 안시현

2003년 LPGA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단번에 ‘골프계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그녀는 처음 주목을 받았던 것에 비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그 후 결혼·이혼 등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골프선수로서의 존재감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2014년 새로운 각오로 국내 투어에 복귀해 재기를 노렸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았고, 상금랭킹 30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다 2016년 6월, KLPGA투어 최고 권위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의 왕좌를 거머쥐며 다시 한 번 감동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파란만장 안시현과의 우승후 인터뷰!

담당 김혜경 기자 사진 및 자료 KLPGA 제공

 

Profile

출생 1984. 9. 15

신체 169cm, B형

데뷔 2002년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KLPGA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 우승

2004 LPGA 올해의 신인왕

KLPGA 엑스캔버스오픈 우승

2003 LPGA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

 

12년만의 우승을 축하한다. 우승 소감은?

우승할 지 몰랐다. 정체기여서 편한 마음으로 대회를 치르고 하반기에 잘해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욕심없이 차분히 임했던 것이 우승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언제 우승 예감을 했나?

선두권이라는 것은 11번홀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다 16번홀에서 버디를 하고 나서 소름이 끼쳤다. ‘됐다. 이제 됐다. 편하게 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에 박성현 선수의 추격으로 연장전을 생각하고 퍼트연습을 하고 있는데 갤러리 분들이 핸드폰으로 보시고 우승인 걸 알려줬다. ‘진짜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승 순간 어떤 감정이 들었나?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해내는구나’라는 느낌이었다. 시상식 할 때 눈물이 났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목포로 했었나? 원래 이번 대회 목표는 4일 내내 이븐파를 치는 거였다. 샷메이킹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핀위치도 까다로울 것이고 러프에 들어가면 그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아서 티샷은 무조건 페어웨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도록 연습했고, 어프로치는 볼 스피드를 많이 생각했다.

현역 생활은 언제까지 할 예정인가?

몸 관리를 잘 하면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몇 살까지라는 것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골프선수가 나의 천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요즘 선수 생활을 즐기고 있다.

코스가 어려웠는데 그동안의 경험이 도움이 됐나?

신인 선수보다는 더 많은 바람을 맞았을 것이고, 더 어려운 핀위치와 긴 러프에서 샷을 해봤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디를 피해야 하고 어디는 공격을 해도 되겠다라는 것은 정확하게 보인다.

투어 복귀 시 우승이 목표였나?

투어에 다시 복귀할 당시 자신감과 컨디션으로는 굉장히 잘 치고 우승도 한두 개는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쉬다가 복귀를 하고, 또 출산을 한 이후라 운동을 하고 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쉽게 회복이 안됐다. 그래서 우승이 점점 멀어져 갔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이왕 다시 시작한거 그만둘 때 후회가 없으려면 우승은 한번 꼭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목표를 수정하고 다시 열심히 했다.

대회장에 딸이 왔던데, 딸이 많이 축하해줬나?

부모님이 조금 멀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대회장에 오신다. 그럼 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딸은 우승이 뭔지 아직 잘 모른다. 꽃 받고 우승컵 받고 카메라가 찍으니까 그거에 기뻐하고 있다. ‘엄마 잘한 거야?’ 이 정도 느낌이다.

딸도 골프를 시킬 것인가?

본인이 하고 싶다면 시키겠지만 내가 먼저 시킬 것 같지는 않다.

12년 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3주 전쯤에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걸 잘 잡아준 게 딸이다. 딸의 얼굴을 보니까 ‘내가 여기서 이렇게 그만두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옆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잡아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렇게 다시 열심히 하게 됐다.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목금토일 혹은 금토일은 대회 때문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아이를 거의 못보고, 월화는 꼭 아침에 직접 유치원에 보내준다. 7시쯤 아이가 일어나니까 같이 일어나서 아침을 먹이고, 8시반쯤 유치원에 보낸다. 그러고 나서 연습하러 갔다가, 5시반쯤에 아이가 돌아오니까 아이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그게 다 인 것 같다.

첫 우승과 지금 우승을 비교한다면?

예전에는 공만 쳤다. 하지만 마음고생을 해보니까 지금 우승이 마음에 더 와 닿고 뜻 깊다.

앞으로 갖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

타이틀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몇 위안에 들겠다. 몇 위를 해야겠다’라는 것에 스스로를 가두면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 매 대회 어떻게 즐기고 그 상황에서 이기고 잘 버텨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몇 등이나 그런 것을 정해두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후회없이 매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

 

 

 

어느 순간 골프가 자신의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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