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송영한의 비상
어린 왕자 송영한의 비상
  • 김지연
  • 승인 2016.03.1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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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송영한의 비상

스물다섯! 이제 어린 왕자라는 별명이 다소 쑥스럽게 느껴질 만한 나이다. 하지만 송영한의 시간은 남보다 느리게 흐르는 걸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천진한 미소년의 느낌이 가득하다.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우승 전적 없이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던 그가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드디어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뒷이야기부터 프로 입문, KPGA 3부 투어에서 시작해 아시안투어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스토리를 알아보자.

김혜경 기자 사진 KPGA 민수용 기자

 

Profile

출생 1991. 7. 12

신체 179cm, 71kg

데뷔 2011년 K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JGTO 아시안투어 SMBC 싱가포르 오픈 우승

2015 JGTO 신인상

JGTO 던롭 스릭슨 후쿠시마오픈 2위

JGTO JGT챔피언십 모리빌딩컵 시시도힐스 공동 2위

2014 JGTO 카시오월드오픈 공동 3위

KPGA 제1회 매일유업 오픈 공동 2위

2013 인도네시아 PGA챔피언십 공동 2위

발렌타인 한국프로골프대상 신인상

KPGA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2위

KPGA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공동 2위

 

조던 스피스 누르고, 프로데뷔 첫 우승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월 1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코스(파71·7,398야드)에서 막을 내린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3·미국)의 추격을 1타차로 누르고 얻은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이 대회는 최종 4라운드가 악천후로 하루 연기되면서 긴 승부가 펼쳐졌다. 2타 차로 앞서 있던 송영한은 경기가 중단되기 전 16번 홀에서 3.5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고, 스피스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둘 다 이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송영한이 1타 차 리드를 지켰고, 마지막까지 선두를 유지해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 징크스 이제 안녕!

2011년 KPGA 프론티어투어(3부 투어) 상금왕 출신인 그는, 이후 2013년 KPGA 코리안투어에 뛰어들어 그 해 KPGA 명출상(신인상)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상금랭킹 15위를 오르며 JGTO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3번씩 준우승에 머물며 우승경력이 없었다는 점! 그는 JGTO겸 아시안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으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도 204위에서 113위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27위), 김경태(66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순위로, 오는 8월 예정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 가능성에도 희망을 가져볼만 하다. 그는 “올림픽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올림픽에 나간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능성 있는 선수에서 위너로

사실 싱가포르오픈에서 송영한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조던 스피스와 함께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안병훈

(25·CJ오쇼핑), 일본에서 5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일본투어 상금왕을 획득한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 등 우승 후보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그가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것은 아니다. 처음 골프를 접한 것은 5살 무렵,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아버지를 따라 부대 내 골프연습장에서 장난삼아 골프채를 휘둘렀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골프를 시작한 뒤 집중력이 높아지고 침착함을 가지게 됐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골프에 푹 빠져 계룡대 골프연습장에서 묵묵히 연습만 했다. 이후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한 그는 박영민 교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회상한다. 중·고등학교 때까지 골프를 숨 막히는 전쟁처럼 생각하던 그에게 숨을 고르는 여유와 심리적 안정을 처음 안겨준 것이다.

3부 투어에서 1부 투어까지

이후 또래 친구들이 하나 둘씩 프로로 전향할때 KPGA 프론티어투어(3부 투어)의 문을 두드렸다.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한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1년 KPGA 프론티어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후, 2013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그는, 그 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3라운드까지 2위와 4타 차 선두로 나서며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당시 아마추어 선수

로 출전한 이창우(23·CJ오쇼핑)에게 우승컵을 내주었다. 이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그는 김도훈(27)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1.5m 버디 퍼트가 컵을 돌고 나오면서 또 다시 우승 기회를 눈 앞에 두고 무너졌다. 2014년 매일유업오픈에서도 공동 2위에 그쳤으며, 일본에서도 지난해까지 준우승만 3번 기록했다. 또한 3라운드까지 선두에 있다가 최종일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아 멘탈이 약하다는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우승 그 후

우승후 인터뷰에서 송영한은 “그토록 기다리던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타 한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다만 조급함이 없어지고 조금 편한 마음이 든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라고 밝히면서 “현재 KPGA 코리안투어가 많이 위축됐는데 첫 우승도 한 만큼 우리나라 프로골프의 활성화를 위해 되도록 국내 대회도 많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우승을 해서 여러 타이틀을 획득하고 싶다”고 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그가 체감하는 우승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축하전화와 메시지가 정말 많았다는 점. 또한 그는 첫 우승이라 우승 당시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준우승 징크스를 떨쳐낸 것이 가장 의미가 크다고 답했다. “목표를 두기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 우승은 많이 할수록 좋을 것 같다. 해보니 정말 좋더라. 하지만 승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매 경기 발전해가는 좋은 선수가 되겠다.” 3부 투어 프로로 시작해 아시안투어를 제패하기까지 큰 성장을 거둔 송영한!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아시안투어 시드를 받았다. 어린 왕자처럼 귀여운 미소를 간직한 그가 세계적인 별로 거듭나길 응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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