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프로|골프에 있어 진실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경훈 프로|골프에 있어 진실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 남길우
  • 승인 2014.07.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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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있어 진실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경훈 프로
 
글|김혜경 기자, 사진|정 훈 기자
 
Profile
이경훈 프로
前 최경주 프로 플레잉코치
김세영 프로 전담코치
최경주재단 골프꿈나무 지원사업단장
판교 클럽 S 골프연습장 소속 프로
 
고3 겨울은 특별했네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는 고3 겨울방학 무렵 삼촌이 운영하시던 서울 장안동 소재 대원골프연습장에서 골프와 처음 만났다. 워낙 볼을 가지고 하는 운동을 다 좋아하던 터라 골프는 어떤 운동일까 호기심이 작동했다. 어린 마음에 정적으로 보였던 골프가 ‘뭐, 얼마나 어렵겠어!’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웬걸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게다가 제대로 맞았을 때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공을 지켜보는 것은 신세계를 만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절친 최경주 프로와의 인연도 이 골프연습장에서 시작되었다. 프로지망생 시절인 1987년에 만난 둘은 고민을 털어놓고 의지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했다.
 
이경훈-최경주, 두 친구의 우정
세월이 흘러 한 친구는 세계적인 프로가 되었고, 한 친구는 골프지도자가 되었다. 한때 둘은 같은 꿈을 꾸었기에, 이경훈 프로 입장에서는 잘 나가는 친구 앞에서 주눅이 들 수도 있고 상실감이 느껴질 법도 하지만 친구가 골프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며 기쁨을 함께 했다.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그렇고 참 달랐죠. 경주는 외모도 선이 강하고 성격도 남자다운 편이고, 저는 외모도 선이 가는 편이고 성격도 순한 편이거든요. 기본 성향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계산 없이 진심으로 대해서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27년 지기 친구인 둘은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최경주 프로의 스윙스타일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잘 아는 그이기에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최 프로의 플레잉코치로도 활동한 바 있고, 최 프로가 미PGA에서 뛰면서 경기가 잘 안풀릴때 가끔씩 전화를 걸어 속내를 털어놓기도 하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2011년과 2012년까지는 SBS골프아카데미에 최경주 프로와 동반 출연하기도 했고, 2008년부터는 최경주재단 골프꿈나무 지원사업단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둘은 골프계 절친으로 통하며 훈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골프지도자의 길
처음엔 그도 투어프로를 꿈꾸었지만 중간에 허리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투어프로의 꿈을 접고 골프지도자라는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그는 “허리 부상이 결정적 원인이 되긴 했지만 멘탈도 문제였다.”고 자책했다. 평소에 잘하다가도 부담감 때문에 중요한 경기에서는 영락없이 무너지는 것이 더 문제였다고….
스스로 뼈아픈 경험을 했던 그는 골프지도자가 되면서 본인이 겪은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이 부담감과 중압감 때문에 시합을 망치지 않도록 멘탈트레이닝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좋은 성과로 이어져 골프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레슨에서 그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기본기와 마음가짐이다. 모든 운동과 마찬가지로 기초 실력은 기본이 되어야 하고, 마음의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마음의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발휘할 수 없다는 말이다.
“샷은 똑바로 잘 치는데 점수를 못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나하나의 샷은 좀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전체적인 공략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OB를 냈어도, 70m 퍼팅에서 실패를 했어도 실수를 바로 인정하고 미련을 버리고 그 상황을 잘 극복해나가면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결국 게임 매니지먼트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래서 그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샷을 연습하기보다 최고의 게임을 위해 노력하라고 강조한다. 부분적인 것에 집착하다가 전체 시합의 흐름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 생활패턴, 열정, 주변 환경 등 골프를 위한 준비과정을 중요시한다.
 
 
 
주니어 레슨을 시작한 이유
주니어레슨은 6년전 최경주 재단 골프꿈나무 지원사업단장직을 맡으면서 시작하게 됐다. 이곳에서 일하다보니 소질과 가능성은 있는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스코어에 대한 압박 때문에 주눅 들어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가 주니어골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두 가지다. ‘열정을 갖으라는 것과 그 열정을 즐기라는 것.’ 그리고 그는 좋은 선수가 되기에 앞서 좋은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간혹 주니어들의 경우 볼을 잘 치게 되면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생각은 본인을 일정한 틀 안에 가둬놓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막아버린다고 지적했다.
 
김세영 프로와의 인연
김세영 프로와는 4년째 지도자와 선수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그와 손을 잡은 이후 김 프로는 KLPGA 시즌 3승을 거뒀고, 주변에서도 서로 상승작용을 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는 “세영이는 성격자체가 긍정적이고 밝다. 기본기도 잘 갖춰져 있어서 어느 누가 가르쳤어도 잘 칠 선수였다.”며 자신의 공에 대해 손사래를 친 후 “오히려 내가 김세영 선수를 지도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참 즐거웠고,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재 고3인 아들(이희영)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 고민이었는데, 세영이가 가끔 만나 영화도 보여주고 친누나처럼 잘 대해줘서 덩달아 아들 성격이 많이 밝아진 거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김 선수 아버지, 오빠에 이르기까지, 김세영 선수 가족과도 워낙 스스럼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단다.
 
 
 
골프는 내 인생의 동반자
그에게 있어 ‘골프는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한다.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우고, 골프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많아 한 평생 함께 해야 할 것 같단다.
인터뷰를 마치며 레슨을 하면서 느낀 아마추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류를 지적해달라고 하니 ‘난관에 빠졌을 때 미리 안 될 것이다라고 지레 판단하는 것과 자신의 실력에 상관없이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의욕이 앞서 무모한 도전을 펼치는 문제’를 지적했다. 너무 자신감이 없어도, 너무 자만해도 안 되고 자기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이 신중하게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조근조근 자신의 골프인생과 골프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의 모습에서 골프를 대하는 진중한 자세가 느껴졌다. 조용하지만 골프에 있어서 진실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그의 말처럼, 그는 조용하지만 강한 포스를 지닌 사람이다.
최경주 재단 후원문의 02-556-1026, http://www.kjchoi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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