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케팅에 진심인 대기업들
골프 마케팅에 진심인 대기업들
  • 김태연
  • 승인 2023.08.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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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골프 마케팅은 골프계에는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골프가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프로스포츠의 태동

 

스포츠는 고대 그리스에서 열렸던 올림픽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의 삶과 함께하고 있었지만, 특정 계층이 즐기는 놀이의 성격이 강했고 그 범위도 한정적이었다. 그러다가 산업화 이후 스포츠의 범위가 확대됐다. 

사람들은 스포츠를 여가선용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늘어나는 스포츠 인구는 스포츠가 보다 대중성을 가지게 했고 직접 스포츠를 즐기지 않고 보고 즐기는 하나의 오락수단으로 발전하도록 했다. 

이에 산업화가 가장 먼저 진행된 유럽에서는 축구로 대표되는 프로스포츠가 태동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리그가 생겼고 많은 경기가 늘렸다. 사람들은 그 경기를 보기 위해 기꺼이 금액을 지불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스포츠의 역사는 경제적 풍요로움이 더해지며 더 다양해졌고 거대 자본이 유입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변모해갔다. 

자본들은 프로스포츠로 충분히 수익 창출을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커진 프로스포츠는 더 많은 대중의 관심과 함께 시장이 커지고 더 많은 이익을 불러왔다. 이를 통해 스포츠는 돈이 되는 산업이 됐다. 자본의 유입은 더 급속히 진행됐고 스포츠는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 됐다.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 스포츠

 

그리고 현대에 와서 스포츠는 그 자체의 수익 외에 중요한 마케팅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인기 프로스포츠의 강한 대중성과 이로 인한 미디어 노출의 증가는 현대 산업에서 중요한 요소인 홍보,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에 유리했다. 

이에 현재 인기 프로스포츠에서는 거대 기업들이 구단을 운영하기도 하고 프로스포츠를 중요한 광고, 마케팅에 이용하기도 한다. 실제 프로스포츠 경기를 보면 국내외 대기업들의 광고를 볼 수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대기업을 스폰서 참여는 보편적인 일이 됐고 광고비 역시 천문학적이다.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미식축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볼 경기의 광고비는 상상 그 이상이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이 기꺼이 광고비를 지불하는 건 그만큼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본 골프

 

이런 스포츠 마케팅적 측면에서 골프는 최근 크게 각광받는 스포츠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여타 인기 프로스포츠에 뒤지지 않는 인기와 미디어 노출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을 주도하는 포털의 스포츠면에서 골프는 당당히 그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관련 콘텐츠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들어지고 노출되고 있다. 그에 따른 대중들의 반응도 점점 뜨겁다. 

대중들의 큰 관심은 골프에 대한 광고효과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했고 수많은 대기업이 골프투어나 각종 콘텐츠의 스폰서로 나서거나 광고주로 나서게 했다. 또한, 박세리를 시작으로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는 스타 골프 선수들은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스폰서로 나서 지원하고 있다. 

 

박세리와 타이거 우즈를 통해본 골프 마케팅

 

우리 골프에서 높은 벽이었던 LPGA 진출의 개척자인 박세리는 애초 그 성공 가능성에 있어 우려의 시선도 있었고 투어 참가를 위한 스폰서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박세리의 스폰서로 나서며 안정적으로 투어에 참가할 수 있었고 빠르게 적응하며 수많은 우승 기록을 남겼다. 

박세리의 성공은 삼성의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졌고 박세리를 활용한 광고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에 박세리와 삼성의 만남은 중요한 골프 마케팅 성공의 사례가 됐다. 박세리는 골프 선수로서도 큰 발자취를 남겼지만, 골프 마케팅의 성공 가능성을 실현한 인물이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이런 성공 사례가 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용품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나이키와 미국 골프 최고 스타 타이거 우즈의 만남이 그것이다. 나이키는 미국 최고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의 협업으로 에어 조던 시리즈를 성공시키는 등 다양한 스포츠에서 성공을 거듭했지만, 골프에서만큼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용품 전문 회사들에 밀려 그 인지도가 크지 않았다. 

나이키와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전통을 중시하는 골프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하지만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타이거 우즈는 흑인이었지만, 어려서부터 골프 신동으로 주목을 받았고 PGA 투어에 본격 진출한 이후에는 빠르게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타이거 우즈가 흑인 골프 선수로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상징성과 함께 그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는 골프팬들에게는 매우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그의 활약이 커질수록 그가 입고 등장하는 나이키 마크가 선명한 골프웨어의 인지도도 커졌다. 타이거 우즈 등장 이후 나이키는 골프에서도 선두를 다투는 회사로 거듭났다. 

 

대기업이 골프 마케팅에 적극적인 이유

 

이런 예에서 보듯 골프는 매우 글로벌한 스포츠이고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광고효과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또, 골프의 특성상 아직은 골프를 즐기는 데 있어 비용과 시간이 타 스포츠에 비해 더 많이 소요된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더 있는 이들이 많고 큰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즉, 광고나 홍보의 효과가 매출과 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은 골프에 대한 대기업들이 골프 마케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성별과 연령의 한계를 넘어서며 골프 인구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대기업들의 관심을 커지게 하고 있다. 

구매력이 뛰어난 골프 인구에 SNS 사용에 능한 젊은 골프 인구의 증가는 골프 마케팅의 효과를 더 극대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전히 각종 방송에서 골프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골프의 마케팅적 가치를 유지하게 하고 있다. 

이런 대기업들의 골프 마케팅은 골프계에는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골프가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은 골프투어를 더 풍족하게 하고 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경기의 질을 높이고 골프 콘텐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게 한다. 

 

자체 역량 키우기의 중요성

 

그러나 대중들이 골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골프계는 대기업의 스폰서, 광고 참여로 얻은 풍족함에 매몰되기보다는 자체적인 콘텐츠 역량을 키우고 가치를 증진시키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광고나 스폰서 유치가 아닌 자체적인 콘텐츠 역량으로 중계권료나 자체 상품 등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골프는 분명 큰 호황기에 있고 그 저변에는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자본의 본질은 이익추구라는 점이다. 대기업들이 골프 마케팅에 열성적으로 나서는 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안 되면 냉정하고 돌아서는 게 자본이다. 

당연히 자본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아니지만, 자본의 성향에 따라 골프가 그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함께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골프계는 풍요 속에 자리한 그 이면을 항상 살펴야 한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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