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디오픈 챔피언십..."가장 어려운 코스로의 귀환"
2018 디오픈 챔피언십..."가장 어려운 코스로의 귀환"
  • 이동훈
  • 승인 2018.07.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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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카누스티의 카누스티 골프클럽에서 11년만의 순환

[골프저널] 카누스티. 골프장의 명칭과 명성 하나만으로 많은 이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그 이름. 타이거 우즈는 제147회 디오픈 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곳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만큼 스코틀랜드의 전통적인 링크스 코스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인위적인 골프장들과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디 오픈 챔피언십의 1라운드를 보던 중 이 골프장을 처음 본 사람은 "관리가 안된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한국의 다른 골프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모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게 바로 이 카누스티다. 대회의 우승자들이 오버파의 줄을 잇는 골프장으로 파71로 세팅됐지만, 7402야드에 이르는 가장 긴 코스이자 모든 순환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다. 디 오픈 챔피언십은 10개의 순환코스에서 경기가 이루어진다. 디 오픈 챔피언십의 대표적인 코스인 세인트 앤드류스에서는 5년에 1번씩 경기가 치러지며, 나머지 코스는 10년에 한 번씩 경기를 치룬다. 이 골프장은 그린과 페어웨이가 상당히 딱딱하며, 러프의 길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스코틀랜드의 벙커는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깊은 벙커로 자칫 잘못하면 10개의 타수를 잃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이곳을 카누스티(Carnoustie)라 부르지 않고 'Car - Nasty(심각한)'로 부른다.

이 골프장의 명성은 골프를 즐겨 시청했던 사람이면 익숙하다. 1999년 디오픈 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의 장방 드 벨드(프랑스)의 18번 홀이 가장 인상 깊다. 17번 홀까지 3타를 앞서 나가던 그의 18번 홀의 플레이는 그 자체로 악몽, 해저드에 빠진 그의 공은 자세를 잡기 전에 볼이 잠기며 벌타로 드롭을 했지만, 더 깊은 라이에 들어가 버린다. 그는 그 상황을 "그 라이는 정말로 끔찍했다"고 한다. 결국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며 폴 로리(스코틀랜드)와 연장에서 폴 로리에게 우승을 내줬다. "손 쓸 수 없다"는 이야기가 쉴세 없이 나오는 상황이고, 그때의 악몽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곳을 쉽게 잊을 수 없었다. 당시 우승을 놓친 장방 드 벨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TV 해설자가 장방 드 벨드에게 "퍼터로 하면 더블보기 했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이후에 다시 카누스티를 찾아서 퍼터로 18번 홀 코스를 쳤다. 그리고, 그가 기록한 건 정말 더블보기의 스코어. 그게 화근이였을까 악몽은 3년간 계속됐다. 이혼과 부상에 이은 수술. 그의 모습은 이때가 마지막이였다.

한 사나이를 악몽 속으로 던져버린 골프장이자, 투박함이 또 다른 멋을 내는 바로 그곳에서 지금 디오픈 챔피언십이 치러지고 있고, 그 아성에 또 다른 사나이들이 도전하고 있다. 한국인 5명을 포함해서 아시아의 많은 스타들 또한 이 골프장에서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른 이들과의 경쟁이 아닌, 'Car-Nasty'와의 경쟁을 말이다. 그리고, 그 경쟁에서 승리하는 아시아인의 탄생을 기원한다. 

글 이동훈 사진 Asian 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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