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농약 사용 이대로 좋은가
골프장 농약 사용 이대로 좋은가
  • 나도혜
  • 승인 2024.03.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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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농약이 필수적이지만,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골프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지만 그만큼 많은 자원이 소모되며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들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골프장과 파크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찬반양론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 또한 환경 문제와 관련이 크다. 

골프가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스포츠인 건 맞지만,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농약 사용에 대한 환경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골프장 잔디 관리를 위해 많은 양의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농약은 잡초, 병충해 등을 방제하기 위해 사용되며 골프장의 잔디를 푸르고 아름답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매년 증가하는 잔류 농약 검출 골프장

 

환경부의 ‘골프장별 농약사용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고자 뿌린 농약이 601t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86t이며 2021년에는 213t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또 1ha당 농약 사용량을 늘리는 골프장은 148곳으로 확인됐다. 

이런 농약 사용의 증가도 문제지만 잔류농약이 검출되고 있는 골프장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2019년 골프장 539곳 중 443곳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었는데 2020년 541곳 중 487곳, 2021년 545곳 중 522곳에서 농약이 확인된 만큼 3년 연속 잔류농약이 검출된 골프장이 398곳에 달한다. 

골프장의 과다한 농약 사용은 인근 지역 주민과 골퍼의 건강을 해치며 토양과 수질 오염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골프장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행위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환경오염행위 적발 골프장은 총 187곳에 달했다.

 

발암물질까지 살포한 부산 골프장

 

부산 지역에서 또한 골프장 관리를 위해 쓰이는 농약 사용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관계 당국 검사 때 검출된 농약 중에는 발암 성분을 함유해 유럽연합에서 살포를 금지한 농약도 포함됐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해운대컨트리클럽 등 부산 골프장 12곳을 대상으로 2023년 농약 잔류량 검사를 진행한 결과 12곳 골프장 모두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연합이 금지한 ‘이프로다이온’은 네 번째로 많이 검출됐다. 이프로다이온은 국제 암 연구기관인 IARC와 유럽연합에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된 살균제이다. 사실 골프장마다 잔디 관리를 위해 농약을 뿌리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부산 지역 골프장 농약 사용량 또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새 2.3t에서 4.12t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문제는 농약 사용과 관련한 자세한 규제 기준이 없어 해결하기 더욱 어려운 문제다. 현재 물환경보전법은 골프장 사용 금지 농약만 규정되어 있으며 사용량과 잔류 농약에 대한 허용 기준은 없다. 이런 이유로 무한정 농약을 살포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농약 사용에 대한 억울한 입장

 

골프장에는 환경 파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입장이다. 골프장에 가면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1급수에 사는 송사리, 민물 가재를 비롯해 뻐꾸기, 딱따구리 등이 사는 골프장도 적지 않다. 또 농약 사용에 대해서도 살균제로 많이 쓰는 크로로타로닐을 맹독성 농약으로 분류한 점을 지적했다. 

한국잔디연구소는 농약을 급성 독성에 따라 맹독성, 고독성, 보통 독성, 저독성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이때 클로로타로닐은 가장 낮은 등급인 저독성에 속하는 살균제라는 의견이다. 또 2020년 농약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통계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이면 코로나19 특수 상황으로 골프 호황이 시작된 때라며 골프장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잔디를 관리하는 농약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여전히 골프장 농약 사용이 환경 파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잔디 관리를 위해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골프장의 입장도 이해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한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골프장 농약 사용으로 인한 문제

 

농약을 과하게 사용하면 토양에 축적되어 토양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토양 오염으로 인해 식물 성장을 저해하고 토양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 또 빗물이나 관개수와 함께 하천이나 호수로 유입되어 수질 오염을 일으킬 위험도 크다. 수질 오염으로 물고기, 수생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며 사람의 건강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골퍼들이 라운드를 즐길 때 피부, 호흡기, 눈 등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저농약, 무농약 재배 기술을 개발해 농약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친환경 제초제, 살충제를 사용하여 농약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 사실 골프장 농약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골프장, 골프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농약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골프장 역시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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