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가을 모기 비상… 모기의 습격을 막으려면

2021-09-29     나도혜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동물은 무엇일까? 바로 모기다. 매년 7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기로 인해 사망하며, 그 외에 수많은 피해를 낳고 있는 ‘인류의 공적’이다.

대한민국에서 모기의 해악은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처럼 심각하지 않다. 모기는 사람에게는 말라리아, 황열병, 뎅기열, 일본뇌염 등을 옮기며 반려동물에게는 심장사상충을 옮길 수 있는 ‘질병의 보고’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비교적 해악이 작은 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도 모기는 충분히 해로운 존재다. 특히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 또 골퍼를 맞이해야 할 골프장으로서 모기는 지겹기 짝이 없는 난적이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성인이 모기에 물려 생명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모기가 윙윙대며 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가신 일이다. 실내에서도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쉬운데, 야외 라운드 도중 모기가 날아들면 집중력이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거나 아예 경기를 망치기 십상이다. 경기 후 온몸에 모기 물린 자국이 생기는 건 덤이다.

 

골프장 가을 모기 주의보

 

올여름은 폭염 때문에 모기의 활동이 저조했다. 하지만 여름에 활동이 저조했던 만큼 가을에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의 모기 개체수 모니터링에 따르면 9월 첫 주 모기 개체수는 전월 동기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중순 이후 폭염이 가라앉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가을 모기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 때문에 10월까지 모기 활동이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본뇌염을 유발하는 작은 빨간집모기는 서늘한 날씨에 유독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염병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골프장에서는 가을 모기를 물리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그리고 골퍼는 어떻게 라운드 중 가을 모기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골프장에서 모기는 박멸 대상이다. 모기가 들끓는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고 싶어할 골퍼는 없다. 실내 공간에 자리 잡고 있어 비교적 모기 구제가 수월한 스크린골프장과는 달리 골프장은 야외에 자리 잡고 있고, 잔디밭에 해저드까지 방치하면 모기 천국이 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심지어 일반 모기보다 크고 물릴 때 고통도 큰 일명 산모기, 흰줄숲모기도 기승을 부린다. 그 때문에 골프장에서도 모기 구제에 적극적이다.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막기 위해 해저드를 관리하는 건 물론, 성충이 된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방역을 시행하고는 한다. 골프장에서 농약을 치는 이유 중 하나가 모기 구제를 위해서다.

물론 완벽한 조치라고는 할 수 없다. 아무리 해저드를 철저히 관리하고, 방역을 해도 모기를 박멸하기는 어렵다. 모기 잡겠다고 농약이나 살충제를 과도하게 쓰면 또 다른 문제가 터지기 쉽다. 그렇기에 보다 친환경적인 대응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친환경 해충구제로 주목받는 성비 교란 미생물 ‘볼바키아’ 모기는 미국 골프 업계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볼바키아 모기는 볼바키아 세균에 감염된 모기를 뜻한다. 이 세균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교미한 암컷 모기는 부화를 하지 못하는 알을 낳게 되며, 결국 모기 전체의 숫자가 줄어드는 원리다.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기 때문에 수컷 모기의 숫자가 늘면 그만큼 사람을 무는 암컷 모기의 비율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19년 여름부터 일반 가정이나 숙박시설은 물론 골프장을 상대로 볼바키아 모기 보급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 환경부에서도 2020년 볼바키아를 활용한 친환경 해충구제를 연구하는 등 미래의 모기 구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기 습격에 대비하기

 

하지만 아직 골프장에서 가을 모기를 완벽하게 막는 건 어렵다. 결국, 골퍼 개개인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야간 라운드를 하는 골퍼는 모기의 주목표다. 모기의 주 활동 시간은 해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다. 야간 라운드에서 ‘모기와의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골프장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야간 방역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골퍼 개개인도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입는 옷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긴 소매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모기 피해는 확실히 줄어든다. 밤 기온이 다소 높더라도 상의와 하의 모두 밝은색의 긴소매 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짧은 옷을 입고 드러난 맨살은 모기에게 있어 가장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향이 진한 향수나 화장품도 피하는 게 좋다. 모기는 물론, 벌 등 다른 벌레까지 자극하거나 유인할 수 있다.

피부가 노출된 곳, 그리고 옷이나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모기를 막기 위해 모기 기피제를 쓰는 것을 권할 만큼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다. 화학 모기 기피제가 찜찜하다면 전기로 작동하는 휴대용 모기퇴치기를 쓸 수도 있다. 한 가지 방법만 쓰는 것보다는, 여러 방법을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모기에 예민하다면 긴 옷을 입고 화장품에 신경을 쓰며 모기 기피제나 퇴치기까지 빈틈없이 준비하면 확실히 모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모기에 물렸다면 무작정 참는 것보다는 벌레 물림 치료제를 바르는 게 좋다. 특히 모기장에 자주 출몰하는 흰줄숲모기는 보통 모기에 물렸을 때보다 후유증이 크다. 모기에 물린 후 가려움을 견디지 못해 긁다 덧나는 것보다는 치료제를 바르는 게 훨씬 낫다.

폭염 때문에 여름에 힘을 쓰지 못했던 모기가 가을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골프장에서 가을 모기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은 가을 모기를 박멸하는 건 어렵다. 골퍼 개개인이 모기를 막기 위한 수칙을 준수해야 ‘모기의 공격’에서 벗어나 훨씬 쾌적한 라운드를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GJ

 

 

By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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