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의 5년에 걸친 특허침해 소송 승리를 바라보며

2021-07-20     김상현

 

골프존이 카카오VX와 에스지엠(SGM)을 상대로 특허침해를 주장하며 시작된 소송전에서 승소했다. 2016년 골프존의 특허침해 주장과 함께 시작되어 5년간 계속된 소송전에서 최종적으로 대법원이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며 골프존의 승전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문제의 발단

 

이 사건은 2016년 골프존이 카카오VX와 에스지엠에서 자사가 보유한 스크린골프 비거리 조정 기술에 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되었다. 골프존이 보유한 특허는 게임에서 공이 놓인 지형의 조건과 공이 타격되는 매트의 조건을 고려하여 비거리를 적절히 조정하는 기술이었고, 이 특허를 바탕으로 스크린 골프장에서 실제 필드와 비슷한 환경 속에서 공을 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매트를 만들어 서비스했다. 이후 카카오VX, 에스지엠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관련 제품을 생산했다.

이에 골프존은 카카오VX와 에스지엠이 자사의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카카오VX와 에스지엠은 이 주장을 반박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골프존은 자사가 보유한 특허기술의 범위가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반해, 카카오VX는 문제가 된 ‘매트 조건 등을 고려해 비거리를 계산하는 방법’ 모두가 골프존 특허 범위 내에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전개

 

1심 재판부는 카카오VX와 SGM이 골프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며 특허 침해 제품과 관련한 생산설비 등을 전량 회수·폐기하고 골프존이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골프존이 보유한 특허의 범위를 좁게 인정했고 이를 근거로 카카오VX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재판 후 카카오VX의 문태식 대표가 “이번 판결로 카카오VX의 스크린골프 서비스가 가진 기술 능력이 입증됐다”고 인터뷰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먼저 특허발명의 보호 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며,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건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법리적 기준으로 본 사건을 평가해 볼 때, 골프존이 보유한 특허는 시뮬레이션 결과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거리 조정에 있어서, 지형조건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조건과 매트조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하도록 하였다는 점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일정한 제한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조건을 고려해 비거리를 조정하는 방식이 포함돼 있다면 골프존의 비거리 조정 방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고, 피고인 카카오VX의 제품도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해석의 차이

 

결국 골프존의 특허 기술을 넓게 해석하느냐, 좁게 해석하느냐가 결과를 갈랐다고 해석할 수 있다. 2심 재판부가 골프존의 특허 기술 범위를 좁게 해석하였다면, 대법원에서는 지형과 매트를 함께 고려하는 큰 틀에서의 방식이 같다면 그것만으로도 특허 침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며 골프존의 특허 기술 범위를 넓게 해석한 것이다.

 

골프존에 해피한 결말

 

대법원에서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사건에서 골프존의 승리는 확실해졌다. 이후 진행될 파기 환송심은 대법원에서 골프존의 손을 들어 준 결과를 기준으로 진행하기에 이 재판에서도 골프존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골프존은 파기 환송심에서 골프존이 보유한 비거리 감소율 관련 특허기술을 침해한 카카오VX와 에스지엠의 실시 제품이 자사의 허락 없이 유통 및 판매되어 사용된 데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강수 골프존 대표이사는 “골프존은 세계적인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연구개발 및 특허권 확보에 투자해왔다”, “이번 판결로 골프존의 독창적인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 시뮬레이션 기술력이 입증됐다” 며 5년간의 특허 재판에 승리한 기쁨을 밝혔다.

 

대법원 판결 그후

 

이번 재판의 승자인 골프존은 자사의 특허권을 지킨 것은 물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대법원에서 논란이 된 비거리 조정 기술에 대해 ‘지형조건과 매트조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하도록 했다는 점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라고 평가하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못을 박은 이상, 해당 기술은 특허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온전히 골프존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에서 관련 기술을 활용하려면 원천기술을 확보한 골프존의 허락을 받거나 구매하여 사용해야 한다.

패소한 카카오VX와 에스지엠으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카카오VX는 이번 재판에서 쟁점이 된 기술을 더 이상 쓰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기존에 기술을 쓴 데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VX와 에스지엠이 문제가 된 기술을 사용한 데 대해 책임을 얼마나 질지는 파기 환송심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의 의의는?

 

이번 재판은 스크린골프에서 기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스크린골프는 첨단 IT 기술에 기반을 둔 종목이기에 그만큼 기술력의 의존도가 높고, 기술을 둘러싼 다툼 역시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특정 회사만이 가진 기술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진다면 그로 인한 다툼 역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특정 기업이 가진 기술력의 차이가 제품의 차이로 이어지고, 이는 고객이 보고 체험하는 그 순간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다시 한번 기술력의 우위를 인정받은 업계 1위 골프존. 그리고 업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카카오 VX등 후발주자들의 기술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GJ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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