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볼 과학

2021-04-13     김태연

 

지름 42.67㎝, 무게 45.93g의 골프볼에만 1만 4천 건이 넘는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
이 작은 볼에는 어떤 기술과 과학이 숨겨져 있을까?

 

스피드와 방향성을 좌우하는 골프볼에 적용된 기술

 

유명 브랜드의 골프볼에는 1~4의 숫자가 각인되어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오해하여 또는 마음에 드는 숫자의 골프볼을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지만 4인 플레이가 기본인 골프 라운드에서 같은 브랜드의 골프볼을 사용하는 골퍼끼리 혼선을 막기 위한 용도라는 것을 알게 되면 다소 허탈함을 느낄 수 있다. 
골프 초기에는 나무를 깎아 만들거나 셔틀콕과 같이 거위나 오리의 털을 채운 볼 등을 사용했으며, 현재는 합성고무를 맨틀로 감싸고 우레탄과 같이 탄성이 높은 소재로 마감한 골프볼을 주로 사용한다.

 

형태, 무게, 크기가 규정된 공인구 

 

지름 42.67㎝, 무게 45.93g의 골프볼에만 1만 4천 건이 넘는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 디자인과 상표까지 합하면 5만여 건에 달할 정도로 이 작은 골프볼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골프볼은 제조사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탄성이 높은 폴리부타디엔(Polybutadiene)을 코어로 사용하고 이 코어를 열가소성, 내한성이 뛰어난 아이오노머(Ionomer)가 감싸고 있다. 커버는 우레탄 또는 탄성이 높은 고부가 합성수지인 엘라스토머(Elastomer)로 되어 있다. 
골프볼은 코어를 감싸고 있는 맨틀과 커버의 수로 구분을 한다. 2피스는 코어와 커버만으로 된 골프볼이며, 3피스는 ‘코어+맨틀+커버’로 되어 있으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골프볼이다. 이중 코어 또는 2겹의 맨틀로 된 4피스, 5피스 골프볼도 있다. 
골프볼을 만드는 제조사에서는 초급자일수록 낮은 피스의 골프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샷을 했을 때 좌우로 휘는 슬라이스와 훅이 덜하며 비거리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2피스 골프볼에 비해 비거리는 줄어들지만, 방향성이 우수하고 회전량이 많은 3피스는 싱글 골퍼들에게 추천된다.

 

프로들이 사용하는 4피스?

 

TV에서 골프 중계방송을 보면 그린에 떨어진 볼이 순간 역회전하면서 홀컵 방향으로 끌려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3피스, 4피스의 골프볼은 이런 스핀 전용으로 인식되어왔다. 따라서 프로선수들은 비거리와 방향성, 스핀까지 강화한 4피스, 5피스 골프볼을 사용하지만, 골프클럽을 피팅하듯이 골프볼도 본인의 스윙과 샷, 퍼포먼스를 분석해서 피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티샷, 페어웨이, 러프, 벙커, 프린지, 그린 등 위치에 따라 14개의 골프클럽을 번갈아 사용하지만 골프볼은 라운드 내내 모든 샷을 칠 때 사용하는 단 하나의 골프용품이기 때문이다. 골프볼의 구조와 재질도 비거리와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만 샷을 했을 때 골프볼이 변형되는 경도 또한 골프볼이 가지는 중요한 기능이다. 보통 색깔이나 숫자로 이 경도를 표시하는데 경도가 높을수록 회전량이 줄어들고 반발력은 높아진다. 검은색은 경도 100 이상을 나타내며 프로선수들이 주로 사용한다. 빨간색은 경도 90을 의미하며 남성 주말골퍼들이 사용하면 좋다. 파란색은 경도 80을 의미하며 초보 또는 여성 장타자, 초록색의 경도 70 골프볼은 여성 골퍼가 사용하면 좋다. 
이 경도는 골프볼이 아닌 포장된 박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피팅 시 헤드 스피드에 따라 알맞은 경도의 골프볼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골프볼에 적용된 또 하나의 물리학, 딤플

 

야구공에는 108개의 실밥이 있다. 물체가 진행하는 방향과 수직 방향의 힘으로 인해 이동 경로가 휘어지는 현상을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라고 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더 강력한 속도의 직구, 공의 방향이 휘어지는 커브 등을 던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실밥이다. 
골프볼에는 400여 개 전후의 딤플이 있다. 날아가는 골프볼에는 아래로 떨어지려는 중력과 골프볼의 표면을 따라 흐르는 공기 저항으로 인해 항력이 발생한다. 이때 골프볼 뒤에 생기는 진공을 줄여 공기 저항을 분산시키고 양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딤플의 역할이다. 항공기 날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딤플이며 베르누이의 정의(Bernoulli’s theorem)가 적용된 것이다. 
골프볼 딤플은 채공시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비거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 딤플의 모양도 원형, 육각형 등 다양하며 일정한 크기가 아닌 크고 작은 크기의 딤플이 새겨진 것도 있다. 최근에는 오목한 모양이 아닌 볼록한 돌기를 추가한 이중 구조의 딤플 모양의 골프볼도 출시되고 있다.

 

골프볼도 유통기한이 있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골프볼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골프볼 제조사들에 따르면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실내, 상온에 보관한 경우 2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이미 포장을 뜯었거나 사용한 골프볼은 스크래치가 생기고 습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탄성이 줄어들게 되어 원하는 비거리나 방향성을 얻지 못할 수 있다. 사용한 골프볼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이내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특히 트렁크에 보관하는 것은 온도 변화가 심해 골프볼의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간혹 초보 골퍼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로스트볼을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러프, 해저드 등에 떨어져 찾지 못한 골프볼을 수거해 세척 후에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햇빛과 습기에 이미 노출이 되었던 볼이다. 다만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딤플의 손상이 적고 광택을 유지하고 있는 로스트볼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골프볼을 원한다면 제조사에 따라 골프볼에 원하는 플레이 넘버나 커스텀 문구를 추가로 새길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컬러의 골프볼도 고를 수 있다.
GJ

 

 

By 김태연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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