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골프 시장이 지속 가능하려면

2021-01-12     김태연

 

중고 골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가성비에 대한 호평과 관리 및 품질 부실로 인한 우려로 나누어진다. 이런 시각 차이에도 중고 골프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중고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언제나 둘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싼값에 기대 이상의 물건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호평하고, 다른 쪽에서는 관리가 잘되지 않는 중고 시장의 위험성을 우려한다. 어느 쪽이든 일리 있는 시각이다. 잘 사면 그야말로 ‘가성비 갑’이지만, 못 사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왜 존재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 골프 시장의 성장

 

중고 골프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고 골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가성비에 대한 호평과 관리 및 품질 부실로 인한 우려로 나누어진다. 이런 시각 차이에도 중고 골프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 사태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새 제품이 아닌 중고 제품을 찾는 경향이 증가한 가운데, 중고 골프 시장 역시 이러한 시장 분위기의 수혜자가 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발표한 ‘2020년 중고거래 취향 리포트’에서 중고 골프용품의 거래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중고 골프 시장은 나날이 성장 중이다.
이처럼 중고 골프 시장이 성장한 것은 중고 골프용품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중고거래 문화의 변화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골프 업계에서도 악질 중고 상품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악질 중고 상품이나 악질 판매자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역시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중고거래 업체들은 사기 혹은 악질 판매자들을 막기 위해 다양한 개선책들을 내놓고 있으며, 덕분에 구매 시 조금만 신경을 써도 사기 혹은 악질 판매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중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젊은 계층에서 중고거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 또한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로스트볼 시장

 

중고 골프 시장 활성화는 중고 시장 전체의 성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고 골프 시장이 업계 전체의 성장에 편승한 것은 아니다. 중고 시장의 성장 속에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면서도, 골프 중고 시장의 자생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고 골프 시장을 대표하는 물건으로 먼저 로스트볼을 꼽을 수 있다. 골프 전문 쇼핑몰에서 ‘중고용품’을 검색하면 로스트볼로 도배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쓰고 버린 공’, 혹은 ‘가짜’라는 이미지 때문에 로스트볼을 꺼리는 골퍼들도 있지만, 로스트볼의 가성비에 반해 애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로스트볼의 품질 검증이 어려운 데다 메이커를 속인 ‘짝퉁 로스트볼’이 범람한 탓에 이를 꺼리는 골퍼들도 많았다. 
스펙을 속이는 것은 물론, 로스트볼을 세척하고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이름 없는 메이커의 공을 타이틀리스트 같은 고급 메이커인 양 속여 비싸게 판매하는 양심 없는 업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로스트볼 시장이 커지면서 믿을 수 있는 업체와 판매처가 늘어났고, 지금은 지갑이 넉넉지 못한 골퍼들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중고 골프클럽 시장

 

중고 클럽 시장 역시 호황이다. 특히 젊은 나이에 새로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클럽 시장 역시 크게 확대되었다. 젊은 골퍼들은 뛰어난 신체 능력으로 강하게 스윙을 하는 데다 골프장을 비롯해 골프 연습장, 스크린 골프장 등 클럽을 다루는 기회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클럽 교체 주기도 빨라졌다. 
이 때문에 매번 새 클럽을 구매하기 곤란한 젊은 골퍼들이 저렴하면서도 상태가 좋은 중고 클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것이 중고 클럽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고 클럽 시장 움직임과 함께 중고 클럽의 품질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 중고 클럽 중에서도 가능한 상태가 괜찮은 상품, 그리고 본인의 스타일과 신체 스펙에 맞는 제품을 찾는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판매자들도 이들의 욕구에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체적인 품질 검사를 거치는 것은 물론, 중고 클럽 시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새 클럽뿐만이 아니라 중고 클럽을 시타하고, 스윙 분석까지 거쳐 본인에게 맞는 중고 클럽, 중고 샤프트 등을 추천받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형 업체들의 관심 

 

유통업계나 대형 골프 업체들도 중고 골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백화점에서 중고 골프용품을 판매하거나 혹은 매입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중고 골프 시장의 눈부신 성장세에 국내 대형 유통업계에서도 본격적으로 중고 골프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기존 대형 중고 플랫폼의 세력이 워낙 강한 탓에 유통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업계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중고거래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면 이런 매력적인 시장을 유통업계나 대형 골프 업체에서 놓치지 않을 리 없다. 
국내 스크린 골프 업계 1위인 골프존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골핑’에서 로스트볼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할 만큼 대형 업체의 중고 시장 진출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도 중고 골프 상품에 꾸준히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1999년 일본에서 설립되어 일본 최고의 중고 골프용품 판매장이 된 ‘골프파트너’의 국내 진출 등 기존 중고 골프 전문 매장도 플랫폼도 중고 골프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고 골프 시장의 성장은 예측이 아니라 현실이다. 중고 골프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으며, 수많은 업체가 이미 시장에 뛰어들거나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고 골프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게 확실시되는 지금, 양적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해 더욱 건전한 방향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하기 위한 대책 역시 마련해야 할 때일 것이다.

 

 

GJ 글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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