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J탐방 중국 골프장 최초의 한국인 여성 총경리 김영미의 체험기

2019-06-11     김주범

중국 골프장 체질 고치기

 

골프저널 지난해 중국 심양 용산국제골프클럽 총경리직을 맡아달라고 제안 받은 나는 긴 고민 끝에 그 제안을 수락하기로 결정하고, 그곳 골프장이 긴 휴장을 끝낸 올해 3월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영미

현 아이지에스컨설팅㈜ 대표이사
현 김영미 컨설팅 대표이사
현 중국 심양 용산국제골프클럽 집행 총경리
현 한국골프장마스터연합회 초대회장
현 중국골프장협회 중국골프장 서비스 부문 자문위원

 

내가 총경리직을 제안 받은 중국 심양 용산국제골프클럽은 위치 특성상 동절기가 길어 오랫동안 휴장을 한다. 무려 5개월간 휴장이다. 이 긴 휴장기간이 이 골프장의 경영적 측면에서의 딜레마로 인력 운영에도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다.

어쨌든 내가 이곳 총경리로서 내 방식대로 운영을 한지 2달이 되어간다. 한국에서는 1주일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금방 금요일이 됐는데, 이상하게 이곳 중국에서는 2달밖에 지내지 않았는데 심리적으로는 거의 2년은 된 듯 하다.
그래서 가끔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볼 때가 있다. 아마 긴 근무 시간도 한몫 할 테고, 일이 계속 제자리걸음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손으로 움켜쥐면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매일매일 뭔가하루 종일 하는데 집에 갈 땐 손에 몇 개 쥐지 못한 그럼 느낌을 매일매일 받았다.

 

중국 골프장 체질 개선

 

아무 성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줄 알았던 내게 어제 한 간부가 “감기를 약으로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체질 개선을 통해 고치는 사람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데 “매일 모래알을 잡는 듯한 막막한 기분이었는데, 나의 행동과 업무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로비에 비치된 재떨이 두 개를 지속적으로 비우게 하는데 걸린 시간만 2달이 되어간다. 적어도 하루에 내가 직접 비우는 것이 매일 5회에서 6회이며 또한 매일 매 순간 그 문제를 놓고 잔소리를 한다.
나의 멈출 줄 모르는 집요한 잔소리와 무심하게 방치된 재떨이의 모습에서 창과 방패를 연상하게 된다. 집요함과 무관심은 창과 방패다.
나의 집요함이 강한 지 직원들의 내 직무가 아니라는 무관심함이 강한 지는 몰라도 이곳에 온지 2달이 되어가는 지금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직접 재떨이를 치우고 있으면 뛰어와 재떨이를 뺏고 자신이 하겠다고 하는 직원도 생기고, 스스로 재떨이를 비우는 직원도 생겨났다.
사실 2달 동안 이 하나만 파고 또 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 놈만 팬다’는 말처럼 하나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이런 실천들이 하나, 두 개씩 늘어가길 바란다.

 

문화적 차이 이해하기

 

자신의 담당업무 외에 무관심한 것은 비단 중국에 있는 우리 골프장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역시도 담당업무가 정해지면 자신의 업무만 쳐다보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중국은 이런 현상이 사회현상처럼 이곳 저곳 여러 곳에 만연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잘못이라기보다는 그냥 자라오면서 체득한 자연스런 평생의 습관과 관념이며 문화일 것이다. ‘잘잘못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내가 이곳에서 적응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이다. 그래서 좀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 이것이 내가 이들과 소통하는 지점이다.
잘못된 행동이라고 귀결해버리면 비판이나 비난으로 수위가 넘어가니 어느 지점부터는 그러려니 하고 웃으면서 내가 치운다. (여기서 나도 안 지치고 끝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구역의 경우 책임 소지가 분명하지 않으니 전혀 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시킬 땐 반드시 정확하게 책임자를 정해 책임을 묻고, 혹시나 잘못 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이 부분이 해결됨을 알았다. 나도 조금씩 현지화 되어가고 있고, 그들을 좀 더 많이 이해하는 입장이 되어간다.
나는 과거에 10년 정도 이런 저런 중국을 경험한 바 있기에 ‘중국을 조금 안다’는 교만도 있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정말 그건 겉 표면의 약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것이 중국 골프장 조직 안으로 깊이 들어와 그 조직 안에서 직접 체험하고 부대끼고 갈등하며 얻은 지혜이다.
중국 골프장 최초의 한국인 여성 총경리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며 매일매일 한발한발 걸어간다. 많은 갈등의 연속이며 많은 감정적 소모를 겪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내겐 모든 것이 새롭게 배우는 현장이며 경험을 얻는 생생한 학습현장이다. 다행히 이곳 회장님께서 나와 언어적 소통이 가능하며, 또한 나의 업무 스타일을 지지하고 존중해주신다.
조직을 장악해야 그 다음이 이뤄지는 것이므로 나는 솔선수범이든, 업무 역량이든, 인간적인 매력이든, 권력의 자리이든 그 어떤 것으로도 조직 전체의 리더로서 자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난제와 애로가 있겠지만 인생의 전환점으로 도전을 위해 뛰어든 만큼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열심히 나아가리라. Golf Journal

 

 

Credit

김영미 사진 김영미

magazine@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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