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LPGA 생애 첫 우승자들
2016 KLPGA 생애 첫 우승자들
  • 남길우
  • 승인 2016.07.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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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

2016 KLPGA 생애 첫 우승자들

프로선수들은 누구나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임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은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기도 하다. 어떤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한 후 스타로 급부상하며 ‘부와 명예’를 얻는 경우도 있고, 어떤 선수는 단 한 번의 우승 기록을 남기면서 투어 생활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첫 우승은 그동안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노력과 기대에 대한 보상 그리고 앞으로 또 걷게 될 길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주는 중요한 시작임을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글 김범연 기자 사진 KLPGA 제공

*2016년 6월 경기까지 기준

김해림, 데뷔 9년 만의 생애 첫 우승

 

Profile

출생 1989년 9월 8일, 서울

데뷔 2007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제3회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 우승

올 시즌 생애 첫 우승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김해림(27·롯데)을 꼽을 수 있다. 김해림은 지난 5월 8일 KLPGA투어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7년 프로데뷔 후 9년, 2009년 정규투어 데뷔 후 130개 대회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김해림은 경기 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생애 첫 우승의 꿈을 이뤘다”면서 “대회 기간에 제가 우승했다는 신문기사가 나오는 꿈을 꿨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웃었다. 2007년에 투어프로의 길을 선택한 김해림은 매 시즌 여러 대회에서 우승권에 들다가도 뒷심 부족으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5시즌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2위에 올랐던 것이 그동안 최고 성적이었다. 그녀는 “최종라운드에서 항상 무너지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서 그런 징크스는 없어질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와도 최종라운드에서 자신있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015시즌 종료와 함께 김혜림은 2016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제일 먼저 멘탈강화에 힘을 썼다. “겨울에 3개월동안 멘탈 코치님과 함께 멘탈이란 것을 처음 배워봤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배웠다. 코스에서 좀 더 침착할 수 있었고 마지막 날에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김해림은 매년 상금의 10퍼센트를 기부했고, 2부 투어를 뛰던 2007년부터 매년 상금에서 일부를 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그래서 별명이 ‘기부 천사’다. 그의 팬클럽 회원들도 김해림이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1000원씩 기부하고 있다. 2012년 KLPGA투어 복귀 후 지난해까지 누적 기부액 1억원을 돌파, KLPGA 회원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멤버가 됐다. 첫 우승 상금은 전액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던 김해림은 2016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 우승상금 1억원 전액을 기부하며 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따뜻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장수연, 6년 전 실수는 잊었다

 

Profile

출생 1994년 9월 15일, 광주

데뷔 2012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

2013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준우승

2010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준우승

프로 데뷔 4년차 장수연(22·롯데)이 73전 74기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장수연은 지난 4월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6187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2016시즌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1개, 이글 1개, 버디 7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8언더파 64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3라운드서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수립한 코스레코드와 타이 기록이다. 17번홀까지 공동선두로 출발, 연장의 기운이 감돌던 18번 홀에서, 장수연은 그린 주위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 극적인 이글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달성한 장수연에게는 고등학생 시절인 2010년 현대건설 서울경제오픈 준우승이라는 '아픈 기억'이 있다. 그녀는 당시 2위였던 이정은에게 2타 앞선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15번 홀(파4)에서 석연치 않은 2벌타를 받아 연장전까지 가면서 패했다. 15번홀에서 캐디백을 플레이 선상에 놓고 쳤다는 이유로 스코어카드 제출 직전에 2벌타를 적어내야 했던 것이다. 골프규칙 8-2는 스트로크가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 선상 또는 선 가까이나 그 홀을 넘어 연장선 위에 어떤 장비도 세워두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때 판정에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후 프로로 데뷔, 2013년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 2014년 7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015년 6월 비씨카드 한경레이디스컵 등에서 세 차례나 2위를 기록,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며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올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지각 첫 승을 올린 후 지난 5월 15일 막을 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2승을 거뒀다. 두 대회 모두 마지막 날 우승에 쐐기를 박는 이글을 기록하며 이룩한 역전 우승이었다. 또한 올 시즌 두 번의 우승과 함께 처음으로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도 출전하면서 도전과 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너졌을 때 어떻게 하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는 그녀는 “골프에서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배선우, 준우승 단골 꼬리표를 떼다

 

Profile

출생 1994년 3월 1일

데뷔 2012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E1 채리티오픈 우승

2015 한화금융 클래식 2위

BOGNER MBN 여자오픈 2위

장수연과 같이 2012년 프로에 데뷔한 배선우(22·삼천리)는 작년 2015시즌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다 잡았던 생애 첫 우승을 연장전 혈투 끝에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29일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두며 ‘준우승 단골’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을 풀었다. 또한 최종합계 20언더파 196타를 적어내 54홀 최소타를 작성했으며, 대회 첫 날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하며 2008년 신지애 이후 8년 만의 노보기 우승으로 또 다른 신기록도 세웠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배선우는 우승이 없었던 지난 3년여간 조급함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자신과 함께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김효주(21·롯데), 백규정(21·CJ대한통운), 김민선(21·CJ오쇼핑)은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부럽기도 했지만 자존심도 상했다. 배선우는 “욕심이 생기더라. 그리고 ‘나는 왜 안 될까’란 분석도 많이 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승한 선수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난 공감이 안 되더라. 그런데 우승을 해보니 이해가 갔다. 여유란 걸 알게 됐다. 시야가 넓어지고 주눅들지 않게 되더라. 역시 골프의 마지막은 ‘멘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우승을 하고 싶다고 해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다보면 하늘에서 ‘열심히 했으니 우승해’라고 정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승하기 위해선 운도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운이란 자신감인 것 같다. 그동안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데뷔 4년차 조정민, 베트남에서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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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994년 11월 26일

데뷔 2012년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위

더 달랏 at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조정민(22·문영그룹)이 지난 3월 27일에 끝난 올해 창설 대회인 KLPGA투어 더 달랏 앳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며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LPGA 투어 더 달랏 앳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총 상금 5억, 우승 상금 1억)은 KLPGA 투어 2015년 상금랭킹 상위 63명과 베트남, 호주, 태국, 싱가포르 등 각국 협회 추천 선수 등 108명이 참가하는 수준높은 대회다. 조정민은 아홉 살 때인 2003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뒤 그곳에서 골프를 시작했다. 뉴질랜드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으며 2011년 세계여자아마추어대회를 제패, 아마추어 통산 25승을 거뒀고 뉴질랜드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는 선의의 라이벌이자 대표팀 동료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조정민은 “리디아 고와 좋은 언니 동생”이라면서 “나보다 3살 어리지만 룸메이트여서 친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한국국적을 회복하며 2012년 KLPGA 프로 자격을 얻고 ‘MY문영 골프단’에 입단했다. 2013년부터 KLPGA투어에서 경기를 뛴 조정민은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투어 진출 3년째까지 성적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녀 에게 한국 프로무대는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달랏 앳 1200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의 첫 우승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떨쳐버렸다. 조정민은 “리디아 고가 우승할 때마다 연락을 했다. 우승했으니 나도 연락해서 자랑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무명의 반란, 박성원

 

Profile

출생 1993년 5월 9일

데뷔 2012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제6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

2014 카이도골프 그랜드CC 드림투어 11차전 우승

6월 KLPGA투어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를 제치고 예선전을 거쳐 올라온 무명의 박성원(23)이 그 중심에 있다. KLPGA투어 2년차인 박성원은 지난 6월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6187야드)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2위 하민송(20)을 5타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성원은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작년에 또래 선수보다 다소 늦게 KLPGA투어 무대를 밟았지만 25차례 대회에서 톱 10은 한번 뿐이었고 벌어들인 상금은 3134만원에 그쳤다. 상금순위 91위에 머문 그는 시드전을 다시 치렀으나 54위로 부진했다. 올 시즌 조건부 출전권자인 박성원은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 앞서 열린 11개 대회 가운데 5개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3차례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출전 대회수가 너무 적어서 평균타수를 비롯한 각종 기록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롯데칸타타 여자오픈도 출전 자격에 미달했지만 예선전 11위로 간신히 출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은 물론, 올해 KLPGA투어 대회 출전권과 함께 내년과 2018년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사실상 앞으로 3년 동안 출전권 걱정이 사라진 셈이다. 또한 이 대회 우승으로 내년에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아 또 한 번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기회도 얻었다.

박지영, 신인왕 출신의 저력을 보여주다

 

Profile

출생 1996년 3월 2일

데뷔 2014 KLPGA 입회

주요 수상

2016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2015 삼천리 Together Open 3위

KLPGA투어에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지난 시즌 신인왕이었던 박지영(20·CJ오쇼핑)이 지난 6월 12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CC(파72·6478야드)에서 열린 2016 KLPGA 투어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 4000만원)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지난해 프로에 데뷔 이후 1년 만에 감격적인 K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1라운드를 공동 4위로 마감한 뒤 2라운드부터 단독 1위로 올라선 박지영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 장수연에게 동타를 허용하며 팽팽하던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장수연은 14번홀(파4)에서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되어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결국 2타차로 앞선 박지영은 15번홀(파5)과 16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박지영은 지난해 투어에 데뷔, 우승은 없었지만 신인왕 포인트 1784점을 획득하며 지한솔(20·호반건설), 박결(20·NH투자증권) 등을 따돌리고 2015년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시즌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 3위, 올해에도 5월까지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4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숏게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 박지영은 “동계훈련 때 숏게임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다. 특히 퍼트할 때 어드레스를 고치고 퍼트감 연습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에는 고친 것이 잘 안 맞아 떨어졌는데 대회를 치르면서 감을 찾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 가지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올 시즌부터 CJ오쇼핑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경기에 집중할 수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박지영은 2016시즌 또한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 3승이 목표라는 그녀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KLPGA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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