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메이드 : 롱게임의 거룩한 계보
테일러메이드 : 롱게임의 거룩한 계보
  • 이동훈
  • 승인 2018.01.08 06: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저널=이동훈 기자, 사진=셔터스톡, 아시안투어, 골프저널DB]

 

롱게임의 계보 M1, M2과거나 지금이나 테일러메이드(Taylormade)가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롱게임, 바로 비거리가 우선인 우드류들이다. 테일러메이드가 2017년에 출시한 드라이버 M1과 M2는 비거리와 정교함까지 갖춘 드라이버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2016년 나이키가 골프 장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계약이 종료된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도 바로 이들 드라이버를 선택했다. 타이거 우즈는 2016년 버전 M2 드라이버와 M1 우드를 로리 맥길로이는 2017년 버전 M2 드라이버와 M2 우드류를 선택했다. 이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는 프로와 아마추어 통틀어 가장 좋은 드라이버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나이키 듀오의 선택을 받기 전에도 테일러메이드와 함께 롱게임의 계보를 잇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세계랭킹 1위에 랭크되어 있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다. 더스틴 존슨은 테일러메이드의 M1 드라이버와 우드류로 장타와 정교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2017년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 또한 2017년 로리 맥길로이와 더스틴 존슨은 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1위와 2위로 M1과 M2 드라이버의 탁월한 능력을 입증했다. 

 

[사진설명=M시리즈 드라이버를 건내는 저스틴 로즈]

 

과거 테일러메이드의 계보테일러메이드는 태초부터 우드를 선택한 회사다. 1979년 영업사원이었던 게리 아담스는 자신의 집을 담보로 24,000달러(한화 2,616만원)를 대출 받아 일리노이주의 매켄리의 텔레비전 조립 공장이던 곳을 임대했고, 테일러메이드 골프(Taylormade Golf Company)는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다. 당시 회사는 직원 2명에 오직 한 골프채를 팔았는데, 바로 12도 로프트의 메탈 우드였다. 이 메탈 우드는 퍼시몬(감나무) 우드와는 다른 모양이고 다른 소리가 났다. 미스샷을 줄이고, 훨씬 치기 쉽게 멀리 나가도록 고안된 것이다.1979년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PGA 머천다이즈쇼에 이 메탈 우드를 들고 참가한 게리 아담스는 단일품목으로 47,000달러(한화 5,123만원)의 수익을 냈다. 이어 1980년 ‘피츠버그 퍼시몬’이라고 불리는 투어용 드라이버를 발표한 테일러메이드는 9도의 로프트로 된 메탈 드라이버를 발표했다. 1981년 이 테일러메이드의 드라이버로 첫 우승한 선수는 론 스트렉으로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하며 테일러메이드를 알리고, 인기몰이를 해 그해 테일러메이드는 1,200,000달러(한화 13억 8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이후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PGA투어와 LPGA투어의 선수는 총 7명까지 늘어나며 미국 골프용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점 더 탄탄히 다졌다.  

전설, 버너의 시작1983년 테일러메이드는 헤드 표면에 딤플을 주어 공기역학 기술을 접목한,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 버너 드라이버를 만든다. 이 시절 버너 드라이버는 7도의 로프트로 만들어졌는데, 이때부터 테일러메이드는 버너 시리즈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길 원하며 여러 버전을 발표한다. 이때 만들어진 분류 중 대다수는 지금까지 사용된다. 버너, 투어버너 등으로 나뉘기 시작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용자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버너의 시그니처 로고인 불꽃 모양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버너의 이름을 단 모든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버너의 성공으로 테일러메이드를 1984년 살로몬기업에서 인수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1986년 테일러메이드는 자사의 용품을 사용하는 선수들을 위한 투어 밴을 미국 내의 대회장 등 필요한 곳으로 보내면서, 선수들에 대한 관리 및 피드백을 시작했다. 이 피드백이 빛을 보았을까? 1988년 테일러메이드의 버너 드라이버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U.S OPEN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둔다. 골프 장비의 역사가 바뀐 계기가 된 우승으로, 1990년부터 메탈 우드는 골프 장비 시장에 정착하게 된다. 게리 아담스의 실험 정신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나무로 된 퍼시몬 우드를 사용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테일러메이드의 실험여기서 멈추지 않고 테일러메이드는 수 없는 실험에 들어간다. 1996년 TI 버블이라는 티타늄 골프채를 만들어 판매했고, 한동안 업계는 티타늄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2000년도에 들어 헤드의 사이즈를 다르게 하거나, 골프채에 무게추를 변경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술의 발전에 큰 노력과 정성을 들였다. 한국에서 버너 시리즈가 가장 익숙해진 시기는 골프 붐이 일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무렵 스크린골프 게임을 만든 골프존의 등장으로 골프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비시즌에도 날씨와 상관없이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고급 스포츠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졌고 많은 신규 골퍼가 양성됐다. 이때 테일러메이드의 버너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각 스크린골프 매장에 비치되며, 테일러메이드하면 버너라는 공식을 만든 일화가 있다. 이때 매장에 비치된 테일러메이드 제품들은 대체로 병행수입 제품이 많았는데, 그때 당시 가장 싸고 가성비가 좋았기 때문이다.실제로 버너 아이언은 초심자가 치기 매우 좋은 채지만 수많은 스크린골프장에 보급되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지금은 테일러메이드 제품의 고급화와 프리미엄 채들의 증가로 그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지만 말이다.  

버너 아이언의 보편화로 되짚어 보는 역사테일러메이드 아이언은 버너와 TP시리즈로 나뉜다. 1980년부터 시작된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의 역사는 1986년 버너 드라이버의 우승보다 10년이 뒤처진, 1996년 버너 버블 아이언을 사용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이때부터 테일러메이드는 롱게임을 아이언에 접목한다. 정확히는 1999년부터 아이언 비거리에 관심이 생긴 테일러메이드는 아이언에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한다. 미드 사이즈 등으로 사이즈를 조절하고, 텅스텐 및 니켈 등으로 아이언 헤드의 금속을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무게를 줄이고 늘리고를 반복하면서, 최적의 비거리를 찾아 나섰다. 물론 테일러메이드는 TP(투어 프리퍼드)시리즈를 함께 제작해 투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머슬백, 머슬캐비티백, 캐비티백 등의 아이언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최근의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은 스피드 포켓 기술을 아이언에 접목해서 비거리용 아이언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이때의 TP 아이언을 제외한 아이언들의 우승 확률이 현저히 낮아서 의문이 생기곤 했다. 그 이유는 비거리 증가를 위한 스피드 포켓 기술이 롱아이언(4~7 아이언)에만 삽입되어, 비거리 일관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차후에는 TP 아이언에도 스피드 포켓이 들어가면서 그러한 의문이 해소됐으며, 더스틴 존슨과 제이슨 데이 등 많은 선수가 테일러메이드의 아이언으로 세계랭킹 1, 2위를 유지하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지금은 그러한 부분들이 완전히 사라졌다. 

 

[사진설명=테일러메이드 R시리즈의 계보]

 

우리도 있다. R시리즈와 M시리즈테일러메이드의 2000년도는 R시리즈의 전성시대라 해도 무방하다. 1997년 아디다스가 살로몬그룹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테일러메이드를 가져온다. 살로몬그룹은 다시 핀란드의 아머스포츠에게 매각되었지만, 테일러메이드는 아디다스에 남는다.그러한 과정에서 R시리즈와 M시리즈는 아디다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버너는 꾸준한 판매로 회사의 기둥이 되는 시리즈였으나,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R시리즈는 2001년 300시리즈로 시작해 R5, R7을 거쳐 R9, R11 등을 선보이며 15년간의 드라이버 기술을 기념하는 R15까지 출시한다. R시리즈의 등장으로 버너 시리즈는 초보를 위한 클럽으로 변경되었고, 대다수의 프로 선수들이 R시리즈의 드라이버를 투어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때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는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다. 항상 드라이버 사용률 1위를 고수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골프장비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당시 골프장에 가면 많은 골퍼가 크라운이 하얀 드라이버를 사용했는데, 99% 테일러메이드였다.이후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버의 흥행을 등에 업은 R시리즈 아이언을 출시해 좀 더 많은 고객층을 노리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반면 당시 R시리즈 아이언은 일부 투어 선수들을 제외하곤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투어에 적합한 TP시리즈의 일관성 때문이었다. R15시리즈를 마지막으로 2016년 테일러메이드는 M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지금의 많은 선수가 사용하는 드라이버인 M1과 M2로 많은 흥행을 가져왔지만, 이 흥행이 얼마나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2017년 아디다스가 테일러메이드와 결별을 선언했다. 2017년 4억 2,500만 달러(한화 4,632억 5,000만원)에 KPS 캐피털파트너스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면서 앞으로의 새로운 라인이 생길지에 대한 부분은 지켜봐야 할 듯 하다.미국의 골프채 리뷰 사이트인 마이골프스파이(Mygolfspy)에 따르면 2013년에는 테일러메이드가 드라이버와 아이언까지 압도적인 판매량과 투어 사용률을 기록했으나, 2015년부터 지금까지 드라이버를 제외하고 다른 채들은 캘러웨이 및 다른 브랜드에 그 자리를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설명=테일러메이드를 사용하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

 

2018년 테일러메이드는? 과거 나는 “테일러메이드는 골프용품업계의 애플이다. 그들이 만드는 제품은 창조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고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끌어 모으는 매력에 있다. 가장 미래지향적인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가 요즘 시장에 타협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2000년 이후에 테일러메이드의 모든 론칭 행사에 참여했고, 그때마다 그들이 내놓은 새로운 시도와 실험에 감탄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인수한 아담스 골프의 기술을 헤드 모양과 이름만 바꿔서 출시하는 모습에서 ‘더 이상 색다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테일러메이드는 롱게임 콘셉트를 누구보다 잘 잡은 용품회사다. 골퍼들에게 소위 말하는 ‘장비병’이라는 것을 심어준 것이 바로 이런 골프용품사들의 개성이다. 2018년도에는 또 어떠한 제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르나 그들의 강점인 창조와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실험을 보았으면 한다. 

magazine@golfjournal.co.kr

ⓒ 골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