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계 결산 및 전망
프로골프계 결산 및 전망
  • 남길우
  • 승인 2014.01.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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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가 밝았다. 제2의 타이거 우즈 전성시대가 이어질지, 박인비의 선전은 계속 될 지, 리디아 고의 프로데뷔 성적은 어떨지, 한국 필드를 점령할 남녀 선수는 누구일지, 골프팬이라면 궁금증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지난 2013년 세계 남녀프로골프투어와 국내 남녀프로골프골프투어를 돌아보고 올 시즌 프로골프계를 미리 점쳐보자.글 | 김혜경 기자 사진제공 | KPGA, KLPGA

 

 

 

지난 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활이다. 섹스스캔들 및 이혼으로 얼룩진 개인사와 함께 성적도 내리막길을 걸어 다시 정상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우즈는 2013년 시즌 다시 한 번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며 우즈의 시대 제2막을 예고했다.사실 우즈의 정상탈환은 2012년 시즌 3승을 거두고 세계랭킹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것이긴 하다. 결국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3월 캐딜락챔피언십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8월 브리지스톤 우승 등 2013년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으로 5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지난해 PGA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 타수상까지 모두 우즈 몫이었다.애덤 스콧(호주)은 호주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챔프에 등극하며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다. 반면 2012년 골프계 황태자로 부상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해에는 무관으로 전락하며 암울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PGA 투어 16개 대회에 출전했던 매킬로이는 우승은 커녕 톱 10에 다섯 차례밖에 들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2012년 세계랭킹 1위를 비롯해 PGA투어 상금랭킹, 평균타수, 다승 1위에 오르며 신 골프황제에 등극했던 그는 불과 1년 만에 세계랭킹 6위, 상금랭킹은 49위로 추락했다.우즈의 상승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우즈에게서 예전의 카리스마를 찾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난해 다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얻은 데다 타고난 골프천재인 우즈가 전성기 기량을 어느 정도 되찾았으니 말이다.2014년 시즌 우즈가 애덤 스콧, 저스틴 로즈, 로리 매킬로이 등의 도전을 뿌리치고 1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한국선수들은 지난해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2년간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배상문(캘러웨이)을 필두로 젊은 피의 도전이 계속될 예정이다. 상금랭킹 95위로 투어카드를 지킨 이동한, 2부 투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규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노승열(나이키골프)이 PGA투어의 벽을 넘기 위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양용은(KB금융그룹)은 2009년 PGA선수권 우승 자격으로, 최경주(SK텔레콤)는 상금랭킹 85위로 간신히 시드를 유지해 2014년 시즌 PGA 투어에서 활동한다.

 

 

 

지난 201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세계랭킹 1위 박인비(KB금융그룹)를 선두로 한 한국여자프로들의 선전이 유독 돋보인 한해였다. 단적으로 상금랭킹 TOP 10안에 한국선수가 5명(박인비, 유소연, 최나연, 김인경, 박희영)이나 됐다는 점만 보더라도 한국 낭자들의 활약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지난해 한국여자프로들은 LPGA 무대에서 총 28개 대회에서 11승을 올렸다.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의 신지애(미래에셋 자산운용)의 우승을 시작으로 박인비가 6승, 이일희(볼빅), 박희영(하나금융그룹), 리디아 고, 양희영(KB금융그룹))이 1승씩 보탰다.특히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3연승 등 6승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고, 2년 연속 상금왕의 고지를 점령했다.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박인비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시동을 건후, 노스텍사스 슛아웃 우승,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을 거뒀다. 또한 US여자오픈마저 석권하면서 무려 63년 만에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시즌 통산 6승으로 2001·2002년 박세리가 남긴 한국 선수 시즌 최다 우승 기록(5승)도 갈아치웠다.물론 아쉬움도 살짝 남았다.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한 해 4개의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했지만, 두 대회에서 중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이후 다소 하향세에 접어든 박인비는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반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잇따라 우승하며 투어에서 3강 체제를 구축해 막판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빅3’는 2013년 시즌 LPGA투어 전체 28개 대회 중 절반 가까운 13승을 합작했다.한편 아마추어 시절 프로대회에서 2승을 기록한 바 있는 리디아 고는 지난해 11월 25일 시즌 마지막 대회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후 지난 12월 8일 대만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시즌에는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 스테이시 루이스-빅 3의 각축전 속에 무서운 신예 리디아 고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큰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아투어에서 치러진 대회는 모두 14개, 한때 한 시즌 20개에 육박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안타깝기만 하다.2013년 시즌에도 해외파 선수들의 강세는 계속됐다. 발렌타인과 SK텔레콤은 브렛 럼포드와 매튜 그리핀(이상 호주)이 우승을 차지했고, 신한동해는 미 PGA 투어 소속 배상문(캘러웨이)이, 한국오픈과 CJ인비테이셔널은 미 2부 투어인 웹닷컴에서 뛰던 강성훈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지난 해 상금왕 타이틀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CJ인비테이셔널과 한국오픈에서 연거푸 2승을 거두며 상금 4억7천8000만원을 받은 강성훈(신한금융그룹)이 차지했다. 2011년 김경태(신한금융그룹), 2012년 김비오에 이어, 2013년 강성훈까지 3년 연속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에게 상금왕 타이틀이 돌아가 씁쓸함을 남겼다. 이들은 다섯 개 남짓한 대회에 출전하고도 거금의 상금을 챙겨 국내파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포기하고 국내 대회에 주력했던 류현우는 상금랭킹 2위, 대상 포인트 1위(3천555점)를 기록했다. 최저타수상인 덕춘상은 JGTO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김형성(현대하이스코)이, 신인상인 명출상은 송영한(핑골프)이 각각 차지했다.지난 2013년은 앞으로가 기대되는 새로운 강자들이 급부상한 한해였다. 평균 297.094야드로 장타부문 1위에 오른 김태훈을 비롯해, 재기에 성공한 허인회, 김기환, 맹동섭, 박준섭, 송영한 등. 이들은 기존 탑랭커인 김형태, 홍순상, 박상현, 강경남, 김도훈과 함께 KPGA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KPGA는 올 시즌 대회가 추가로 창설되고, 일부 대회는 상금도 증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침체에 빠졌던 한국남자골프의 부활을 기대해볼만 하다.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22개 대회에 총 상금규모 131억 원으로 14개 대회에 그친 남자프로골프 투어와 비교해 풍성한 한해를 보냈다.지난해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장하나(KT)였다. 장하나는 5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굳혀가다 8월 프로암대회에서 동반자의 공에 손등을 맞는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장하나는 10월 러시앤캐시와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제패하며 반격에 나섰고, 최종전인 포스코챔피언십을 공동 10위로 마무리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상금퀸이 됐다. 최종전 직전까지 포인트가 같았던 대상도 김효주(롯데)가 포스코챔피언십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포인트를 얻지 못해 장하나가 주인공이 됐고, 김세영(미래에셋)과 공동으로 다승왕(3승)에 올랐다.장하나는 지난해 상금왕(6억8954만원)과 다승, 대상(387점)까지 3관왕에 오르며 장하나 시대의 포문을 연 셈이다. 장하나의 가장 큰 무기는 장타다.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6.42야드로 2위. 멀리 치다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게 됐고 이는 그린적중률 1위(78.52%)로 이어져 홀당 버디, 또는 이글을 잡아내는 파 브레이크율이 KLPGA 투어 1위이니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다.반면 벙커 세이브율 21위, 리커버리율이 38위로 숏게임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특히 평균 퍼팅수는 60위로 가장 취약하다. 숏게임과 퍼팅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대회를 거듭하면서 퍼팅 역시 점점 좋아지고 있어 당분간 장하나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장하나에게 불과 1800여만 원 차이로 상금랭킹 2위(6억7020만원)에 오른 김세영도 맹활약을 펼친 한해였다. 김세영은 데뷔 3년차인 지난해 생애 첫 승을 거둔 후 2승을 추가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2013년 데이터를 토대로 보면 2014년에도 지난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빅3’-장하나, 김세영, 김효주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이들은 장타력과 정확도를 동시에 갖춰 한동안 KLPGA에서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장하나는 2014시즌 첫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월드레이디스 오픈에서 6위를 거둔 뒤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효주는 스윙윙 스커츠 4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12위, 김세영 스윙잉 스커츠 10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7위로 김효주와 김세영도 2014년 시즌을 무난하게 출발했다. 물론 이들도 섣불리 예측하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공교롭게도 2012년 2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김하늘과 시즌 3승을 기록하며 다승왕에 올랐던 김자영2, 2012년 대상 수상자 양제윤이 2013년 시즌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신인 중에서는 2014년 시드 순위전을 1위로 통과하고 2014 시즌 개막전 스윙잉 스커츠 월드레이디스 오픈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에 공동 4위에 오른 백규정(CJ오쇼핑)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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