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골프인문학> 골프장 혜택은 예우문제
<정노천의 골프인문학> 골프장 혜택은 예우문제
  • 남길우
  • 승인 2015.05.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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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혜택은 예우문제

최근 들어 경제 불황 여파를 타개하고 골프 시즌을 맞이해서 각 골프장은 온갖 혜택을 내세우며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그것까지는 좋은데 막상 골프장을 찾으면 첫 관문인 프런트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되기 일쑤다.가장 민간한 부분인 돈 문제로 제동이 걸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들에게 첫인상을 흐리게 하고 있는 사례가 더러 있다. 그린피 할인 행사나 아니면 어떤 카드사와 제휴를 맺은 뒤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데 골프장 경영 파트에서도 제대로 통일도 안 되고 프런트에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됐는지 매번 부딪히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렇게 되면 또 카드사로 연락이 가고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하고 골프장 로비는 혼란스럽다. 할인혜택은 골프장 불황을 타개책으로 맺은 제휴인데도 운영방식의 체계가 안 잡혔는지 혼선이 야기되고 자꾸 제동이 걸린다.“아니 할 말로 골프장에서 1만원을 할인해 주는 게 큰돈은 아니지 않습니까? 자기 골프장을 찾아온 골퍼에게 그런 대우를 해주면 골퍼들은 그냥 있지 않을 것입니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골프할 능력이라면 그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예우의 문제로 다가들지요. 적어도 골프를 즐기는 사람에겐 돈 1, 2만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개중에는 한 푼이라도 아쉽고, 깎는데 실리를 찾는 알뜰 골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로 접근된다고 봅니다.” 수지에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모 사장의 언급이다.프런트에서 계산을 하는데 응당 제휴된 카드를 가져가서 제출했는데도 따지고 시간 지체하고 할인 해주기 곤란하다고 해서 이리저리 사무실로 전화하고 골퍼들이 카드사에 전화하게 만들고…. 번거롭게 만드는 것을 좋아할 골퍼들은 없다. 어디든 즐거운 서비스를 받고 순조롭게 과정이 통과되기를 원한다. 더군다나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할인의 혜택은 예우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 게 우리 골퍼들의 일반적인 선민의식(?)이다. 다분히 과시형의 골프문화가 익은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대우 받는 골퍼들에겐 마음의 흡족감은 무시할 수는 없다. 흔히 실리적인 것을 따진다고 해서 그린피 몇 천원도 깎고 또 골프를 운동이라고만 한정적으로 생각하고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찾아가는 등 언동을 하다간 당장 눈 밖에 나고 회원제 코스에서는 추방까지 당한다.

그것은 골프장의 방침만이 아니다. 이 땅의 대부분의 골퍼들이 그동안 골프라는 문화를 형성해 왔고, 지켜온 문화를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탱되는 한국골프문화의 저력인 셈이다.그것은 아마 스스로 알아서 대우 해주는 이런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체계적인 일상을 떠나 대자연속으로 소풍을 온 듯 기분이 고조된 상황인데 적은 돈 문제로 제동이 걸린다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안양골프장에 들어올때는 사회에서 쓰던 관직이나 신분을 모두 벗고 자연인으로 들어오라고 말하지 않았든가.하지만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하루를 즐겁게 보낼 기대감으로 골프장을 찾아온 내장객에게 돈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지면 당장 기분이 상하기 쉬워 그날의 플레이는 짜증스럽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깎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할인 혜택이나 제휴 카드 등으로 응당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즐거운 플레이를 기대하고 친구들이나 접대할 사람들을 대동하고 골프장에 왔는데 그런 문제에 부딪히면 기분 상하기 딱 좋다.그것은 위신의 문제며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인다. 그 혜택은 예우의 문제로 비화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골프장 산업이 내리막길로 가는 마당에 내장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세련돼야 하는데도 거친 부분이 있다. 오는 손님을 기쁘게 맞이하고 사전에 어떤 카드와 회사가 제휴를 맺어 대우를 해주는 지를 관계자는 일선에서 근무하는 프런트 직원들에게 알리고 숙지토록 해야 매끄럽고 원활한 운영이 된다. 제휴된 카드에 가입한 골퍼들은 혜택 받을 수 있는 돈이 1만원이라면 1만원이라는 액면 그대로의 혜택이 아니라 자신을 예우를 해준다는 기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골퍼들이 1만원의 판돈을 따면 6만원 가치의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골프장에서 단 몇 천의 할인을 해준다는 것은 기분 문제로 골퍼는 2배, 3배 이상의 경비를 쓸 사람들이다. 어쩌면 받은 혜택의 몇 배를 갚아 줄 사람들이다. 나가서 먹을 식사도 클럽하우스에서 해결하고 기분이 업 되어서 더 많은 음식을 즐겁게 먹게 되고 최상의 골프라이프를 만드는 법이다.

소위 말해서 자존심과 감성을 파는 곳이 골프장이다. 괜히 골퍼들에 게 경박하게 대하거나 따진다면 그 손님들은 다음에 오고 싶은 마음도 싹 달아나거니 플레이를 하면서 빗나간 공이 만들어 내는 대로 온갖 컴플레인을 걸고 불평을 쏟아내기 마련이다.‘벙커가 뭐냐!’ ‘그린 관리가 왜 이 모양이야!’ 등등 온갖 불만을 고조시킨다. 기분 좋을 때면 조금 하자가 있어도 기분 좋게 넘어갈 것도 다 걸려 내는 것이다.대외적으로는 그 골프장 평가도 부정적으로 소문이 확산 될 것은 뻔하다. 이 어려운 시기 골프장은 더 많은 혜택을 골퍼들에게 제공하고 예우를 해서 난국을 돌파하는 하나의 방법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린피 활인은 한계가 있는 법이다. 다만 그 혜택은 액면 그대의 금전적이고 의례적인 혜택이 아니라 인간적인 예우문제로 전환될 때 골퍼는 그 골프장에서 최상의 골프라이프를 누리게 된다는 사실이다.이왕 자기 골프장으로 공을 치며 즐기러 온 손님이라면 기분 좋게 맞아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 현명한 마케팅이다. 내장한 손님은 주어진 상황이고 코스는 고정된 소비재라면 소비자에게 어드밴티지를 좀 준다면 그만큼의 보답을 해주는 게 이 땅의 골퍼들이고 가진 자들의 인정들이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이 땅의 골프장은 특출한 골퍼들의 분위기를 잘 읽어내야 한다.

글 | 정노천(골프컬럼리스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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