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노천의 골프인문학> 클럽챔피언학
<정노천의 골프인문학> 클럽챔피언학
  • 남길우
  • 승인 2015.03.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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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노천의 골프인문학

|클럽챔피언학

클럽 챔피언들을 무시한다면

골프장에선 골프 고수들에게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대접해야 한다. 회원친선대회는 회원들에 대한 서비스지만 클럽챔피언 전은 그 골프장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방식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골프 고수에 대한 대우차원이기도 하다.

싱글핸디캐퍼가 되려면 골프를 얼마나 해야 할까. 또 시간은 얼마나 필요하며 돈은 얼마나 들여야 할까. 예전 초창기 한국 그린을 누비던 몇몇 골퍼들이 모여 이에 대해 논의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클럽챔피언 경기에 나가려는 사람 대부분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또한 싱글핸디캐퍼다. 아마 이들이 옛날부터 골프장에 뿌린 돈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현재 골프시장 매출액을 보더라도 가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대부분 골프가 좋아서 골프장에 가고 골프가 재미있어 공을 쳤던 사람들이었다. 싱글핸디캐퍼라면 많은 시간과 돈을 골프장에 뿌린 공로자(?)다. 그린피 내야지, 라운드 많이 해야 되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는 어렵다는 말이다. 그 이면엔 골프 사랑이 바탕에 쫙 깔려 있다는 건 물론이다. 다른 골프 경기들을 합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골프장에다 인생을 펼친 사람들이다. 각종 경기에 나가기 위해 골프장에 가서 연습 라운드를 하고 주변 사람들을 동반하고 또 수많은 날들을 골프장에서 보낸 그들이다.

따라서 골프장에서 싱글핸디캐퍼에 대한 예우는 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 비기너들과 상당히 대조가 되기 마련이고 차별화 될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지금은 금융권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을 비롯 모든 영업에서도 고객 차별화를 시행하지 않는가. 고객 차별화는 언제부턴가 마케팅의 기본이 되고 있다.

당연히 클럽 측에서 보면 챔피언 전에 나가는 사람은 거의 다 싱글핸디캐퍼들이고 돈을 많이 뿌린 사람이다. 게다가 골프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클럽챔피언 경기는 그 컨트리클럽의 지존을 뽑는 행사이지만 대부분 경기 분위기에 선수들은 만족하고 그 분위기를 모두 즐기는 상황이다.

이 점에 대해 일반회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물론 관심들은 많이 갖기도 하겠지만 의외로 경기 분위기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누고 베푸는 것에 대해 까다로운 사람이라 해야 할까? 어느 골퍼는 경기 때문에 플레이에 지장 받는다고 불평하는 이도 있고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심지어 드러내놓고 불만을 열거하는 이도 있다. 경기 때문에 라운드를 못하는 불편함 때문이겠지만, 골프는 나누면서 베푸는, 사랑이 늘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으면 싶다.

이런 점을 폭넓게 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현실만 보고 불만을 터뜨린다는 건 나눔과 배려의 의미를 상실한 소치가 아닐까 싶다. 챔피언을 많이 한 사람은 그만큼 그 골프장에 직·간접적으로 보탬을 준 사람들이다. 라운드 비용도 그렇고 골프장을 대표해서 전국 대회에 나가 선전을 하는 것도 골프장의 질적인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런 챔피언들의 복합적인 가치를 무시하고 그저 돈 많아 골프만 열심히 쳐서 챔피언이 됐다는 식으로 폄하한다면 챔피언이 주는 가치를 무시하는 결과를 낳는다. 챔피언이란 골프 콘텐츠가 추구하는 가치를 무시한다면 결국 골프의 다양한 가치와 세계를 축소해 버리는 결과가 아닐까? 삶도 그렇다, 그 사람이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그가 끼친 영향을 여러모로 분석해서 평가해야 한다.

당장 골프라고 해서 도매금으로 무시해버린다면 이 사회에 어느 수련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재생산해서 지고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사회는 그만큼 수용의 폭이 줄고 삶의 다양한 가치가 상실되리라 본다. 적어도 고수들도 고수들 나름의 골프 파이를 크게 만들게 하면서 삶의 윤택한 가치를 창출하게 지켜보고 인정도 해주어야 균형적인 시각이 될 것이다. 나아가 대중들은 클럽챔피언들이 인격적으로 골프 속성을 사회화하면서 사회적 덕성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지켜봐줄 여유를 가져야 한다.

어떤 아마추어 골퍼는 1년 365일 중 반 이상을 골프장에 다니던 이들도 있다. 그것도 오랜 세월동안…. 혹자는 골프장에 가져다 준 돈을 합치면 골프장 하나는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스개도 할 정도다.

하지만 골프가 어디 수치나 계산으로 되는 걸까? 자문자답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계산을 하거나 숫자로 산정하는 것이 아니다. 챔피언 전에 나가는 싱글핸디캐퍼들은 역시 골프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애착이 있는 사람들로 골프에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이다.

하지만 클럽챔피언들도 자성해야 할 점은 있다. 요즘의 흐름을 보면 굳이 남의 눈을 속이면서 점수에 연연하는 이들도 간혹 있어 미간을 찌푸리게 기도 한다. 하지만 승부세계에서의 승부란 그야말로 정당해야 하고 지고의 가치가 돼야 할 것이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나부터 지키지 않는 약속은 이미 약속이 아니다.

정노천(골프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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