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이일희의 골프인생
‘악바리’ 이일희의 골프인생
  • 남길우
  • 승인 2014.02.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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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 STORY

‘악바리’ 이일희의 골프인생

2013년은 이일희의 해! 그럼 2014년은?

多事多難, 이 말은 미국무대에서 오로지 ‘성공’이라는 말 하나만 바라보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 이일희를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지나간 세월들은 힘들지만 값지고 고귀한 시간들이었다. 특히 2013년에 있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우승은 그 값진 시간들을 한 번에 보상받는 또 다른 소중한 순간이었다.

2010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올해 5년차가 되는 그녀는 값진 우승의 경험과 함께 돌아오는 갑오년을 새 마음, 새 뜻으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3년, 그간의 설움을 날린 단 한 번의 우승!

2013년 5월 27일(한국시간), 미국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폭우로 축소 운영된 이 대회에서 이일희는 강풍 속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126타로 아이린 조(29.9언더파, 128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날 들어 올린 우승컵은 그녀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값지고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이 날의 우승이 미국무대 뿐만 아니라 골프 프로로 데뷔해서 얻은 첫 감격의 우승이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미국무대에서 최고기록은 2013년 5월 초에 있었던 ‘킹스밀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에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그 전까지는 대부분을 중위권에서 맴돌았기 때문에 그간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86년생, 올해 27살이 된 그녀는 골프 연습장에 데리고 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처음 접하게 됐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주변에 굴러다니는 깨진 볼을 주워다 치던 시간들! 골프에 흥미를 느낀 후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리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프로가 된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며 리더보드 상단을 장식하던 ‘차기 유망주’였던 그녀는 여러 차례 가능성을 주목 받으며 실력을 펼쳐 보였다. 톱10에도 여러 차례 들고, 준우승 경력도 2번 있었지만, 이상하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일희! 그녀는 KLPGA 투어 프로 3년차가 되는 해에 미국행을 결심한다.

주위의 모두가 우승기록도 없이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를 했지만, 특유의 당돌함(?)으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음을 자신했다.

LPGA투어 입성 또한 만만치 않았다. 퀄리파잉 스쿨 마지막 날 공동 20위를 달리며 미국 선수 케노와 연장전에 나섰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음으로써 극적으로 조건부 시드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후 2010년 기아클래식을 통해 꿈의 무대인 LPGA정규 투어에 입성해 67위의 성적으로 해당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에 열린 대회에서 연속 7번 컷 탈락을 하며 미국 투어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꼈다. 그런 와중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0년 시즌 마지막 경기인 LPGA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2011년 시드를 유지한다.

하지만 고된 LPGA투어의 반복과 좋지 않은 성적으로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에 처해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한국 복귀를 마음먹고 치룬 KLPGA 시드전에서 낙방한다.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복귀해야 했고,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닥뜨린다.

 

 

 

2014년, 쭉 이어나갈 ‘볼빅’과의 인연

이일희가 미국 땅에 처음 발을 붙였을 때는 소속사가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돈을 충당해 모든 필요한 경비를 댔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하며 혼자 비행기를 탔고, 대회 조직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호텔 대신 하우징(대회장 근처 빈 방이 있는 가정집을 모집해 선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용했다. 또, 다음 대회 코스가 가까우면 주변 선수들의 차를 얻어 타고 다니는 등, 최대한 아끼고 또 아끼며 선수생활을 했다. 특유의 ‘악바리’근성으로 버티는 것도 점점 한계에 도달해 모든 것을 내려 놓으려 할 때 쯤, 지금의 소속사인 볼빅을 만나게 된다.

2012년, 볼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그녀는 후원 계약금으로 투어비용과 머물 집을 구할 수 있었다. LPGA투어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된 그녀는 2012년 ‘US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의 성적을 올리며 터닝 포인트를 마련한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3년, 꿈에도 그리던 첫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일희는 지난 2012년부터 이어온 볼빅과의 후원 계약을 올해에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투어 활동을 하면서 어려울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믿음으로 후원을 해 준 볼빅과 2014년에도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 볼빅 볼은 스핀, 직진성과 같이 성능이 우수하고 타구감 등 플레이 스타일과도 잘 맞아 떨어져 2013년 한 해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새해에도 함께 선전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그녀는 자신이 우승한 LPGA투어 개막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을 시작으로 길고 긴 2014 시즌 대장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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