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원권 논란 마주하기
골프 회원권 논란 마주하기
  • 나도혜
  • 승인 2021.12.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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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장 회원권을 둘러싼 논란과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회원권 논란을 짚어본다.

 

회원제 골프장보다 대중제 골프장이 더 익숙해진 시대다. 접근성도 높고 국가의 혜택도 많다는 장점 속에서 대중제 골프장은 대세가 되었고, 적잖은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그렇다고 회원제 골프장이 ‘지는 해’는 아니다. 몇몇 회원제 골프장은 대중제로 전환하며 살길을 찾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거나 더 잘나가는 회원제 골프장도 적지 않다. 

대중제 골프장의 강세 속에서 회원제 골프장 역시 굳건히 입지를 지키고 있다는 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최근 골프장 회원권을 둘러싼 논란과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큰 가운데 최근 불거지고 있는 회원권 논란을 알아보자.

 

1 회원권 가격 논란

 

프리미엄 회원제 골프장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며 회원권의 몸값 역시 치솟았다. 일명 ‘황제 회원권’으로 통하는 명문 골프장이나 프리미엄 골프장의 회원권은 부르는 게 값이다. 

회원권 가격이 수억원이 아니라 1년 만에 수억원이 오른 예도 여럿 있다. 이 때문에 가격 거품론과 더불어, 나아가 곧 회원권 시세가 절정을 지나 하락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작되며 해외 골프 여행 역시 점점 자유로워질 것이라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가 늘고, 그만큼 수요가 줄어 골프장 회원권 몸값 역시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반론도 있다. 중저가 회원권은 위드 코로나의 영향으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초고가 회원권은 가격 방어에 성공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어느 쪽의 의견이 맞을지 알려면 현재 상황으론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인다.

 

2 회원권 구매자와 골프장의 분쟁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한 소비자와 회원제 골프장이 충돌한 끝에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골프장도 여러 곳이며 사례도 다양하다. 

A 골프장은 저렴한 가격에 회원권을 판매한 뒤, 이후 저렴한 가격으로 회원권을 구매한 회원의 권리 행사를 제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B 골프장은 저렴한 가격에 회원권을 구매한 고객들의 부킹을 방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러한 논란이 무난히 끝나지 않고 결국 법정 다툼으로 치닫는 경우도 많다. 골프장이 ‘갑’이고 소비자가 ‘을’인 경우가 많아 회원권 논란에서 회원은 불이익을 감수하던가, 아니면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소송을 거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 언론에 보도되면 골프 업계를 향한 사회적 시각이 악화할 수도 있기에 문제가 크다.

 

3 골프장 회원권을 악용한 세금 체납

 

최근 제주도에서 세금 체납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일부 골프장이 회원권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액의 세금 체납자 조사 결과 회원권 보증채무로 장기간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는 게 밝혀졌다. 이에 제주도는 여타 체납자나 업체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는 것은 물론, 회원권 보증채무로 장기간 체납하고 있는 골프장에 대해 금융 대출 등 자구책을 이행토록 요구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골프장 4곳의 체납액이 225억원, 2020년 전체 체납액의 31.6%에 달할 만큼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4 유사 회원제 골프장 논란

 

경북에서는 대중제 골프장을 가장하여 유사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던 업체들이 적발되었다. 겉으로는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대중제 골프장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유사 회원권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배를 불리다 적발된 것이다. 심지어 C 골프장은 유사 회원권을 판매한 뒤 회원들의 혜택을 축소했다가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5 골프장 회원권 사기

 

최근 피해자가 46명, 피해액은 3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의 골프 회원권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을 주도한 D 씨는 골프 회원권 거래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는 미리 섭외한 중국인 명의를 이용해 회사와 조직원의 휴대폰을 만들어 사기 행각을 벌였다. 또한, 범행 과정에서 수시로 사무실을 옮기는 수법으로 수사를 어렵게 만들었으며, 현금 인출과 전달, 수거책 등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알지 못하게 점조직으로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드러난 것 이외에 추가 피해자와 유사 범죄의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앞서 살펴본 골프장 회원권을 둘러싼 논란과 사건, 사고는 모두 최근에 일어났거나, 드러난 일들이다. 무엇보다 주 피해자가 바로 골프를 사랑하고 골프장을 찾는 소비자라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

골프 업계가 코로나 시대 속에서 불황에 허덕이지 않고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건 소비자가 골프장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소비자가 코로나 시대에 맞는 여가 수단으로 골프를 선택했고, 이것이 골프 업계가 코로나 호황을 누린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 호황 속에서 골프장들이 소비자에게 보답하기는커녕 제 잇속만 채우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골프장 회원권을 둘러싼 논란은 그 정점이라 할 만하다. 정당하게 돈을 주고 산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불이익을 주고, 심지어 사기에 가까운 행위를 벌이거나 대놓고 사기를 치는 행각까지. 전부터 논란이 된 부분부터 새로운 논란까지 그야말로 복마전이다.

특정 논란에서 한 쪽만이 전적으로 잘못한 경우는 많지 않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 논란에서 소비자의 과실 또한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작금의 논란들을 살펴보면 소비자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가깝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골프장 회원권 논란과 사건 사고가 지금보다 더 커지면, 업계 전체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모른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 업계의 자정이 필요하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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