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리그 ‘대격돌’
남자 골프리그 ‘대격돌’
  • 김예지
  • 승인 2021.12.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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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남자 골프리그들의 각축전이 매우 치열해질 전망이다. 골프계에 한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프리미어 골프리그에 이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안투어에도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골프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우디아라비아

 

골프계에 팽팽하고 날카로운 긴장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프리미어 골프리그가 출범을 선언했을 당시에도 기존의 남자 골프리그를 양분하고 있었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EPGA)와 첨예한 갈등을 빚었었는데, 여기에 아시안투어까지 가세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안투어에 2억 달러, 한화로 약 2,3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시안투어는 지난 10월 30일, 향후 10년 동안 10개 대회를 추가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여기에 추가로 호주의 그렉 노먼이 대표를 맡고 있는 U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2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UV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회사다.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최근 잉글랜드의 프로축구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도 한화 약 4,950억원에 인수했다.

그렉 노먼은 호주 출신 골프선수다. PGA에서 투어 통산 20승에 메이저 2승을 거두고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라갔던 선수다. 노먼은 국부펀드의 이번 움직임이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U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앞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투어의 재개

 

새로 추가될 대회들을 중동을 포함해서 아시아와 유럽의 각지에서 개최된다. 2022시즌에는 25개의 대회가 열린다. 작년 3월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부득이하게 중단됐던 아시안투어가 재개되는 것이다. 

올해 11월 태국에서 열리는 대회로 아시안투어 재개의 신호탄을 알린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는 유러피언투어 대회로 열렸던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2022년에 아시안투어로 진행된다.

사우디의 자본이 골프계로 진출하는 것에 전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프리미어 골프리그(PGL)와 슈퍼 골프리그(SGL) 등 새로운 골프 단체의 등장 때문이다. 기존의 남자 골프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메이저 대회는 미국프로골프와 유러피언 리그였다. 사실상 두 리그가 남자 골프리그를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프리미어 골프리그가 ‘제3의 리그’를 표방하면서 출범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사우디가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고 추정되는 프리미어 골프리그가 기존의 미국프로골프 그리고 유러피언투어와 갈등을 빚었던 것처럼, 사우디의 아시안투어 진출도 골프계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리그와 기존 리그의 갈등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2023년 출범하는 프리미어 골프리그

 

프리미어 골프리그는 2023년 출범을 예고한 새로운 남자 골프리그다. 48명의 선수가 12개의 팀을 구성해서 컷 탈락 없이 3라운드로 대회를 치른다. 대회마다 총상금 약 235억, 우승상금은 약 47억, 최하위 상금조차 1억 7,700만원이다. 어마어마한 상금의 규모를 자랑하면서 전 세계적인 골프선수들을 영입해 새로운 남자 골프리그를 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어 골프리그는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 아담 스콧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3,000~5,000만 달러를 제안하면서 참가를 권유했다. 또한, 프리미어 골프리그에서는 미국프로골프에서 금지된 초청료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두 리그가 출범하고 골프선수들이 새로운 리그에 편입한다면 세계 골프리그의 국면은 현재와 매우 크게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리그들을 견제하고 저지하기 위해서 PGA와 EPGA는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는 성적과 무관하게 선수의 인기를 기반으로 8명의 스타 선수에게 4,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는 플레이어 임팩트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프리미어 골프리그로의 스타 선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미국프로골프의 커미셔너가 직접 전수들과 미팅을 하기도 했다. 미국 골프채널의 보도에 의하면 커미셔너는 프리미어 골프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즉시 출전 정지와 영구 퇴출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리그를 견제하기 위해서 초강수를 둔 것이다.

 

새로운 리그에 대한 스타 선수들의 반응

 

그러나 프리미어 골프리그 등 제3의 리그에 대한 스타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골프선수 로리 맥길로이는 프리미어 골프리그에 참가하는 것이 돈 욕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골프를 하는 목적이 돈이라면 상관없지만 본인이 골프를 하는 것은 골프 역사에서 자리를 확고히 하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공개적으로 프리미어 리그의 출범과 선수들의 참가를 비판한 것이다. 매킬로이는 처음 프리미어 골프리그가 등장했을 때부터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선수 중 한 명이다.

남자 골프리그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미국프로골프와 유러피언 리그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남자 골프리그의 질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지금 남자프로골프는 그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긴장 상태다. 고액 상금을 내세운 새로운 리그의 등장과 여기에 대한 기존 리그들의 대응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그리고 스타 선수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남자 골프리그는 큰 변화의 기로 앞에 서 있다. 

프리미어 골프리그의 새로운 출범이 남자프로골프의 질서를 바꾸고 더욱 즐겁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보여주는 변화의 바람이 될 것인지, 상금 경쟁만을 과열시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GJ 김예지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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