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골프에 빠져드는 사람들
야간 골프에 빠져드는 사람들
  • 김예지
  • 승인 2021.11.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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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오후 6시 이후에 치는 골프를 야간 골프라고 한다. 낮 시간 동안에 직장에 가야 하고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골퍼가 선택한 것이 바로 야간 골프다. 낮 시간 예약은 워낙에 빨리 나가기 때문에 남는 시간이 야간이라서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도 야간 골프의 장점이다. 골프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골프를 즐길 수만 있다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골프장을 찾게 된 것이다.

 

외신도 놀란 한국의 야간 골프 열기

 

한국의 야간 골프 인기는 외신도 놀랄 정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6월 22일 자사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에서의 골프 인기 상승과 이로 인해 골프장 티타임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야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 보도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18홀 이상의 대규모 골프코스는 117개고, 저녁에도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8시까지 티타임을 제공한다. 조명을 비추면서 자정이나 그 이후까지도 문을 여는 9홀 코스도 많다. 

이처럼 인기가 치솟던 야간 골프는 한차례 위기를 맞았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초강수를 두며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 이상 모일 수가 없게 됐고, 보통 4명이나 그 이상의 인원이 팀을 꾸려서 진행하는 라운드의 특성상, 인원 제한이 생기면서 야간에 골프를 치기 어려워진 것이다. 수도권에서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였기 때문에 당시 다른 지역으로 골프를 치러가는 등의 방안으로 사람들은 야간 골프를 즐겼다.

다행히 10월 18일부터 모든 시설에서 수도권의 경우 최대 8명, 비수도권의 경우 최대 10명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야간 골프를 원활히 즐길 수 있게 됐다.   

 

국내 최초 야간 골프대회 개최

 

야간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야간 골프대회가 열렸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지난 10월 12일과 13일에 경북 김천에 위치한 포도컨트리클럽(파72·6,675야드)에서 ‘머스코 문라이트 시니어 오픈(총상금 1억원, 우승상금 1,600만원)’을 진행했다. 2라운드 경기로, 오후 6시 30분부터 샷건 방식으로 펼쳐졌으며 박성필(50)이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 경기로 야간 골프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간 골프 대회인 만큼 대회의 주축이 되는 타이틀 스폰서는 밤을 비춰줄 수 있는 조명회사다. 타이틀 스폰서인 머스코는 미국에서 스포츠 조명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머스코코리아의 고근섭 전무는 “국내 최초 정규 야간 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활성화될 국내 야간 골프대회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야간 골프대회

 

한국에서는 야간 골프 대회가 처음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야간 골프대회가 처음이 아니다. 2000년대가 되기 전부터 야간 골프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 스타트를 끊은 것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1999년부터 미국의 ABC방송은 우즈를 내세운 ‘월요일 밤 골프’라는 이벤트 경기를 진행했다. 비공식 야간 경기로, 100만 달러를 놓고 우즈가 다른 선수와 경기를 했다. 2019년에는 유럽 여자투어(LET)가 오메가 두바이 문라잇 클래식을 야간 경기로 진행했다. 해당 경기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호평을 받았다.

 

야간 골프 활성화를 위한 과제

 

그러나 야간 골프의 문제점도 존재한다. 바로 밝은 빛으로 인한 ‘빛공해’다. 일례로 경상남도가 인공조명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빛 방사 등으로 발생하는 시민·환경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명환경관리구역 용역을 수행한 결과 17개소 중에서 적합은 8개, 부적합은 9개였다.

골프장 인근의 주민들은 커튼을 치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며, 이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야간 골프의 인기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골프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야간 골프의 인기도 올라간 것이다. 낮 시간의 티타임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밤 시간까지 골프를 치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이나 일정 문제 때문에 오히려 야간 골프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회까지 열릴 정도니 이제 한국에서도 야간 골프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볼 수 있겠다. 빛공해 등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서, 앞으로도 모두가 즐겁게 야간 골프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GJ 김예지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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