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장소로 떠오른 스크린골프
연애 장소로 떠오른 스크린골프
  • 나도혜
  • 승인 2021.11.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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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가 대중에게 큰 인기를 누리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스크린골프 번개팅이 유행하고 있다.

 

인기가 있는 핫플레이스라면 으레 거치는 통과의례가 있다. 바로 만남의 장소, 나아가 젊은 층의 연애 장소로 쓰이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오가는 핫플레이스는 곧 연애 장소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에 거쳐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누린 극장, 유원지, 수족관, 쇼핑몰 등 핫플레이스는 곧 연애 장소이기도 하다. 또 젊은 층 사이에서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만나는 ‘번개팅’이 유행하면서, 핫플레이스가 번개팅의 무대로 애용되는 경우도 흔하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극장 번개팅’, ‘유원지 번개팅’이 드물지 않았던 이유다.

 

스크린골프 번개팅

 

최근 스크린골프 번개팅이 유행이다. 스크린골프장이 젊은 층의 만남의 장소, 나아가 연애 장소에 번개팅의 장소로 널리 쓰인다는 게 낯설게 느껴진다고? 실상을 살펴보면 낯설거나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스크린골프는 현재 대중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핫플레이스이며, 젊은 층 사이에서의 인기도 두텁다. 그러니 스크린골프장이 만남의 장소가 되고, 나아가 젊은 층의 연애 장소, 번개팅의 무대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MZ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골린이’가 골프장과 스크린골프장을 가리지 않고 업계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지금. 스크린골프장이 연애 장소로 쓰이는 현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실 스크린골프장이 만남의 장소로, 나아가 연애 장소로 쓰인 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에도 스크린골프장에서의 번개, 일명 ‘스골번개’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화제였다. 실시간 번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나 앱도 이때 처음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10년 전에는 스크린골프 이용 인구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고, 대중들의 관심도 덜했다. ‘스골번개’ 역시 아는 사람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달라진 스크린골프의 위상

 

하지만 스크린골프 이용 인구가 크게 늘고 대중성도 높아지며 스크린골프장이 만남의 장소나 연애 장소로 쓰일 기회도 많이 늘어났다. 실제로 스크린골프가 등장한 이래 지금처럼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 적이 없다. 골프존에 따르면 지난해 1월~7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20대 회원 수는 146%, 30대는 260%가 증가했다. 젊은 층이 스크린골프 업장을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체 회원으로 가입한다는 건 그만큼 스크린골프를 향한 관심이 크고, 또 지속적이라 해석할 수 있다. 골프존이 대한민국 스크린골프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젊은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익명 직장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스크린골프는 큰 화제다. 이 사이트에서 ‘스크린골프’ 혹은 ‘스골’만 검색해도 수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남긴 글이 검색된다. 스크린골프를 치고 싶다거나 점수가 잘 나왔다는 잡담부터 함께 칠 친구를 찾는 글, 나아가 ‘번개팅’의 형태로 이성과 만나고 싶다는 글까지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스크린골프의 인기가 늘어나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스크린골프장을 연애 장소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현상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소지가 크다.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장소가 연애 장소로 활용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 현상은 스크린골프장이 젊은 층에 인기가 있다는 증거이며, 나아가 인기를 유지할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극장이 얼마나 데이트 장소로 애용되었는가. 그리고 커플들이 연애 장소로 삼음으로써, 얼마나 많은 극장이 이익을 보고 수많은 영화가 관객들을 모았는가. 스크린골프장이 연애 장소로 쓰이는 것 역시 비슷한 현상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크다.

 

스골 번개에 대한 우려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법과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번개’나 ‘연애’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법과 윤리에 어긋나는 행태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크린골프장을 연애 장소로 쓰는 것을 넘어 도에 지나친 행동이나 불법 행위로 이어지는 건 사전에 제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와 익명이 보장되는 가운데 빠르게 만나고 헤어질 수 있는 ‘번개팅’은 성매매 등 일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스크린골프 번개팅이 유행한다면, 스크린골프장을 매개로 한 성매매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스크린골프 업계는 과거 성매매로 인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십여 년 전 스크린골프장이 신종업소로 불리던 시기, 낯선 분위기와 법의 빈틈을 파고들어 스크린골프장을 이용한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몇몇 스크린골프장에서 술과 도우미를 제공하거나 불법 성매매를 제공하다 적발되며 언론의 뭇매를 받았고, 심지어 ‘골살롱’(골프와 살롱을 결합한 곳)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바람직한 스크린골프 문화를 꿈꾸며…

 

다행히 강력한 단속 및 업계의 자정 노력으로 이 문제는 수습되었고, 이후 스크린골프장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장이 만남의 장소, 나아가 연애 장소로 널리 쓰이는 분위기 속에 성매매 같은 불법 행위와 연계되고, 곪아간다면 결국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섣부른 걱정일 수 있지만,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 않는가. 이미 발생했던 문제가 다시 발생한 뒤 수습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게 현명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은 스크린골프장의 주 고객층이며, 스크린골프 업계의 든든한 대들보다. 젊은 층이 스크린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고,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며 연애 장소로 활용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장이 만남의 장소나 연애 장소를 넘어 일탈로 이어지는 건 경계해야 할 것이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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