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중 골퍼들의 싸움 유형 : 당신은 어떤 골퍼입니까?
라운드 중 골퍼들의 싸움 유형 : 당신은 어떤 골퍼입니까?
  • 강태성
  • 승인 2021.10.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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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에 다툼이나 싸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신사의 게임이자 매너를 지키는 운동으로 알려진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골프는 다른 스포츠보다 멘탈이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상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

 

티격태격 콘셉트의 유튜브 골프 방송을 보는 시선

 

코미디, 음악, 영화, 먹방, 시사, 정치, 연예 등 백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은 많다. 특히 골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골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골프 레슨을 위주로 하는 채널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해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채널도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는 작년 초 오픈해 벌써 100개 이상의 영상을 업로드하며 구독자수가 34만명을 넘긴 채널이다. 연예인 또는 프로 골프 선수들을 초청해 메인 호스트인 김구라, 그의 지인인 박 사장과의 대결 구도로 펼쳐지는 이 채널의 영상에서는 수없이 떠들며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방해로 인해 싱글 플레이어도 더블 보기를 범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그런 재미로 이 채널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본인의 샷은 과장되게 포장하고 상대의 샷에 대해서는 하찮게 여기는 메인 호스트의 다소 심한 언사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청자도 있다. 물론 그들이 이 채널을 유지하는 콘셉트일 수 있지만 자칫하다 싸울 수 있는 장면도 연출되기 때문이다. 

많은 구독자들은 이런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해 잘 어울린다거나 꿀 조합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하지만 일방적으로 몰아치며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이 있다. 심지어 중계하는 카메라만 없었다면 주먹이 날아갔을 것이라는 댓글도 있을 정도다.

 

매너의 운동 골프도 피할 수 없는 것

 

어느 곳에서든 어떤 관계에서든 다툼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폭력이 동반되기도 한다. 야구에서도 투수가 타자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질 경우 그것이 고의든 실수든 타자와 투수, 양 팀의 더그아웃 선수들까지 몰려나오는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기도 한다. 관중과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퇴장을 당하는 선수도 있으며 축구, 배구, 농구, 육상 등 거의 모든 운동에서 싸움이 생기고 신사의 게임이자 매너를 지키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는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돈이 걸린 내기를 하지 않더라도 스코어카드에 적히는 타수가 조금이라도 적게 기록되어야 동반자를 이길 수 있다는 알량한 자존심이 단초가 되어 즐거워야 할 라운드가 불편한 상황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는 2주 전에 부킹을 하고 멤버를 모은 다음 보통 새벽이나 아침 일찍 준비해서 나가야 오전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오후 또는 야간 라운드로 부킹이 된 경우에는 출발 시간은 여유가 있지만, 교통 사정으로 인해 제때 도착하지 못할 수 있다. 동반자 중에 한 명이라도 늦는다면 티업 시간에 맞춰 라운드를 시작할 수 없으며 다음 팀이 먼저 플레이를 하게 되기도 한다. 18홀을 도는 내내 빌미가 되어 동반자들의 불평을 듣기도 하며 미안한 마음에 다소 소극적인 샷을 할 수도 있다. 그만큼 골프는 멘탈이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상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  

 

가장 흔한 필드 싸움의 유형

 

한 조사 기관에서 설문한 결과 나타난 골프 라운드를 하면서 싸우는 유형은 각양각색이다. 

친구, 동료, 선후배, 거래처 또는 조인을 하여 18홀을 치려면 최소 4시간 이상 함께 플레이 해야 한다. 개중에는 라운드 내내 통화를 하기도 하며 홀마다 담배를 꺼내 무는 동반자도 있다. 그렇게 바쁜 일이 있다면 골프보다는 일 처리를 하는 것이 우선이며 같이 라운드를 하는 상대방을 위해 잠시 흡연을 참아주는 것도 예의가 될 수 있다. 

흔히 싸움은 말과 행동으로 유발되며 필드에서 라운드 중에 싸우게 되는 유형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말로 인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동반자다. 본인의 타수보다는 상대의 타수를 따져가면서 ‘경사가 심한데 우드를 꺼낼 때부터 알아봤어~’, ‘아까 거기서는 에이밍을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마치 본인이 티칭 프로인 듯한 말투로 동반자를 가르치려 들면 십중팔구는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골프에는 많은 격언과 속담이 있지만, 상대가 먼저 묻기 전에는 레슨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어느 정도 구력이 있는 골퍼라면 이미 몇 년 동안 굳어진 자세인데 그 한 마디로 교정이 될 수 있을까? 머리를 올리러 나온 초보 골퍼에게 연습장에서와 같은 코칭이 귀에 들어갈 수 있을까? 차라리 긴장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감을 북돋아 줄 말 한마디가 필요할 것이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문제

 

동반자가 친 샷이 해저드나 OB 지역에 빠질 경우, 굿샷을 외칠 수 없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하기도 애매하다. 프로 대회라면 본인이 잘 치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자의 실수로도 우승할 수 있기에 매 샷이 중요하지만, 아마추어 라운드에서는 본인의 스코어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태여 비아냥거릴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동반자의 샷에 대해 품평을 계속하게 되면 몇 홀이 지나지 않아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아마추어들은 골프가 생계의 수단이 아니므로 과도한 경쟁심으로 라운드를 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런 일은 발생한다. 또한, 본인의 샷이 페어웨이로 갔을 때는 신나서 떠들고 러프나 해저드에 빠지면 기분이 나빠 침묵으로 일관하는 골퍼도 있다. 친목을 다지기 위해 골프를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자신의 기분을 다 드러내놓고 라운드를 한다면 결국 필드에 나갈 기회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동반자가 친 골프공을 러프에서 발견했을 때 발로 지그시 밟는 골퍼도 있다. 장난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골퍼에게는 18홀 내내 신경이 쓰이며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다른 동반자 눈에 띄어 알려지게 되면 싸움으로 발전하게 된다. 주머니에 여분의 공을 넣고 다니다가 해저드가 아닌 곳에서 발견한 것처럼 속이는 골퍼도 있다.

본인은 배려하는 마음에서 멀리건과 컨시드를 줄 수 있지만, 너무 남발하게 되면 혜택을 받지 못한 동반자와 싸움이 될 수 있다. 프로 대회에서는 해저드에 들어간 볼을 찾는 시간도 3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애초 OB 지역이나 해저드 위치로 공이 날아갔다면 프로비저널 볼을 치고 라운드를 이어간다. 페어웨이로 샷을 하지 못한 경우, 공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면 동반자와 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공은 2~3분 정도 찾다가 없다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벌타 후에 드롭하고 진행하는 것이 동반자뿐만 아니라 다음 팀에 대한 배려다. 

 

티 타임, 플레이 속도 등으로 인한 문제

 

티업 시간의 간격이 짧다는 것도 여러모로 고민을 던져준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한 타임이라도 더 플레이를 하게 만들어야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7~8분의 간격은 여유로울 수 없는 시간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아무 이유 없이 정체되는 구간이 있다. 잠시 후에 막혔던 도로가 풀리면서 다시 속도를 낼 수 있게 되는데 신호가 있는 것도 아니며 사고의 흔적도 없기 때문에 왜 정체가 되었는지 의아해하는 구간이 있다. 차로를 바꾸는 차량으로 인해 속도를 줄이면 뒤에 오던 차량들은 줄줄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에서도 플레이하다 보면 앞 팀의 지연으로 인해 티잉그라운드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때가 있다. 몇 달 전에도 앞 팀의 경기 진행이 느리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이다가 탈의실에서 폭력을 행사한 일도 발생했다. 

주객이 전도되는 일로 인해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개인 SNS 계정이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이기 때문에 티샷하는 사진과 영상을 찍어 업로드를 하지만 골프를 즐기러 온 것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 온 것인지 모를 정도로 골프에 방해가 되면 이로 인한 싸움도 벌어진다. 

 

골퍼와 캐디 간의 문제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며 정신적으로 중요한 게임이다. 물론 코스, 날씨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상대 선수나 동반자와 싸우는 순간 멘탈은 무너지게 된다. 그로 인해 분위기가 침체되면 그날 라운드는 끝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우리나라 골프도 이미 대중화의 길로 들어섰다. 노캐디 골프장도 많아지고 있지만 안전사고, 경기 시간 간격 등의 이유로 아직은 캐디가 있는 골프장을 더 선호하는데 캐디는 18홀 내내 카트를 운전하면서 이동하고, 클럽을 선택할 때 조언도 해주고, 티샷 방향과 그린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고, 그린에서는 퍼팅 라인까지 조언을 한다. 스코어카드까지 적어야 하는 캐디를 체험해 본 프로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힘든 직업이다. 

요즘은 카트 운전석 위에 모니터로 스코어를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캐디에게 자신의 스코어를 잘 기록해 달라고 하는 골퍼도 있었다. 그래서 캐디에게 잘못 기재된 타수를 따지다가 동반자끼리 얼굴을 붉히거나 주먹다짐까지 하는 일도 빈번했다. 물론 캐디를 향한 반말, 성희롱 발언 등의 언어폭력이 발단이 되어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프로 대회 싸움의 유형

 

프로들의 골프대회에서도 라운드 중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티샷을 하거나 퍼트를 할 때, 상대 선수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왼쪽은 해저드 지역이라고 말하거나 오른쪽을 봐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다가 주먹다짐을 한 경우도 있다. 드롭한 볼의 위치를 놓고 경기 진행위원과 싸우다가 골프채를 집어던지고 경기를 포기한 선수도 있다.

 

해외 필드 싸움의 유형

 

해외에서도 라운드 중 싸우는 유형은 국내와 비슷하지만 티업 시간 간격이 길거나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하는 경우는 보다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인종 차별로 인해 팀 간에 싸움이 생기기도 하며 특히 코로나로 인해 아시아계 사람들이 라운드를 할 경우 언어폭력과 폭력도 발생한다. 

 

조인 시 발생할 수 있는 싸움의 유형

 

공기 좋은 야외에서 4인 이상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다른 스포츠가 누릴 수 없는 혜택과도 같다. 간혹 동반자를 구하지 못해 조인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이런 경우에도 싸움이 발생할 수 있다. 

뒤땅을 치거나 OB를 냈는데도 계속 다시 치라고 하거나 조인한 골퍼를 배려하지 않고 본인들만 샷과 퍼팅을 하고 카트에 타버리는 행동은 18홀을 마치기 전에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매너 골프를 위한 조언

 

골프는 동반자들과 공감대를 만들며 즐거움을 나누는 운동이지 빈자리를 채울 사람을 억지로 끼워 넣어야 하는 운동은 아니다. 티업 시간에 늦었으면서도 사과의 말을 하지 않거나 라운드 내내 골프보다는 사진을 찍기 바쁜 골퍼, 본인의 샷이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위치에 갔다면 기분이 나빠 말도 하지 않는 골퍼,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동반자에게 레슨을 하려는 골퍼가 본인은 아닌지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라운드를 하는 것이 신사의 게임인 골프를 할 때 가져야 할 초심일 것이다.

 

 

GJ 강태성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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