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에서 골프장 책임은?
안전사고에서 골프장 책임은?
  • 나도혜
  • 승인 2021.10.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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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사고, 타구 사고 등 골프장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시설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런 사고들이 발생했을 때 골프장 측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누군가로 인해서 사람이 다치거나 부상을 입게 됐다면 상대를 다치게 한 사람은 법에 따라서 그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비를 제공하는 등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특정한 시설에서 사람이 다쳤다면 어떨까? 그 시설에서 갖춰야 하는 안전 장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서 부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시설 측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골프는 오히려 인기가 급증했다. 낮은 감염 위험과 해외 출국의 어려움, 무엇보다 2030의 진입이 골프를 현재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츠로 만들었다. 주말 평일을 가리지 않고 예약이 어려운 수준이고, 골프웨어와 골프레슨 그리고 골프용품의 시장 규모도 성장했다. 그러나 꼭 좋은 것들만 증가한 것은 아니다. 골프와 관련된 문제들도 골프의 인기에 비례해서 증가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안전사고다.

 

안전사고의 책임은 누구

 

골프장은 특히나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시설 중 하나다. 골프장에서는 다양한 사고가 발생한다. 골프클럽은 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폭행 도구로 종종 등장할 정도로 단단한데, 플레이어가 잘못 휘두른 클럽에 캐디가 맞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골프공이 날아가서 다른 플레이어나 캐디를 맞히기도 한다. 골프공은 크기는 작지만, 매우 무겁고 단단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골프공에 맞는다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카트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이런 사고들이 발생했을 때 골프장 측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주의 의무’에 달린 판결 방향

 

최근 골프 경기 중에 옆 홀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서 다쳤어도 골프장이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이 내려졌다. 경기를 하다가 타구의 방향을 예측해서 인접한 홀에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2018년 6월 A 씨는 경기도 가평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경기를 즐기면서 7번홀을 지나던 도중 어디선가 날아온 공에 가슴을 맞았다. 6번홀에서 티샷한 공이 210m 떨어진 7번홀까지 날아와서 A 씨의 가슴을 쳤고, A 씨는 쓰러진 것이다.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A 씨는 골프장을 고소했고, 골프장의 안전 업무 담당자였던 B 씨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B 씨는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고 당시에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공이 날아가자 경기 보조원 등이 ‘볼’이라고 크게 외치는 등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발생할 위험을 미리 막을 의무가 있다면서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B 씨를 기소했다.

재판부에서는 B 씨가 안전 등의 업무를 총괄할 뿐이지 손님을 직접 인솔하거나 경기의 진행을 보조한 것이 아니고, B 씨의 업무를 생각해보면 경기마다 타구의 진행 방향을 예측해서 인접 홀에 주의하게 알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았다. 경기 보조원들에게 타구 사고 방지 등 안전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점도 인정된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캐디 책임이 인정된 판결

 

골프장 캐디 측의 책임이 인정되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2019년 7월 모 골프클럽에서 C 씨가 경기 보조원으로 참여한 경기에서 D 씨, E 씨 부부, F 씨 등 4명이 라운드를 하고 있었다. D 씨가 8번홀에서 2번째 샷을 날렸고 이때 약 40m 전방에 있던 E 씨가 골프공에 오른쪽 눈을 맞았다. 43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부상이었다.

검찰은 D 씨와 피해자의 공이 근접했다는 것을 알면서 피해자를 D 씨 앞쪽에 서게 해서 사고가 났다면서 C 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D 씨도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지만 E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과실치상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하지않는 죄)이기 때문에 공소가 기각됐다.

C 씨 측에서는 카트로 D 씨의 공 뒤쪽에 피해자를 내려줬는데 피해자가 갑자기 앞으로 이동하는 바람에 발생한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 E 씨를 D 씨의 공 앞에 내려준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사고의 주된 책임이 D 씨에게 있고 피해자도 일부 과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골프장 측 과실로 본 경우

 

2004년에는 일행의 티샷에 경기자가 맞았을 경우 골프장 측 과실이 크다는 판결도 나온 적이 있다. 

G 씨는 골프장 2번홀의 티그라운드 근처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던 중 다른 경기자가 티샷한 공에 왼쪽 눈을 맞았다. 망막 탈출 등의 부상을 입고 왼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었으며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 등을 보였다. 

재판부는 골프장이 경기자가 공에 맞지 않게 대기석에 그물망 등을 설치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의무가 있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골프장 측이 G 씨에게 4,221만여 원과 위자료 1,500만원, G 씨의 남편에게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안전한 골프를 위하여…

 

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자칫하다가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객과 골프장 측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골프장 측 역시 경기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는 하지만,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에 골프장만이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다소 불공평한 처사다. 골프장과 이용객들의 주의로 골프장 안전사고가 줄어들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즐겁게 골프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GJ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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