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골프 문화에 대한 고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골프 문화에 대한 고민
  • 나도혜
  • 승인 2021.08.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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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한민국 골프 업계와 반려동물의 관계는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골프 업계를 대표하는 골프장 업계만 살펴보아도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맺은 역사 자체가 짧고, 그만큼 논의할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골프 업계와 반려동물과의 관계

 

대한민국에서도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동물권, 즉 동물에게도 인권이나 그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들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제 골프 업계도 반려동물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직 대한민국 골프 업계와 반려동물의 관계는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골프 업계를 대표하는 골프장 업계만 살펴보아도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맺은 역사 자체가 짧고, 그만큼 논의할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특히 반려동물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반려견은 오랫동안 골프장과 ‘상극’이었다. 몇 년 전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골프장이 ‘반려견 금지구역’이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반려견과 함께 라운드하는 이벤트

 

대한민국에서 반려견이 처음 ‘고객’ 대접을 받은 건 2014년의 일이다. 360도 컨트리클럽에서 국내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 라운드하는 이벤트를 개최한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낯선 이벤트였고,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지역 언론은 물론 메이저 언론에서도 지면을 할애해 이를 보도했다. 

이 낯선 이벤트를 위해 주최 측에서도 많은 준비를 했다.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는 규정, 코스 출입은 가능하나 클럽하우스, 티잉그라운드, 그린, 벙커 출입은 제한된다는 규정, 배설물은 꼭 주인이 치워야 한다는 규정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반려견과 반려견을 동반한 골퍼는 물론, 그렇지 않은 골퍼도 배려하려 노력한 것이다.

 

반려동물 동반 라운드 논란

 

이처럼 2014년에 와서야 ‘반려견과 동반 라운드’가 시작될 만큼 국내 골프장에서는 반려동물에 다소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반면에 미국이나 호주,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는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문화를 받아들였으며, 이 부분에서는 대한민국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대한민국보다 앞서나간다는 게 제한 없이 반려동물 출입과 동반 라운드, 기타 권리를 보호한다는 뜻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반려동물의 골프장 출입과 동반 라운드는 논란거리다. 동물을 동반한 골퍼와 동물 자신의 권리만큼이나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골퍼의 권리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골프 문화와 반려동물 문화 모두 세계 최고를 달리는 미국에서도 골프장의 반려동물 출입과 동반 라운드는 아직 논란거리다. 골프 웹사이트인 ‘golf.com’에 실린 기사를 하나 살펴보자. 올해 6월 실린 ‘개와 함께 골프를 치기 위한 9개의 열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반려견과 동반 라운드를 원하는 골퍼를 위한 아홉 가지의 조언을 했다. 해당 기사에서는 ‘반려견이 골프장에 언제 가고 싶어 하는지 알아보라’, ‘방문할 골프장에 사전에 연락해 반려견 출입 가능 여부 확인 및 허가를 받으라’, ‘반려견의 목줄을 꼭 매라’. ‘반려견이 골프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확인하라’ 등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골프장에 반려동물을 데려가는 게 집 앞 공원에 데려가는 것처럼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작용과 반작용

 

골프 업계 입장에서 보면 골퍼와 반려동물의 동반 라운드를 손사래 칠 일만은 아니다. 골프의 인기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에서 반려견 동반 라운드를 허용한 이유 중 하나가 골프 인구를 늘리기 위함이었고, 효과를 본 곳도 적지 않다. 

다만 역효과를 일으킨 예도 있었다. 개를 싫어하는 골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반려견 동반 라운드를 일방적으로 허용했다가 개를 싫어하는 골퍼의 발길이 뚝 끊겼고, 결국 동물 동반 라운드 정책을 포기한 예도 있다. 골프와 반려동물의 관계에 있어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수는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다.

아직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동반 라운드 문화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종종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은 일시적인 이벤트에 가깝다. 국내 최초로 동반 라운드 이벤트를 개최한 360도 컨트리클럽도, 2018년 국내 최초로 반려견 동반 골프대회를 연 스카이72도 전면적인 반려견 동반 라운드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았다. 최근 태기산CC에서 반려동물 동반 라운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골프장뿐만이 아니라 골프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장 업계에서도 제대로 된 반려동물 동반 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아직 반려견 등 반려동물 출입 문제부터가 논란이다. 업계 차원에서 반려동물 출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업장의 자율에 맡겨진 경우가 많고, 이에 고객들이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반려동물 관련 규정의 필요성

 

아직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골프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나날이 반려동물과 동물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이 문제를 논의하고 널리 공감대를 살 수 있는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물론 일방적으로 반려동물이나 반려동물을 동반한 골퍼 입장만 생각할 수는 없고, 반대로 일방적으로 그들의 의견이나 권리를 무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반려동물,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골퍼, 그리고 반려동물에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골퍼들 모두와 의견을 교환하고 간극을 좁혀나가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절한 규정과 에티켓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제 골프와 반려동물의 관계를 검토하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골프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 골프 업계가 나서 반려동물을 원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며 합의점을 찾고, 그를 바탕으로 규정과 에티켓을 만들고 실천하면 대한민국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골프 문화가 올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GJ

 

 

By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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