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보고서가 골프 업계에 던지는 경고
한 장의 보고서가 골프 업계에 던지는 경고
  • 김상현
  • 승인 2021.08.2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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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에서 내놓은 골프장 관련 보고서가 시선을 끌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며 골프장 및 골프웨어 인수도 활발하지만, 내년에도 호황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해외여행 중지의 반사이익을 얻었던 골프장의 반사이익도 줄어들며, 지나친 비용 증가로 젊은 층이 골프를 외면할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국내 골프 산업의 성장

 

통계만 보면 현재 대한민국 골프 업계가 호황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19년 22.5%에서 작년 31.8%로 상승했고, 이에 힘입어 골프장 매각 및 시세도 크게 증가했다. 작년 골프장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14.0%가 증가했으며, 홀당 매매가격은 43.5% 상승했다. 동시에 이용객 숫자도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특히 젊은 이용객이 증가했다. 골프존의 분석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세의 소위 ‘골린이’ 계층이 65%를 차지했다. 현재 골프 업계는 호황이며, 젊은 층이 새로이 골프장을 찾고 이 골린이들이 골프 업계를 든든히 견인하고 있다는 업계의 시각이 잘못된 게 아닌 셈이다.

 

화제가 된 신한금융투자 보고서를 작성한 김선미·한세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먼저 국내 골프 산업의 성장은 대중제 골프장과 스크린 골프장의 확대로 골프 참여 비용이 하락하고, 동시에 골프 입문 연령대가 확대됨으로써 가능했다고 보았다. 또한, 코로나 19로 이 현상이 가속화되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아가 미국, 일본과는 달리 젊은 연령층의 골프 인구가 증가하며 내장객 수가 늘어나고 골프장 주중 가동률이 개선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 현상이 중장기 골프 산업 성장성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골프장 호황 계속될까?

 

다만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골프 업계는 ‘코로나 호황’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코로나 사태의 수혜자로 꼽혔다. 야외 스포츠로서 상대적으로 방역 문제에서 자유로운 골프장과 몇몇 사고에도 불구하고 방역 조치를 잘 준수했다는 평가 속에 선방한 스크린골프장의 이미지에 힘입어 고객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에도 고객들이 계속 골프장을 찾을지는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

김선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코로나 백신 보급에 주목했다. 점점 백신 보급이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는 2022년 이후 골프장 수요의 단기적 축소를 점쳤다. 또 백신 2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12월부터 영향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현재 골프장 호황은 국내 수요는 물론 해외 골프 및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국내 골프장을 찾은 결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상당한 인구가 해외 골프장이나 여행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며, 국내 골프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골프 호황의 증거로 꼽히는 골프장 거래금액 증가, 홀당 매매가격 증가도 꼭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골프장 거래 가격이 증가해도 고객이 꾸준히 증가한다면 가격 상승 없이도 사업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골프장 거래 가격이 한껏 높아진 직후 고객이 줄어든다면 새 골프장 주인으로서는 고객의 부담을 늘려 손해를 메꾸려들 가능성이 크다.

이러면 단기적으로는 손실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나친 부담에 많은 고객이 골프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골프 호황의 주력으로 꼽히는 젊은 세대, 소위 골린이들은 아직 ‘충성 고객’이라 하기는 어렵다. 가격 상승 등 악재에 금방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도 높아진 골프장 비용이 젊은 층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해피 엔딩을 위하여

 

그럼 어떻게 해야 ‘배드 엔딩’을 막을 수 있을까. 다시 신한금융투자의 보고서를 주목해 보자. 보고서에서는 젊은 연령층이 종목의 중장기 성장의 핵심이니 무리한 가격 인상은 경계하고 골프장 외의 사업 다각화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실 이 지적은 골프 업계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 골프 업계 내부에서도 지나친 골프장의 가격 인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보고서의 지적이 ‘뒷북’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다. 업계 안팎에서 지나친 골프장의 가격 인상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작 골프장들이 직접 자정의 목소리를 내거나, 머리를 맞대고 가격 상승을 억제할 만한 방법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올해 7월 대중제 36홀 골프장 떼제베CC가 그린피를 전격 인하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 사례가 전국 최초로 꼽혔다. 골프장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업계의 대세라거나, 많은 업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골프장 사업 다각화 또한 타 업계에서 골프장이나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사업에 뛰어드는 형태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고, 골프장에서 다른 업계로 진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고서의 조언이 현 업계에 유효한 이유다.

코로나 시대는 어느덧 1년을 넘어 2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골프 업계도 코로나 호황을 마냥 즐길 게 아니라 더욱 냉정히 상황을 살피고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신한금융투자 골프장 관련 보고서는 듣기 싫은 외부의 잔소리가 아닌, 귀에는 거슬려도 곱씹어 볼 만한 조언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

세상에 영원한 호황이나 열풍은 없는 법. ‘코로나 호황’과 ‘골린이 열풍’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호황과 열풍이 끝나도 불황이 이어지는 것은 막을 수는 있다. 시장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예상되는 악재를 가라앉힐 방법을 고민할 때다. GJ

 

 

By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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