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바꾼 골프계
MZ세대가 바꾼 골프계
  • 김태연, 나도혜
  • 승인 2021.08.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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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골프는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 하나로 골프라고 하면 중장년층, 그중에서도 부유한 사람들만의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 골프의 이미지는 과거와 180도 달라져 2030 골퍼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츠가 되었다. 

골프장은 지역을 막론하고 항상 예약이 꽉 차 있고, 골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의 론칭에 한창이다. 또한, 방송사들도 앞다퉈 골프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은 골프를 이용한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이들은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골프의 이미지 변신

 

 

장벽 높은 스포츠에서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로…. 골프의 이미지가 180도 달라졌다. 골프는 어떻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을까?

 

과거 골프의 이미지

 

과거 골프는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 하나였다. 골프라고 하면 중장년층, 그중에서도 부유한 사람들만의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각종 미디어 매체 등에서도 골프는 항상 재벌들이나 부유한 사람들만의 전유물로 비춰졌다. 항상 재벌들은 골프를 치면서 친목을 다졌다. 혹은 ‘뇌물’이나 ‘접대’와 연관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했다. 재벌들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일이 많은 한국 콘텐츠의 특성상, 재벌들은 골프를 치면서 음모를 꾸미곤 했다. 뉴스에서도 접대나 뇌물, 혹은 비리 범죄자의 유흥에 대해 보도할 때 골프가 자주 등장했다.

‘비싸다’라는 인식 역시 골프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대중제 골프장이 많아지는 추세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골프장은 여전히 회원제였고, 회원권 금액 등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골프는 다소 ‘올드한 스포츠’의 이미지였다.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든 사람, 중년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역동적인 스포츠에 비해서 다소 정적이고 움직임이 적다는 인식이 이런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

 

골프가 달라졌다

 

하지만 지금 골프의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스포츠로 골프가 급부상 하면서 2030을 대표하는 MZ세대들까지 골프에 입문하면서 골프는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스포츠, 가장 유행하는 스포츠가 되었다. 

골프장은 수도권이나 지방, 지역을 막론하고 항상 예약이 꽉 차 있다. 골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쇼핑몰들은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방송사들도 앞다투어 골프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수많은 연예인과 운동선수들도 골프에 뛰어들고 있다. 얼마 전 골퍼 임진한의 유튜브 채널 ‘임진한 클라스’에는 배우 손예진이 출연했다. 손예진은 골프를 시작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고 소개하면서, 정답이 없는 것이 골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연습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만 아무리 연습을 열심히 해도 잘 맞지 않는 날은 안 맞는다는 것이다.

 

골프 예능 봇물

 

개그 프로그램의 폐지로 인해 마땅한 수입원이 없는 개그맨들과 가수, 탤런트 등 많은 연예인까지 유튜브 골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협찬을 받으면서 공중파 골프 프로그램에 버금가는 스태프와 촬영 장비를 동원해 운영하는 채널도 있어 가히 움직이는 골프 방송국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골프에 빠진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서는 앞다투어 골프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TV조선에서 론칭한 ‘골프왕’에는 방송인 김국진과 양세형, 그리고 프로 골퍼 김미현과 전 축구선수인 이동국이 출연한다. ‘골프왕’은 월요 예능 중 시청률 1순위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JTBC는 박세리와 함께 ‘세리머니 클럽’을 준비했다. 박세리와 방송인 김종국, 양세찬이 게스트와 골프 게임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SBS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는 함께 손잡고 ‘편 먹고 072(공치리)’라는 골프 예능을 준비했다. 7월 16일 첫선을 보인 이 예능에는 방송인 이경규와 이승기, 전 야구선수 이승엽이 출연한다. OTT 티빙은 오리지널 예능 ‘골신강림’을 준비 중이다. 강호동과 신동엽, 이수근이 출연하는 골프 예능이다. 연예인 게스트와 골퍼들이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으로 8월에 공개된다. MBN의 ‘그랜파’에서는 이순재와 박근형, 백일섭, 임하룡 등 원로 연예인들이 국내 이색 골프장을 탐방하며 골프 승부를 펼치고 각 지역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도 함께 소개한다. SBS골프는 ‘엘르골프 팀 챌린지’를 들고 나왔다. 앤디와 정명훈, 유소영, 그리고 전 야구선수 이상훈과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가 함께한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하면서 1인 미디어로 한정되어 있던 골프 예능이 영상 시장에서 더욱 큰 스케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MZ세대와 골프

 

그 어느 분야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계에서 골프 예능을 대거 론칭한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가 ‘대세’라는 것을 보여준다. 골프는 어떻게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스포츠 중 하나에서 유행하는 스포츠가 되었을까? 

골프 자체의 인기에는 다른 스포츠보다 비교적 낮은 감염 위험, 해외에서 골프를 즐기던 인구의 국내 체류 등이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유행’의 반열에 올라서고 방송의 주요 소재로 등장할 정도의 인기에는 MZ세대의 유입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골프가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2030세대가 골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꾸준히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에게서 골프장에서 20대와 30대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MZ세대는 골프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유입되었다고 해서 기존에 골프를 즐기던 중장년층이 다른 스포츠로 빠져나간 것도 아니다. 골프는 현재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인 것이다.

 

골프가 대세!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주요 타깃층은 대부분 2049, 20세부터 49세까지의 ‘구매력이 있다’라고 여겨지는 연령대다. MZ세대라는 새로운 이용층이 유입된 후 골프웨어와 골프레슨 시장 등이 어마어마한 매출과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원래 골프를 즐기던 40대는 물론이고 20대와 30대까지 골프에 뛰어들자, 방송사들도 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골프를 내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골프 예능들의 패널을 살펴보면 젊은 연예인부터 연로 연예인들까지 나이대가 다양하다.

골프는 중장년층만의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이제는 대세, 유행이 되었다. 지금 골프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는 길목에 위치해있다. 꾸준히 골프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유지된다면 골프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고, 우리나라의 골프 산업도 탄력을 받아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골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골프 업계의 꾸준한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서,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한국이 세계적인 골프 강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골프 마케팅 열풍

 

 

치솟는 골프 인기에 기업들도 골프를 앞세운 마케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기업들은 왜 골프 마케팅에 주목하게 됐을까?

 

높아진 골프 인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수많은 스포츠와 관련 산업이 위기를 맞았지만, 골프만은 예외였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인기가 치솟고 있다. 골프장 예약이 평일부터 주말까지 꽉 들어차서 예약조차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골프웨어와 골프레슨 등 관련 산업들도 황금기를 맞고 있다. 골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으며 골프를 주제로 하는 방송사의 예능들이 속속 론칭되고 있다.

 

인기의 3가지 이유 

 

골프가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낮은 감염 위험성이다. 몸싸움을 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가까이 붙어야 하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골프는 다른 플레이어와 붙을 필요가 없고 굳이 가까이 갈 필요가 없다. 두 번째는 해외여행의 어려움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다소 변했지만, 아직까지 해외여행은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해외에서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이 국내에 머무르게 되면서 국내 골프로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다.

마지막은 2030세대의 유입이다. 기존의 골프는 부유한 중년이 즐기는 이미지의 스포츠였지만, 해외여행 등 여러 가지 취미 생활의 길이 막히자 2030세대가 골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나 2030세대가 골프레슨과 골프웨어 등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골프장뿐 아니라 골프 관련 산업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골프 마케팅 열풍

 

이처럼 골프의 인기가 폭증하자 국내 기업들도 골프를 앞세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30세대가 유입되면서 골프용품과 골프웨어, 관련 서비스 등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자 카드사들을 이를 공략해서 수익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KB국민그린재킷(Green Jacket)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MZ세대에 맞게 음식 배달 앱에서 월 최대 5천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며 연회비가 없는 대신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골프용품, 골프의류, 골프용품점 등 골프 관련 가맹점을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카드다. 전월 이용실적이 30만 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 골프의류와 용품, 골프관광(그린재킷투어) 등 골프와 관련된 3개 업종에서 이용금액 기준 한 달에 최대 10만 원까지 5%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4월 골프 특화 카드 ‘신한카드 라베(LABE)’를 선보였다. 이 카드의 고객은 국내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에서 10만원 이상 결제 시 연 3회 5만원 할인, 연 1회 골프존의 17만원 모바일 골프 문화상품권, 연 1회 20만 원 상당의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 등 3가지의 기프트 옵션 중 한 가지를 골라 받을 수 있다. 국내 골프장 및 해외 이용금액에 대해서는 1,500원당 대한항공 3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또 골프존 GDR 아카데미에서 골프 레슨을 받거나 온라인 쇼핑몰 ‘골핑’에서 골프용품을 구입하면 10% 할인이 된다. 전국 50여 개 제휴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연 3회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스터 브랜드를 발급받으면 골프장 운전 동행 서비스의 ‘모시러’ 어플 결제 10% 할인, JTBC 골프 유료멤버십 할인, 제주도 유명 골프장의 그린피 할인, 미국 TPC 골프 특전이 제공되는 마스터카드 월드 등급 서비스가 추가된다.

우리카드는 ‘홀인:원(Hole IN:WON)’ 카드를 출시했다. 골프 경기장과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장, 골프용품 등 골프 업종에서 이용금액의 5%가 적립되는 카드다. 국내 지정 골프장에서 무료 커피 4잔과 골프연습장 무료 타석권도 제공된다. 이런 현상은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에 카드사에서 타깃을 정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체험 마케팅존으로 활용

 

삼성전자는 수도권 골프장 안에 비스포크 슈드레서 체험존을 마련한다. 비스포크 슈드레서는 신발을 쾌적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제품이다. 체험 마케팅의 일환으로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수도권 곳곳에 설치하고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이 장소 중에 골프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신라호텔의 체험형 객실 ‘익스피리언스 룸’에 각각 설치되었으며, 골프장 중에서는 안성베네스트골프클럽에 비스포크 슈드레서 체험존이 마련되었다. 골프장 이용객들은 신고 온 신발 또는 라운드 때 신은 골프화를 비스포크 슈드레서로 관리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체험해보고 제품을 구매할 의사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체험 마케팅에서 골프장이 장소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장의 이용객들 수가 많다는 의미다. 또한, 그 이용객들 중에서 삼성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 있는 잠재 고객들이 많다는 것 역시 의미하고 있다.

 

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이유

 

기업들이 앞다투어 골프장을 이용한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골프 관련 소비가 증가했으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갈라놓은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의 차별화’에 의하면 지난해 연간 골프장 이용객은 무려 4,670만 명이었으며, 최근 2년 동안 전년 대비 10% 이상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자 중에서 20~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65%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업들은 골프 혜택이 있는 마케팅을 내놓고, 사람들은 이 마케팅을 보고 또다시 골프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기업들의 마케팅을 통해서 골프 업계도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선보이는 골프와 연계된 흥미로운 마케팅으로 기업과 골프 업계가 앞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GJ

 

 

By 김태연,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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