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경기, 관중은 언제쯤? 백신 보급되고 있지만 시기 불투명
국내 골프 경기, 관중은 언제쯤? 백신 보급되고 있지만 시기 불투명
  • 김예지
  • 승인 2021.05.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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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였지만 이제 조금씩 그 국면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되고 불편을 겪고 있는 일상이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가득한 상황이다. 
갤러리 없이 경기를 진행해왔던 골프 경기도 예외는 아니다. 관중의 입장을 조금씩 허용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최종 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우승을 거머쥔 로리 매킬로이는 그를 향해 쏟아지는 갤러리들의 환호성에 대해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내 안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끌어내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정적인 분위기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면서 응원을 향한 감사와 기쁨을 표현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 프리패스

 

웰스 파고 챔피언십은 수용 가능 인원의 30%를 관중으로 받았다. PGA 투어는 2월 피닉스 오픈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PGA 투어 사무국에서는 지난달 14일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선수와 캐디는 대회 전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발적인 접종 효과를 노린 공지였다. 또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역시 같은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협회의 준비

 

갤러리를 받기 위해서 대회 주최 측 역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조직위원회에서는 종이로 인쇄한 입장권을 제작하지 않고, 스마트폰 온라인 입장권만 사용했다. 주고받는 과정에서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식음료와 기념품 판매장 역시 지폐를 사용할 수 없고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만 허용됐다. 다음 달에 열리는 메이저 대회 US 오픈과 여자 PGA 챔피언십 역시 방역수칙을 적용해서 수천 명의 갤러리를 입장시킬 계획이다.

 

국내 유관중 골프대회 시기

 

이처럼 미국골프에서는 서서히 관중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골프는 아직 관중 입장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야구나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들의 최대 수용 인원의 10~30% 정도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 남녀 골프 투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뒤 단 한 번도 관중을 받지 않았다. 
6월까지 개최되는 골프대회들은 모두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골프 경기의 큰 매력이 갤러리인 만큼 무관중은 대회 주최 측으로서도, 선수로서도, 경기를 TV 등을 통해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5월초 열린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 선수는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서 무관중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원래 GS칼텍스 매경오픈의 백미는 구름 갤러리인데 관중이 없으니 오히려 집중도 안 되고 긴장감도 덜하네요. 안티팬들도 많지만, 갤러리들이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갤러리들은 한국골프 대중화의 큰 원동력이었다. 마지막 퍼팅에 성공하는 순간 터져 나오는 갤러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는 선수들에게도 지켜보는 관객들에게도 짜릿한 전율과 기쁨을 선사했다. 꼭 갤러리 당사자들뿐 아니라 선수, TV로 지켜보는 사람들, 경기 주최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가 바로 갤러리였던 것이다.

KLPGA 박진우 전략마케팅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단계별 관중 계획을 협의하는 등 논의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후원사 등과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관중을 언제부터 받을지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KPGA 한동희 미디어팀 대리는 대회를 여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방역 체계가 다른 상황이라며, “계획된 모두 대회에 관중을 받는 건 현재로선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밝혔다.

 

프로암 대회부터 서서히 재개

 

엄격한 방역수칙 적용 덕분에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는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적이 없다. 국내 투어 역시 연내에 서서히 관중 입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KLPGA 투어는 5월 14일 개막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부터 프로암 대회를 재개했다.(프로암은 개막 하루 전 출전 선수들과 아마추어 골퍼들이 라운드를 하는 대회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프로암이다. 또한, 타이틀 스폰서 기업들과도 협의를 해서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KPGA에서는 하반기 관중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 한동희 대리는 지정된 좌석에서 관람하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갤러리들이 홀에 따라 이동을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밝혔다. 그러나 KPGA도 6월 10일 개막할 SK텔레콤 오픈부터 프로암 대회를 연다. 이후 대회 후원사, 골프장 등의 상황에 따라 하반기 관중 입장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코로나 19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안전과 방역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그러나 갤러리들이 없는 골프 경기는 어딘가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최 측의 현명하고 신중한 판단으로 선수와 갤러리 모두 안전한 골프 경기를 함께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비록 관중의 수가 적다고 해도 현장에서 느껴지는 기쁨과 열기는 예전 못지않을 것이다.

 

 

GJ 글 김예지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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