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골프 황제를 찾아서 '마스터스'
4월의 골프 황제를 찾아서 '마스터스'
  • 김혜경
  • 승인 2021.03.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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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 품격을 만든다.
마스터스는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다양한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스터스의 계절 4월이 돌아왔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례적으로 11월에 마스터스가 개최되긴 했지만, 전통의 4월 마스터스가 제맛 아니겠는가? 미리 알아두면 경기를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마스터스 관련 상식을 소개한다.

 

갤러리 관전 가능할까?

 

코로나 감염 위험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전 세계 대부분의 프로골프대회가 갤러리 입장을 허용하지 않은 반면 올해는 제한된 수의 갤러리 입장을 허용하기로 하는 대회들이 늘고 있다.  
2021년 PGA 투어에서 선보이는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도 갤러리 일부 입장 허용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스터스 대회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45야드)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4월 8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제85회 마스터스에는 제한된 수의 관중 입장을 허용할 계획이다. 올 4월에는 일부 관중을 초대한 가운데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골프 팬들의 응원 열기를 다시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갖고 싶다. 그린 재킷

 

마스터스 하면 연상되는 것으로 참가 선수들이 가장 원하는, 하지만 우승자만 입을 수 있는 ‘그린 재킷’이 있다.  
어느덧 마스터스 대회의 시그니처가 된 그린 재킷의 시초는 1937년 오거스타 내셔널GC측이 선수들을 쉽게 알아보기 위해 그린 재킷을 착용할 것을 권유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어 1949년 샘 스니드가 대회 우승 후 그린 재킷을 걸치면서 시작된 챔피언이 그린 재킷을 입는 전통은 전년도 우승자가 다음 년도 대회 우승자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챔피언은 대회 우승 후 1년간 그린 재킷을 간직한 뒤 다음 해 오거스타 내셔널GC 측에 반환하도록 되어있다.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하우스 모양을 형상화한 마스터스 트로피는 은도금 금속 900조각을 조립해 무게가 무려 15kg에 달한다. 트로피 역시 챔피언들이 1년씩 보관하다 반환하다 1993년부터 오리지널 트로피는 클럽에 보관하고 우승자는 트로피 복제품을 소장하고 있다.

 

우승을 위해서는 아멘 코너에 맞서라

 

마스터스 대회의 최대 승부처는 오거스타 내셔널GC ‘아멘 코너’로 불리는 일명 악마의 홀(11~13홀)이다. 아멘 코너와의 승부에서 이긴 사람만이 왕좌에 오를 수 있다. 
아멘 코너의 첫 홀인 파4 11번홀은 페어웨이 왼쪽의 호수를 피하는 티샷의 정교함이, 파3 12번홀은 그린 앞 개울과 뒤쪽 벙커 3개 등 좁은 공간에 공을 떨어뜨리는 정확한 아이언샷이 필수적이다. 파5인 13번홀에서는 투온이 가능해 이 홀에서 버디나 이글을 잡는 것이 승부를 결정짓는다.
아멘 코너 중에서도 가장 악명높은 홀을 꼽으라면 단연 12번홀이다. 역대 최악의 기록은 톰 웨이스코프로 1980년 대회에서 5개의 공을 물에 빠트려 무려 13타를 적어내며 컷 탈락했다. 2006년 로코 메디에이트는 마지막 날 세 차례나 공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12번홀에서만 10타를 쳐 1위에서 공동 36위로 추락하는 불상사를 당했다.
2016년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에선 선두를 달리던 조던 스피스가 이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 참사를 당해 우승을 놓친 비운의 선수로 기록됐다. 참고로 아멘 코너라는 별칭은 1958년 허버트 워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기자가 재즈 밴드 연주곡인 ‘샤우팅 앳 아멘 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이름 붙였다.

 

우즈 역대 최다승 기록 깰 수 있을까?

 

마스터스 역대 최다 승자는 6승을 기록한 잭 니클라우스이다. 이어 타이거 우즈는 5번, 아놀드 파머는 4번, 필 미켈슨은 3번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현역 선수인 타이거 우즈가 잭 니클라우스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마스터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데, 최근 재활을 위한 허리 수술에 이어 교통사고의 악재까지 겹친 타이거 우즈가 올해 마스터스에 참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전복 사고로 다리에 중상을 입어 선수 활동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우즈는 주변에 재기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에는 세계 골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선수들이 사고 당한 우즈의 쾌유와 복귀 염원을 담아 우즈의 상징인 ‘빨간 티셔츠와 블랙 팬츠’를 입고 경기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우즈의 부활을 기원하는 것은 전 세계 골프 팬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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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이 준비한 디너 메뉴

마스터스의 특별한 전통으로 매년 대회 전날 밤 출전선수와 관계자들이 모여 만찬을 즐기는 ‘챔피언스 디너’가 있다. 
이 전통은 1952년 디펜딩 챔피언 벤 호건에 의해 처음 시작됐는데 전년도 챔피언이 만찬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그에게 메뉴 선택권이 주어진다. 때문에 우승자 중 일부는 자국의 특별한 요리를 메뉴로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스터스 5승에 빛나는 타이거 우즈가 선택한 디너 메뉴는 무엇이었을까? 우즈는 1998년에는 치즈버거, 2002년과 2003년에는 스시 사시미와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2006년에는 멕시칸 음식, 2020년에는 스테이크, 치킨, 파히타, 초밥, 생선회 등의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우즈와 오거스타의 줄다리기

 

 

한때 오거스타 내셔널GC 측이 타이거 우즈를 견제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코스 공사에 나서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우즈는 1997년 21살의 나이로 2위 톰 카이트를 12타차로 제치고 대회 최연소, 최다 타수 차로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다. 자존심이 상한(?) 오거스타 내셔널 측은 이듬해 필드에 나무를 더 심고 러프를 늘렸지만, 우즈에겐 통하지 않았다. 2001년에 보란 듯이 16언더파로 2번째 우승을 차지했으니 말이다. 이어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는 6,925야드였던 코스 전장을 7,270야드로 늘렸고, 더 깊은 벙커와 나무를 심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즈는 다음 해인 2002년에도 백투백 우승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골프장 측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84명의 초대받은 손님 

 

마스터스는 출전자격이 엄격하며 출전선수도 84명으로 제한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누가 2021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았을까? 
평생 출전권을 가진 역대 챔피언 20명이 최우선으로 초청을 받았다. 또 최근 5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자 9명, 최근 3년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명,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와 준우승자, 브리티시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에게도 초청장이 배달됐다. 
더불어 2020 마스터스 공동 12위 이내 입상자 6명, US오픈과 PGA챔피언십 공동 4위 이내 7명, 2020년 4월 이후 PGA 투어 대회 우승자 12명에게 마스터스 출전권이 전달됐다. 남은 10명은 연말 세계랭킹 50위 이내 자격으로 2021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올해 마스터스에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와 김시우가 출전한다. 임성재는 2020년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에 올라 대회 출전권을 받았으며, 김시우는 2021년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최다 버디(24개), 최소 퍼트(102개)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던 임성재와 3승으로 한국인 PGA 투어 통산 우승 단독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시우의 시합을 지켜보며 한국 골프의 진정한 황제가 누구인지 비교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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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3 콘테스트의 징크스

대회 전날에는 196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파3 콘테스트가 열린다. 이벤트 행사기 때문에 가족이나 연예인이 선수의 캐디로 동행하는 경우가 많아 또 다른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한편 역대 마스터스에선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본 대회에서는 그린 재킷을 입지 못하는 묘한 징크스로 인해 파3 콘테스트 우승이 선수들에게 달갑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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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경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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