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혼다클래식 조력자 ‘앨빈 최’ The Man of the Past
임성재 혼다클래식 조력자 ‘앨빈 최’ The Man of the Past
  • Vincent Kim
  • 승인 2021.03.17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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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임성재의 PGA Tour 첫 승을 함께 했던 그 한국계 캐디는 어떻게 되었지?"란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한국계 캐디 앨빈 최 스토리, 시작해볼까요?

 

임성재의 선전을 축하하는 앨빈 최

 

현재 임성재의 캐디는 로버트 브라운(Robert Brown, AKA Bobby Brown)입니다. 더스틴 존슨(Dustin Johnson)과 김시우의 캐디를 맡기도 했던 좀 유명한 캐디인데요. 2020년 마스터스 대회 준우승자인 임성재에게 걸맞은 캐디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그럼 임성재의 PGA 투어 첫 승을 함께 했던 그 한국계 캐디는 어떻게 되었지?"란 궁금증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임성재 혼다클래식 우승 조력자 앨빈 최

 

지난 2020년 3월 임성재의 PGA 투어 생애 첫 승, 혼다 클래식 우승의 영광을 함께 한 캐디는 한국계 캐나다인 앨빈 최(Albin Choi)입니다. 둘은 2018년 5월 2부 리그인 콘페리 투어에서 처음 만나서 인연이 됐고, 당시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급하게 캐디를 찾고 있었던 임성재의 부탁으로 골프백을 매고 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임성재의 PGA Tour 첫 승의 기쁨을 함께하게 되었죠. 
대회가 끝나자마자 임성재 선수의 어머니는 우승 상금 $1.26M의 10%, 일주일간 기본 수당, 여기에 좀 더 얹어 10만불이 넘는 금액의 수표를 바로 끊어주셨다고 합니다. 이 금액은 앨빈이 과거 4~5년간 2부 리그에서 벌어들인 총 상금 30만불의 3분의 1이 넘는 큰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대회 이후 앨빈은 임성재의 골프백을 6개월간 더 매고 PGA 투어에 참석하게 되었고 임성재와 함께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앨빈 최는 누구?

 

앨빈 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시죠? 그는 한국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캐나다인입니다. 어려서는 음식점을 하시는 부모님을 돕느라 골프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캐나다 동부 토론토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해 만 16세에 비로소 좋은 기량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앨빈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에 진학해 ACC(Atlantic Coast Conference) Freshman of the Year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캐나디언 아마추어챔피언십(Canadian Amateur Championship)에서 우승, 2011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2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학 시절 한창 골프에 대한 열정과 기량이 물이 올랐을 때 그에게 비극이 찾아옵니다.

 

어머니의 죽음

 

2011년 추수감사절, 앨빈은 많은 사람과 함께 있었던 자리여서 주변이 소란스럽고 바빴기에 어머니의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내일 통화하자”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지만 정작 다음 날 앨빈에게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셨습니다.  
“앨빈, 엄마가 돌아가셨다. 집으로 돌아와야겠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어머니가 자살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날 어머니와 통화를 제대로 했었더라면, 어머니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하는 자책감이 그를 힘들게 했고, 앨빈은 이런 십자가를 평생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저앉아 울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어머니께서 생전에 원하셨던 대로 골프에 정열을 쏟기 시작했고 본인 최고의 골프 커리어를 맞이하게 됩니다.

 

대학에선 최고의 커리어, 그러나

 

그 결과 앨빈은 2013년에 ACC Player of the Year를 받았으며, 대학 재학 중 총 9개의 칼리지 타이틀을 받았고, 이는 이 대학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타이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13년 프로로 전향할 당시 그는 세계 아마추어 골프 랭킹 10위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습니다.
그가 아마추어 골프에서 펼친 기량이 프로 무대에까지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프로 생활은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고 여전히 공허감과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프로 전향 후 그가 콘페리 투어(PGA 2부 투어)에서 4~5년간 투어프로 생활을 하며 2019년 투어 카드를 잃을 때까지 출전한 110개의 대회에서 Top 10에 오른 건 총 5번밖에 없었습니다. 상위 25위까지 메이저 무대인 PGA 투어로 진출할 수 있는데, 앨빈은 2016년에 거둔 74위가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골프장 캐디가 되어

 

결국 2019년 말,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고 재정적으로도 파산할 상황이 됐습니다.
당장 생활비가 필요했고, 그래서 앨빈은 Old Palm in South Florida에서 일주일에 6일을 골프장 캐디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골프가 앨빈의 인생에서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가 되어버렸던 5개월! 그 기간 동안 그는 골프를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앨빈은 이러한 상황에서 임성재의 콜을 받게 되었고, 골프백을 매기로 했습니다. 당시 퀄리파잉 스쿨도 취소됐고, 2부 리그를 뛰면서 입었던 팔목 부상도 있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으니 차선책이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요.

 

임성재의 우승을 바라본 앨빈의 마음은?

 

임성재의 우승을 옆에서 지켜본 앨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본인이 꿈에 그리던 그런 무대에서 한때같이 선수 생활을 했던 임성재의 우승을 바라보았던 앨빈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게다가 당시 혼다클래식에서 임성재와 파이널 라운드를 돌며 승부를 겨루고 최종 2위에 오른 매켄지 휴즈(Mackenzie Hughes)는 앨빈의 경쟁자이자 친구였던 캐나다 선수였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앨빈이 우승한 2020 캐나디언 아마추어챔피언십의 2011년, 2012년 우승자가 휴즈였습니다. 꿈의 무대 파이널 라운드에서 어려서부터 같은 꿈을 꾸었던 친구이자 경쟁자를 한 사람은 선수로, 또 한 사람은 캐디로 만나게 되었으니…

 

나의 꿈은 골프에 있습니다

 

현재 앨빈의 소식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앨빈에게 앞으로 어떠한 기회가 생길지 또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갑자기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의 임창정의 “꿈은 조정하며 사는 것”이란 대사가 참으로 슬프게 떠오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앨빈은 말합니다. “나의 꿈은 여전히 골프에 있습니다” 
앨빈에게 이제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벗어던지고 꿈을 향해 더욱 더 힘을 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아직은 꿈을 조정할 때가 아닙니다. 앨빈.” 
GJ

 

 

By Vicent Kim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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