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공지능,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까? AI and Human
골프와 인공지능,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까? AI and Human
  • 나도혜
  • 승인 2021.03.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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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VS 알파고

 

2016년 3월 9일은 인류에게 여러모로 역사적인 날이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있기 전에 이미 인간이 체스로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적이 있지만, 많은 사람의 예상은 ‘바둑에서는 다를 것이다’였다. 체스보다 몇 배나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바둑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치열한 수 싸움과 하나의 돌에서 파생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들, 가능성들. 그동안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도의 전략 경기 중 하나로 여겨졌던 바둑에서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의 복합적인 사고와 전략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이세돌 기사 본인은 물론이고 많은 언론까지 추측했다. 이세돌 기사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 매우 자신감을 보였지만 첫 번째 대국에서 모두의 예상은 산산조각 났다. 알파고는 순식간에 이세돌 기사를 제압했고 186수 불계승을 거뒀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세 번째 대국 모두 알파고의 불계승이었다. 패배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뤄진 네 번째 대국, 이세돌 기사는 180수 불계승을 거뒀다. 그러나 다섯 번째 대국에서 다시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면서 4대1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승리했다. 이세돌 기사와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박세리 VS AI

 

골프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등장했다. 지난 2월 15일, SBS에서는 신년특집으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모창, 심리 인식, 오디오 몽타주, 트로트 작곡, 주식 투자 그리고 골프까지 6개의 종목에서 인간과 AI가 대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AI vs 인간’에서 인공지능과 골프 대결을 펼친 골퍼는 골프여제 박세리였다. 박세리는 골프 AI 엘드릭과 골프 대결을 펼쳤다. 국내는 물론 외국 골프 업계까지도 이 대결에 주목했다. 첫 번째 라운드는 롱 드라이브 대결로 치러졌다. 엘드릭이 첫 샷부터 매우 긴 거기로 볼을 날렸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무효가 됐다. 반면 박세리는 직선으로 쭉 뻗어 260야드를 기록하는 샷을 보여주면서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두 번째 샷에서도 박세리는 매우 긴 거리까지 볼을 보냈다. 엘드릭도 선전하기는 했지만, 박세리의 기록에 미치지는 못했다. 박세리 쪽으로 승기가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홀인원 대결에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둘 다 홀인원을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홀에 근접한 엘드릭이 승리했다. 거리와 힘이 중요한 대결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이기기란 어려웠다.
마지막 대결이자 최종 승자를 결정짓는 대결은 퍼팅이었다. 3m 퍼팅에서 박세리가 아쉽게 세 번 모두 실패했지만, 엘드릭은 두 번 만에 성공했다. 세 번째 퍼팅도 연이어 성공했다. 5m 퍼팅에서 박세리는 3번 중 2번을 성공해서 엘드릭과 동률이 됐지만, 엘드릭은 두 번째 퍼팅에 성공하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골프산업과 AI

 

골프산업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모아이스에서 운영하는 골프픽스는 AI 골프 스윙 코칭 서비스 겸 온라인 레슨 플랫폼이다. AI 기반으로 이루어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스윙 교정 레슨, AI 연습 가이드 기능, 고객 맞춤 강사 추천이 이루어진다.
모아이스만의 기술력으로 분석 오류가 잦은 모션 블러와 꼬임이 실한 골프 자세에서도 정확한 자세 추정이 가능해서 자세 교정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실시간으로 스윙 분석과 코칭도 가능하다. 골프클럽 추천과 피팅 알고리즘을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해서, 골프클럽을 매칭해줄 수도 있다. 사람을 통하지 않고도 골프 연습을 받고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위생과 접촉에 민감해진 코로나 시대에 인공지능을 통한 골프 강습이 가능하다는 것은 인공지능의 긍정적인 측면 중 하나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코칭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보이스캐디는 인공지능 골프워치 ‘보이스캐디 T8’을 3월 초부터 예약 판매하기로 했다. 스마트 그린 뷰를 업그레이드해서 섬세한 플레이를 돕고, 고정밀 카메라를 통해 그린을 11단계로 나눠서 급경사 구간을 화살표로 표시해 경사 흐름도 알려준다. 퍼트뷰 기능이 추가돼서 그린 위에서 핀까지 직선거리와 높낮이까지 알 수 있다. 경기장 분석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AI와 인간의 공존 가능할까?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위험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인간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세리와 엘드릭의 대결을 보면 인공지능이 인간 골퍼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골프픽스와 T8을 보면 인간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골퍼의 자리를 위협한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인공지능이 보여줄 수 없는 실수와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인 역전과 승리 그리고 드라마가 있다. 딥러닝을 통해 골프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정밀하게 계산된 플레이를 선보이겠지만, 오랜 시간 피땀 흘려 노력해온 선수들의 경기는 우리에게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인간은 인공지능과의 골프 대결에서 패배했지만, 인공지능이 골퍼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골프 인구의 증가와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교육에 의한 더 보완된 플레이들로 골프산업의 발전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GJ 글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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