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골프 어디까지 왔나?
한국 장애인골프 어디까지 왔나?
  • 나도혜
  • 승인 2021.03.12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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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장애인들의 건강 유지와 증진, 심리 안정, 재활 등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장애인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럼 골프의 장애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에서 장애인골프는 어디까지 왔을까? 

 

일반인들이 스포츠를 즐기듯 장애인들도 스포츠를 즐긴다. 그중 장애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종목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기고 있으며 각종 단체가 만들어지고 올림픽 종목으로까지 채택되는 등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다. 나아가 장애인 스포츠가 장애인들의 건강 유지와 증진, 심리 안정, 재활 등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장애인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골프, 장애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

 

그렇다면 골프는 장애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이 있을까? 대답은 ‘물론 그렇다’ 이다. 
사실 거의 모든 스포츠는 장애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올림픽, 패럴림픽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패럴림픽 종목은 특정 분야의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고 축구, 배구, 사격, 사이클, 육상, 휠체어 농구 등 다양한 종목에 포진되어 있다. 골프 역시 장애인 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골프는 패럴림픽 정식 종목에는 채택되지 못했다. 하지만 장애인골프 인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골프도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각층에서 장애인골프가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장애인골프의 역사

 

장애인 스포츠를 향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에서 장애인골프는 어디까지 왔을까? 
장애인골프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역사도 깊은 편이다. 장애인골프의 종류가 다양한 것은 장애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역사가 깊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골프, 일명 ‘블라인드 골프’의 역사는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2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이후 USBGA(미국시각장애인골프협회), IBGA(시각장애인골프협회) 등 시각장애인 골퍼들을 위한 조직이 만들어지며 블라인드 골프는 발전을 거듭했으며, 장애인골프의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청각 장애인, 정신 장애인, 지체장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장애에 대응하는 종목들이 발전해 왔다.
장애인골프는 미국에서 태동했고, 또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대중적인 장애인 스포츠다. 미국에서는 미국 장애인골프협회 등 여러 장애인골프 단체들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일본 역시 일본 장애인골프협회 등 관련 단체들의 활약 속에서 세계 오픈 대회와 다양한 국내 대회를 개최하는 등 장애인골프의 발전에 적극적이다.

 

대한민국의 장애인골프

 

대한민국의 장애인골프는 미국에 비하면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1990년대까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직접 골프를 즐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장애인을 향한 인식과 정책이 개선되고 여러 장애인 스포츠가 활기를 띠면서 장애인골프가 태동하고, 발전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소개된 파크골프는 장애인골프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장애인들이 파크골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서 파크골프가 인기를 끈 것은 물론, 장애인골프 전반에 걸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 장애인골프는 파크골프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지체장애인들이 주축이 되어 장애인 파크골프동호회를 결성했다. 장애인 파크골프동호회는 2005년 한국파크골프협회와 함께 장애인 파크골프대회를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이러한 파크골프 열풍은 곧 일반 골프를 향한 욕구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2006년 대한장애인골프협회의 창립으로 이어졌다. 대한장애인골프협회는 장애인골프대회 주관, 장애인골프 활성화를 위한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드골프 VS 파크골프

 

 

대한민국 장애인골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대한장애인골프협회는 두 종목에 주력하고 있다. 
필드 골프와 앞서 언급한 파크골프다. 대중들에게는 골프가 더 익숙하겠지만, 장애인들 사이에서는 파크골프의 인기가 더 높다. 
파크골프는 처음부터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골프를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덕분에 낮은 체력 소모와 간략한 규칙 등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즐기기에 유리한 점이 많다. 
그래서 골프보다 훨씬 역사가 짧음에도 파크골프는 대표적인 인기 장애인 스포츠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장애인 파크골프 열풍이 장애인골프 발전으로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장애인협회에서 파크골프대회를 열거나 장애인파크골프협회가 운영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애인골프를 위해 필요한 것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서는 필드 골프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대한장애인골프협회에서는 필드 골프를 두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골프장에서 진행하는 장애인골프, 그리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골프다. 
장애인골프는 기존 경기방법과 규정을 그대로 따르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장애인의 신체 조건을 고려한 골프용품과 이송기기, 그리고 설계 차원에서의 배려 또한 요구된다. 이를 보면 장애인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게 힘들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기존 골프장에서도 이미 여성이나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약자들을 위한 배려에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를 조금만 더 추가하면, 장애인 역시 필드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휠체어 농구에서 배우기 

 

휠체어 골프는 일반 장애인골프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경기장의 규격과 규칙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는데 현재 이 부분이 다소 미비하다. 대표적인 장애인 운동 중 하나로 꼽히는 휠체어 농구를 예로 들면, 일반 농구와 규칙부터 다르게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 2·3·4쿼터에는 점프볼이 없고, 볼을 가진 채 3번 이상 휠체어를 밀어야 트래블링 반칙이 적용되는 식이다. 
하지만 일반 농구와 공유하는 규칙도 많다. 자유투는 1점, 3점 라인 안에서 던지면 2점, 밖에서 던지면 3점. 공격자 3초룰 등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틀은 일반적인 농구의 것을 따르면서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룰을 변화시킨 휠체어 농구의 사례는 휠체어 골프가 배워야 할 모범 사례다.

 

우리나라 장애인골프의 발전

 

분명 대한민국 장애인골프는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다. 장애인 배려 시설을 충실히 갖춰 장애인들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도 여럿 있고,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들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렇다고 장애인골프의 장래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장애인골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인식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웰컴저축은행과 장애인 골퍼 한정원 씨의 ‘아름다운 만남’은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주었다. 
한 씨는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고 의족을 하게 되었지만, 정상급 프로 선수와 대등한 수준으로 골프를 하는 것이 꿈이다. 중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한 씨는 2018년 세계장애인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실력을 갖추었지만, 신체적인 약점 때문에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웰컴저축은행에서 한 씨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특별히 제조된 신발을 제공해 훈련을 돕고 있다. 
이 ‘웰컴드림슈즈 프로젝트’는 유튜브에서 수십만의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씨의 도전이 결실을 보고 장애인골프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장애인골프 인재들

 

장애인골프계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 꾸준히 나오고, 그들이 더욱 넓은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인 사상 첫 국제 스포츠 기구 사무국 정식 직원’으로 한국 스포츠사에 이정표를 남긴 최보영 씨는 대한장애인골프협회 국제연락담당관 출신이다. 
2009년 최 씨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사무국 정식직원으로 채용되기 전 한국인 출신 국제 스포츠 기구 사무국 정식 직원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최 씨가 대한장애인골프협회 국제연락담당관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각종 국제 행사와 단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끝에 IPC 사무국 정식직원으로 채용되면서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움직임을 안겨다 주었다.
대한민국에는 세계 장애인골프 1인자로 꼽히는 선수도 있다. 시각장애인 골퍼 조인찬이다. 조 씨는 장애인골프 중에서도 역사가 깊고 많은 사람이 즐기는 블라인드 골프의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꼽힌다. 사업가이자 싱글 골퍼로 활동하던 조 씨는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잃어 1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블라인드 골프에 진출해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되었다. 
블라인드 골프의 모든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바 있는 조 씨는,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노릴 계획이었다. 아쉽게도 코로나 사태로 도쿄 올림픽이 1년 미뤄지고, 2021년에도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지만, 지금까지의 커리어만으로도 조 씨가 세계 최고의 장애인골퍼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한국 장애인골프의 현주소

 

한국 장애인골프의 역사는 짧지만, 길지 않은 여정 속에서도 다양한 결실을 보았다. 짧은 한국 장애인골프의 역사 속에 수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준 골퍼, 장애인골프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해 한국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긴 행정가,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장애인 골퍼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장애인골프의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장애인골프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 장애인골프의 인프라, 조직력, 제도적 뒷받침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에서는 골프 전문가들과 의사들이 협업해 전문적인 운동 처방을 내리고, 그를 바탕으로 장애인들이 더 쉽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에 옮기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골프가 장애인 재활에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보다 훨씬 일찍 협회를 만들고 여러 대회와 지원, 정책 등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 장애인골프가 나아갈 길

 

지금 한국 장애인골프에 필요한 것은 꾸준한 관심과 발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장애인골프의 중심인 대한장애인골프협회 측에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패럴림픽에 장애인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패럴림픽에 한국 선수가 출전할 수 있도록 선수를 육성하는 등 보다 정교하고 고도화된 정책을 통해 장애인골프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아직 역사가 한국 장애인골프가 갈 길이 멀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는 가운데,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언급되고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며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한국 장애인골프의 갈 길이 멀다 해도 꾸준한 노력과 개선, 그리고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전을 거듭한다면 분명 한국 장애인골프도 여타 선진국 못지않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골프의 발전이 장애인 스포츠 전반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나아가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GJ

 

 

By 나도혜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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