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자가격리 골프’ 상품, 국내 업계에 어떤 영향 미칠까
태국 ‘자가격리 골프’ 상품, 국내 업계에 어떤 영향 미칠까
  • 김상현
  • 승인 2021.02.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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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 자가격리, 태국 ‘격리 골프여행’ 상품 화제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이 골프 업계와 여행 업계 양쪽에서 화제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해외 입국자는 호텔 방 같은 곳에 갇혀 지내며 격리 생활을 보내게 되는데, 골프 격리 상품을 이용하면 호텔 방이 아니라 골프 리조트에서 자유롭게 골프를 치면서 격리 기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런 태국의 방침에 국내 골퍼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마침내 2월 18일 첫 번째 골프 격리 멤버들을 태운 비행기가 한국을 떠나 태국으로 향했다.

 

이번 골프 격리 상품은 지난 1월 태국 정부에서 외국 관광객을 위해 치앙마이 등 6곳의 골프장을 격리 시설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태국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2주간의 의무 격리 기간에 호텔이나 집이 아닌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며 격리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이 방침은 자국의 관광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태국 정부의 명안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태국관광청에서도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골퍼들이 더욱 쾌적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면서 골프 격리 정책을 지원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골프 격리 상품이 제대로 된 ‘해외 골프 여행’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일단 코스가 한정되어 있다. 태국 정부에서 지정한 골프 리조트는 6곳에 불과하며, 태국과 한국 사정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골프 여행사들은 처음에는 치앙마이 전세기를 추진했지만, 국토부 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방콕으로 눈길을 돌렸다. ‘격리’라는 표현이 붙은 것처럼 해외로 나가 골프는 칠 수 있어도 여러 가지 엄격한 제한이 걸려 있는 것이다.

 

방역 조치도 엄격히 적용된다. 격리 기간 중 리조트 바깥에는 나갈 수 없으며 오직 리조트 안에서만 지내야 한다. 티오프 시간은 15분 단위로 적용되며 캐디 포함 5인 이상 라운드도 불가능하다. 또한, 15박의 격리 기간 동안 총 세 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첫 번째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라운드를 할 수 있다. 태국을 떠나 한국에 돌아와서도 다른 해외 입국자들과 마찬가지로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 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는 건 물론 여유롭게 관광도 즐기는 방식의 해외 골프를 떠올렸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에 골프 격리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국내 업체도 골프 격리 기간 안에는 엄격한 방역 조치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주지하면서 격리가 끝난 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세일 포인트로 내세웠다.

 

비록 기존의 자유로운 해외 골프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모처럼 재개된 태국 골프 여행에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지 기관과 한국 여행 업체의 공조 하에 몇 개의 상품들이 나왔고 오래간만에 재개된 해외 골프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순탄치는 않았다. 태국 보건부에서 골프 리조트를 격리 시설로 승인할 만큼 태국 현지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까다로운 조건들이 뒤따랐다. 격리 중 양성 판정이 나오면 자비로 태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현지 정부 기관 간의 조율이 늦어져 일정이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18일 50여 명의 국내 여행객이 태국으로 떠나며 오랜만에 해외 골프가 재개됐다.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을 바라보는 2가지 시선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골프 격리 상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골프 격리 상품이 성공하면 코로나 사태로 개점휴업 상태인 해외 골프가 재개됨은 물론, 여행 업계 전반에 걸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골프 시장은 여행 패키지 상품보다 좀 더 빨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골프 격리가 성공하면 이후 코로나 시대에 맞는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의 개발 및 실행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에 찬 전망도 나오며, ‘골프 격리’가 성공하면 이후 ‘휴양 격리’ 등 다양한 형태의 ‘해외 격리 여행’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어린 시선이 많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 속에서 설령 ‘골프 격리’라 해도 공적인 업무가 아니라 취미를 위해 해외에 나가는 행동 자체가 성급한 일로 비칠 수 있다. 국내 여행도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있는데 해외로 골프나 휴양을 떠나는 건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시선이다. 

 

‘골프 격리’라는 낯선 상품 특성상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번에 출발한 첫 번째 골프 격리 상품도 현지 기관과의 트러블 탓에 출발 직전까지 출발 여부가 불명확할 정도였다. 첫 번째 골프 격리 멤버들은 무사히 떠났지만, 골프 격리 상품의 규모가 커지고 이동이 빈번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장담하기 어렵다.

 

고객 호응도 변수다.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을 향한 관심에 비해 예약자 숫자는 많은 편이 아니라고 알려졌다. 아직 성패에 대한 부분을 점치기는 이르지만, 마냥 성공한다고 낙관할 수는 없는 셈이다. 항공편 역시 약점으로 지적된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해외 항공 여객 운항이 급감하면서 전세기 운항이 아니면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1월에는 한국 정부에서 인천-사이판 전세기 운항 승인을 취소하는 바람에 전세기 운항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도 있다. 

 

골프 격리 상품이 해외 골프를 원하는 골퍼들의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나아가 여행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다. 이번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은 여행 업계는 물론, 해외 골프의 비중이 큰 골프 업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안임이 틀림없다. 여러 가지 불안 요소가 남아 있지만, 골프 격리 상품이 성공한다면 여행 업계는 물론 골프 업계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다.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된 태국 골프 격리 상품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사업이 골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GJ

 

 

By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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