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골맨 유튜버 전성시대
개골맨 유튜버 전성시대
  • 김상현
  • 승인 2021.02.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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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의 ‘골프 유튜버 변신’이 이어지고 있다. 무슨 이유로 개그맨들의 유튜브 진출이 이어지고 있을까. 또 이러한 트렌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기회의 땅 유튜브

 

사실 개그맨들의 유튜브 진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에게 유튜브는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바 없던 일반인이 유튜브에서 성공하여 수십만 구독자를 바탕으로 막대한 수입을 거두는 유튜브 성공 신화가 쏟아지는 시대다. 하물며 연예인들, 특히 개그맨들은 일반인들보다 유튜브 도전이 훨씬 유리하다. 연예인으로서의 지명도, 그리고 개그맨으로서 가진 끼와 남을 웃기는 능력은 개그 콘텐츠가 강세인 유튜브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쌓아 올린 작은 공

 

코로나 사태도 개그맨들의 유튜브 진출을 가속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 사태는 연예계 전반에 걸쳐 큰 피해를 입혔으며, 특히 개그계는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수많은 개그맨의 밥줄이 되어 주던 ‘개그콘서트’로 대표되던 공중파 개그 프로는 막을 내렸고,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오프라인의 각종 행사가 급감하면서 개그맨들의 활동 무대가 크게 위축되었다. 예전에는 TV에 출연하지 못하는 개그맨들은 행사나 대학로 등 각종 무대에 출연하며 수입을 얻고 재기를 도모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그것도 거의 불가능해졌다. TV 출연이 어려워지고 행사도 뛰기 어렵게 된 개그맨들은 인기 유지와 생계를 위해서 유튜브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개그맨들이 유튜브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골프 유튜브에 뛰어드는 이유

 

그렇다면 왜 골프 유튜브일까? 사실 유튜브 시장은 ‘레드 오션’이다.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는 오랫동안 전 세계 동영상 사이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많은 콘텐츠가 선보이고 소비되었다. 
골프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캘러웨이골프는 유튜브가 생긴 당해인 2005년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타이틀리스트, PGA 투어도 2006년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는 등 웬만한 골프업계의 거물들은 일찍부터 유튜브의 가치를 깨닫고 수많은 콘텐츠를 올렸다. 전문적인 콘텐츠들은 이미 수많은 업계의 거물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기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튜브 트렌드의 변화가 유튜브 시장, 특히 골프 유튜브에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현재 유튜브 트렌드는 딱딱하고 전문적인 콘텐츠가 아니다. 딱딱하고 전문적인 주제를 다루어도 그 주제를 가볍고 재미있게 포장하고 풀어내야 대중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개그맨들이 한발 앞서 골프 유튜브에 진출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21년 1월 기준 김구라의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는 27만명을 돌파한 것을 비롯하여 구독자 17만명의 홍인규의 ‘홍인규 골프 TV’, 구독자 6만명의 변기수의 ‘변기수골프TV’ 등 한발 앞서 골프 유튜브에 진출한 개그맨들은 레드 오션으로 알려진 유튜브에서 새로운 블루 오션을 찾아내어 성공 신화를 썼다. 일반적인 골프 콘텐츠는 레드 오션일지 모르나, 개그 골프 콘텐츠는 아직 ‘블루 오션’인 셈이다.

 

골프 유튜브의 장점

 

비교적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골프 유튜브의 장점이다. 실제로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도전했다가 혹평을 받거나 일부 대중들의 ‘영원한 적’이 된 예도 있다. ‘좌파 코인’, ‘우파 코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정치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정치 유튜브는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연예인과 같은 정치 성향의 대중들에게는 호평을 받지만 다른 정치 성향의 대중들에게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 진지하게 정치 활동을 하고 싶다면 모를까, 수익이나 인기 혹은 취미의 영역에서 발을 들여놓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반면에 골프 유튜브는 설령 실패한다고 하여 대중들이 적대할 일은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개그맨이 골프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도 개그맨 골프 유튜버의 가치를 깨달았다. 프로 골퍼 유튜브에 개그맨이 출연하여 개그 에피소드를 찍고, 골프 여행사나 골프장 유튜브에서 개그맨이 출연해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며, 골프 채널에서 개그맨을 고용하여 프로그램 하나를 통째로 맡기고 있다. 그야말로 ‘개그맨 골프 유튜버 전성시대’다. 딱딱하고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웃음과 재미에 집중한 개그맨 골프 유튜버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골프 콘텐츠다.

 

개골맨 유튜버 장수하려면

 

개그맨 골프 유튜버의 약진에 호의적인 시선이 많다. 골프 유튜브의 약진은 곧 골프를 향한 관심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타 업계에서 유튜브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인기를 끈 결과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나친 선정성이나 광고 협찬은 콘텐츠가 외면당하는 것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작년 유튜브를 뒤흔든 ‘유튜버 뒷광고 사건’은 이러한 부작용이 최악의 형태로 터진 결과다. 몇몇 유명 유튜버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광고가 아니라고 하면서 부정한 광고를 하였고, 이 사실이 발각되며 수많은 유튜버가 몰락한 것이다.
개그맨들의 골프 유튜버 변신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개그맨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수입을 얻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으며, 골프업계는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이익을 얻고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그야말로 윈-윈 게임이다. 하지만 건전하게 발전해야 윈-윈 게임이 이어질 수 있다. 작년 유튜버 뒷광고 사건에서 수많은 유튜버가 몰락하고, 그들이 홍보하던 제품이나 서비스들까지 외면당한 것처럼 잘못된 유튜브 콘텐츠는 결국 개그맨과 골프업계 모두가 악영향을 받는 ‘패자뿐인 게임’이 될 수 있다. 골프 유튜브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GJ

 

 

By 김상현 사진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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